신약성경은 모든 그리스도인이 끊임없이 악의 유혹과 시험에 부딪치고 있으며(벧전 5:8),
때로는 마귀의 세력과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기에(엡 6:10-18),
사도 바울과 베드로, 그리고 요한과 야고보는
주의 자녀들에게 영들을 분별하는 가운데(요일 4:1),
악한 마귀의 흉계를 경계하고 대적하라고 말합니다(약 4:7).
이 타락한 천사들의 활동에 대해 Louis Berkhof는
“어둠의 세력들인 타락한 천사들은 열심히 하나님을 비난하고
하나님과 그의 기름부음 받은 자를 대적하여 싸우며 하나님의 사역을 파괴한다.
그들은 하나님에 대하여 끊임없이 반항하며
선택된 사람들을 눈을 멀게 하고 그릇 인도하려고 하며
또한 죄인들을 자극하여 악을 행하게 한다,”라고 말합니다.
사실 그리스도인의 삶은 비관적인 편집증이 아니라
하나님의 선하심과 영광에 대한 찬양으로 넘쳐흘러야 하지만(고전 14:15),
문제는 악의 세력들이 우리의 길을 가로 막고 있을 때
그 귀신들의 정체를 밝혀내고 극복할 수 있어야 하는데
오늘날 교회 현실은 그렇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문제를 가지고 Lloyd Jones는 『귀신들림, 점술, 강신술』에서
“천사나 성령이나 심지어는 모든 영적인 영역까지도 믿지 않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도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이런 사람들이 더 심각합니다.
그들은 하나님과 주 예수 그리스도, 성령의 인격과 영적인 영역을 믿으면서도
귀신들림을 정말로 믿을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입니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사실 오늘날 거듭난 그리스도인이 귀신에게 시달리거나 공격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전적으로 부인하는 사람들이 경멸적인 어투로 던지는 질문 중에 하나가
“신자도 귀신에게 사로잡힐 수 있는가?”라는 것입니다.
먼저 ‘사로잡히다’라는 말은 고통당하는 자를 귀신이 꼼짝달싹 못하게
완전히 차지해 버린다는 뜻으로 생각한다면
이 말에 함축되어 있는 의미는 거라사 지방의 귀신들린 사람처럼
한 개인이 자신의 의지를 전혀 사용할 수 없고
완전히 악령에게 굴복되어 있는 것을 말해주고 있기 때문에(막 5:2,16, 18),
이것은 불신자에게는 가능한 일이지만
신자에게 있어서는 합당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신자는 귀신에게 억압과 고통을 당할 수는 있어도
귀신에게 사로잡힐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사로잡힘’이라는 말은 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단어이기 때문에
‘괴로움’과 ‘속박’이라는 말로 표현하여
용어상의 문제로 발생하는 혼란을 피할 수 있습니다.
이 문제를 C. Fred Dickason는 『Demon Possession and the Christian』에서
“‘다이모니조메노스’는 마귀에게 ‘사로잡힌’ 상태가 아니라 단순히
마귀가 ‘들린’ 상태를 의미한다.
이는 기본적으로 마귀가 어떤 사람 안에 거하면서
다양한 차원의 지배를 통해 다양한 결과를 초래하고 있음을 뜻한다.
사로잡힘이라는 개념은 신약의 용어나 그 용례와는 거리가 멀다.”
라고 건실한 이론을 제기합니다.
쉽게 말하면 사람들에게 혼동과 정서적인 당혹감을 불러일으키는
‘귀신에게 사로잡히다’라는 말보다는
‘귀신들리다’라는 말이 더 적합하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궁금한 것은 그리스도인이 귀신에게 사로잡힐 수 없다면
그리스도인의 귀신들림, 즉 귀신에게 억압과 속박을 받는 범위는
과연 어디까지냐는 것입니다.
먼저 ‘들리다’(have)라는 말을 고려해 볼 때
이런 비유가 좋은 예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가령 집에 달갑지 않는 방문객을 갑작스럽게 ‘맞아들일’ 경우가 있는데
만일 생쥐 한 마리가 집에 몰래 ‘들어와 있다’고 가정할 때
여기서 ‘들어와 있다’라는 말의 의미는
더러운 쥐 한 마리가 집을 장악했다는 것이 아니라
문제는 그것으로 인해 짜증이 나는 귀찮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하난 빨리 쥐덫을 놓아 제거하려고 할 것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그리스도인에게도 달갑지 않는 불청객인 귀신들의 방문을
욥이 받은 것처럼 받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욥 1-2장).
