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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 순교자 주광호 선생
◑최광 선교사의 증언
1998년 8월 8일, 나(최광 목사)는 김포공항에서 중국 길림성(吉林省)
장춘(長春)공항으로 가는 비행기에 올랐다.
‘이제 생전 처음으로 만나게 될 북한 형제들은 과연 어떤 사람들일까?’
‘북한 사람들보고 빨갱이라고 하는데 뭐가 빨갱이일가?’
‘눈이 빨개서 빨갱이인가?’이런 생각을 하면서
나는 주광호 선생이 있는 길림시의 한 아파트를 찾아 갔다.
긴장된 마음으로 초인종을 눌렀다. 잠시 후 아파트 문이 열리고 키가 175센티가
넘어 보이고 어깨가 떡 벌어진 주광호 선생이 문을 열어 주었다.
나를 이 성경통독 사역장에 보낸 박선교사님은 주광호 선생에 대해서
김정일 위원장의 비자금을 관리하다 중국으로 도망 나온 사람이라고 했다.
주광호 선생이 우렁찬 목소리로 인사를 건넸다.
“어서 오시오, 최 선생님. 기다리고 있었슴다.”
집안에 들어가 보니 4명의 북한 형제들과 조선족 강길호 형제가 있었다.
간단히 인사를 나눈 후, 나는 곧바로 거실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
이곳에 무사히 도착하게 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 기도를 드렸다.
기도를 마치고 둘러보니 북한 형제들은 입들을 꾹 다물고 쏘아보듯이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하나같이 검은 얼굴들이었고 눈빛들에서는 살기가
느껴졌다 숨이 막혔지만 마음을 가라 앉히고 내 소개를 했다.
“나는 한국에서 온 최광 선교사라고 해요. 앞으로 잘 지내봅시다.”
주광호 선생이 자기 소개를 했다.
자기는 북한 특수부대 출신으로 15명 정도는 2~3분 내로 간단하게
제압할 수 있는 실력을 연마했으며, 나를 만나기 전에 이미
20~30명의 다른 선교사들을 만났다고 소개를 했다.
주광호 선생은 자신을 북한 선교사로 자부하고 있었지만
나는 마치 해병대 병장을 만나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처음 만나서 함께 하는 시간 동안
주광호 선생은 나를 애송이 선교사로만 취급했다.
내가 처음으로 북한 사람들을 만났고, 중국도 처음 와보았다.
당시 나는 아직 목사 안수도 받기 전인 전도사였고
말도 별로 많이 하지 않았다.
실제로 나는 선교에 대한 아무런 경험이 없는 초보 선교사였다.
주광호 선생은 사역장의 주도권을 나에게 주지 않고
본인이 계속해서 사역을 진행해 나갔다.
(원래 박베드로 선교사와 동역하던 그가,
사정상 이제 나와 동역하게 된 것이다)
주광호 선생의 사역은 내가 생각했던 사역과는 거리가 멀었다.
북한 형제들에게 거칠었고 힘으로 문제를 쉽게 해결하려고만 했다.
돈을 사용에서도 투명하지 않았다. 큰돈을 자유롭게 쓰던 사람이어서인지
작은 돈을 일일이 보고하지 않았다.
(나중에 알았는데, 그것은 중국문화였다.
사람들은 악의가 있어서가 아니라, 잔돈은 아무렇게나 계산해 버리는데,
과거에 우리나라도 그랬다. 세계 다른 곳에서도 서구 선교사들이
현지인들과 자주 부딪히는 문제가, 작은 잔돈 계산이 불투명한 점이다.
괜히 얼굴 붉히지 말고, 그들 문화를 이해함이 필요하다.)
처음에는 정말 엉망이었지만 사역을 진행하면서,
그는 나를 이해하기 시작했고
그 후부터는 처음 북한선교 사역을 시작한 나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
사납고 순종하지 않는 북한 형제들을 휘어잡아 나에게 순종하게 해주었고,
북한에 대해서, 중국 조선족 교회들에 대해서,
북한 보위부가 활동하는 방식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주광호 선생은 내게 북한의 반反기독교 교육실태에 대해서도 알려 주었다.
북한 정부는 외국으로 나가는 북한 주민들에게
교회에 대해서 이렇게 가르친다고 했다.
“외국에 나가면 십자가가 걸려 있는 교회를 보게 될 것이다.
그러면 그 근처에는 가까이 가면 안 된다.