그래서 예수님의 제자들 중에 한 사람인 베드로는 자신이
사단에게 철저하게 이용당했던 것을 경험으로 깨닫고
초대교회 신자들에게 ‘근신하라 깨어라 너희 대적 마귀가 우는 사자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나니’(벧전 5:8)라고 권면한 적이 있는데,
물론 베드로가 그 당시 사단의 도구로 이용당했다고 해서
귀신이 들렸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막 8:33),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사단이 가룟유다를 지옥으로 끌고 들어간 것처럼(요 13:2, 행 1:25),
베드로를 청구하려고 애썼고(눅 22:31-32),
그가 선한 의도에서 예수님을 견책했던 그 순간까지도(마 16:22),
틈이 있던 베드로에게 사단이 들어갔던 것입니다.
▲이렇게 성령과 악령이 결코 한 사람 안에 함께 거할 수 없다는 굳은 신념을 가진 사람은
결코 신자가 귀신들릴 수 있다는 입장에 대해 완강히 반대하겠지만,
여기서 한 가지 집고 넘어가야할 것은
물과 성령으로 거듭난 그리스도인일지라도
마귀가 거주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준다면 얼마든지 귀신들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문제를 영과 혼과 몸 사이의 차이점을 통해 조금 더 살펴보면
먼저 ‘영’(spirit)을 뜻하는 신약적 단어는 pneuma(눅 8:55)로
육적인 것, 즉 혼과 대조해 볼 때
영은 거룩한 것들을 파악하고 인식하는 능력을 가진 부분이지만(고전 2:14),
반면에 ‘혼’(soul)을 뜻하는 단어는 psyche(살전 5:23)로
생명 그 자체, 즉 감정과 지성과 의지를 정의하고 있는데(히 4:12),
성경에서 구원받기 이전의 인간은 허물과 죄악 가운데 죽었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엡 2:1).
쉽게 말해 육체적으로 죽지는 않았지만 영적으로 본다면
하나님과 교통하지 못하기 때문에 죽어 있다는 것입니다(엡 4:18).
그런데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받으면 죽었던 영이 살아나고
새 생명을 얻게 되는데(롬 6:4),
이것은 예수님께서 인간의 영에 자신의 생명을 가져다주셨기 때문입니다(요일 5:11-12).
이것으로 볼 때 죄로 죽었던 우리가 하나님께서 구원하실 때
성령은 우리의 영속에 내주하신다는 사실을 알 수 있고(고전 12:3),
이렇게 거듭난 자는 구원을 얻어 주의 자녀가 되었지만(요 3:6),
그와 동시에 일정 영역은 특정 죄에 의해 귀신들에게 공격당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벧전 5:8).
▲예를 들어 바울은 신자의 육체를 성령의 전이라 가르쳤는데(고전 3:16),
여기서 ‘인간의 육체’는 유대인이건 이방인이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영적으로 오염될 수 있는 성전의 ‘바깥뜰’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으며(막 11:15-17),
‘인간의 혼’은 성결한 제사장이 접근할 수 있는 ‘성소’에 해당되고(히 9:6),
‘인간의 영’은 오직 대제사장만이 접근할 수 있는 ‘지성소’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히 9:7).
만약 제사장의 삶 가운데 고백하지 않은 죄가 있을 경우
그는 하나님의 현존 앞에서 죽임을 당해야 했듯이(레 10:1-7),
사단도 전능하신 그분의 거룩함으로 충만한 지성소와 같은 인간의 영에는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민 18장).
같은 맥락에서 영원한 구속을 위해 성별된 영은(요 5:24),
여전히 타락의 가능성을 지닌 혼과 몸과 구별되지만(살전 5:23),
아직 완전히 성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얼마든지 죄에 속박되거나
부분적으로 귀신들릴 가능성(억압이나 괴로움)이 있다는 것입니다.
Calvin 역시 “하나님께서 신자의 영혼에 대해서는
사단이 그 어떤 권세도 행사하지 못하게 하셨다”라고 말한 것처럼
우리의 영은 성령으로 점유될 수 있는 반면에 혼과 육(요일 2:16)은
아직 그분의 주권 하에 온전히 항복시키지 않았습니다(롬 7:19).
따라서 하나님의 자녀가 사단의 권세로부터 해방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요 5:24, 골 1:13),
아직 혼과 육체가 자유를 얻을 때까지(빌 2:12),
죄악 된 세상에 사는 그리스도인은 자신의 한 구석에 얼마든지
악한 영이 침범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출처: http://harvestdream.tistory.com/900?category=668357 [꿈꾸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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