교회의 지하실에는 사람을 가두어다가 사람의 포를 떠서 사람 고기를
밖에 내다 팔기 때문에, 교회 건물만 보면 빨리 도망을 가야 한다.”
북한의 인민학교(초등학교)에서는 이렇게 가르친다고 했다.
“평양에 미국 선교사 한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과수원을 가지고 있었다.
하루는 과수원 울타리 밖에 떨어진 썩은 사과를 9살 어린애가 주워먹자
그 선교사가 그 애를 붙잡아다 청강수(염산)로 이마에 ‘도적’ 이라고 새겼다.
선교사들은 이렇게 악한 사람들이고, 미 제국주의 침략자들의 앞잡이이다.”
북한 사람들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반 종교교육을 받는다고 했다.
때문에 북한에서는 예수 믿는 사람을, 악하고 나쁜사람들이라고만 생각한다.
탈북자들은 두만강을 넘어와서 처음 선교사를 만나거나 교회라는 들으면
싫어하고 두려워했다.
십자가가 있는 교회 건물을 보거나
조선족 교회 사람들을 만나면 자꾸만 피해 다녔다.
그렇지만 중국 공안에 쫓겨 갈 데가 없어지자
탈북자들은 조선족 교회의 도움을 받기 시작했다.
교회들에서는 그들을 먹여주고 재워주고, 잡비도 주었다.
탈북자들은 교회와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북한 사람들은 교회가 사람을 잡아먹는 곳도 아니고, 교회 사람들이
청강수로 이마에 도적이라고 새기는 무리도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마지못해 성경 말씀을 접하다가도 은혜를 받게 되면
그 동안 북한에서 얼마나 큰 거짓에 속아서 살았는지를 깨닫게 된다고 했다.
▲북한 형제들에게 매일 성경을 통독 시키고, 기도훈련을 시키고
말씀을 암송하게 하면서 몇 달 동안 사역을 진행하니
북한 형제들의 변화가 점점 눈에 띄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주광호 선생은 흥분해서 말했다.
“선교사님 북한 선교, 소망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됩니다.
내가 많은 현장을 알고 있는데, 이렇게 귀하게 다듬어지는 곳 잘 없습니다.
앞으로 함께 저 북조선을 복음으로 통일할 때까지 힘차게 함께 전진합시다.
선교사님과 함께 하게 해주신 하나님께 정말 감사합니다."
주광호 선생은 나를 이 사역 장으로 보내주신
박베드로 목사님 사모님께 편지를 썼다.
「주광호가 서신 전합니다.
사모님을 비롯한 온 집안 식구들에게 인사를 보냅니다.
고린도전서 10장 13절 말씀을 보니
"사람이 감당할 시험 밖에는 너희에게 당한 것이 없나니
오직 하나님은 미쁘사 너희가 감당하지 못할 시험 당함을 허락지 아니하고
시험당할 즈음에 또한 피할 길을 내사 너희로 능히 감당하게 하시느니라"
라고 씌어져 있더군요.
이번에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저희 마음을 몰라 주었어도
나의 참 아버지 하나님은 저의 마음의 깊은 곳까지도 알아 주시어
동행하는 하나님임을 증명시켜 주셨습니다.
제가 소질 중에 제일 미약하고 미약한 것이 무엇인 줄 아십니까?
바로 이 편지를 쓰는 것입니다.
그런데 왜 그런지 사모님께 한장 쓰고 싶은 마음 억누를 수 없어
한장 서툰 글로 올립니다.
온 집안 식구들은 다 무고하시겠죠?
저는 적당히 무게가 100Kg에 거의 가까웠습니다.
하하~ 예수 믿고 예수님 따르는 이 길이 물론 헐치 않다는 것은
알고 있었으나, 이번 어려운 일을 통하여 피눈물의 길이라는 것을
더욱더 절감하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살아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더욱 느끼게 되면서
분명하게는 하나님께서는 저를 끝없이 사랑해 주신다는 것과
더 큰 그릇으로 사용하시려고 계획하는 것을 알 수가 있었습니다.
이번에 배짱 좋은 최광 전도사님과 파트너로 되게 하여주시고
기세 좋게 나아가게 하여 주시는 하나님께 참말로 감사하게 되며
이런 배짱 좋은 동역자들이 우리 북조선 사역에
많이 필요되고 있는 이 시기를 새롭게 느끼게 됩니다.
지금 얼마나 많은 주의 종들이 북조선 사역에서
실패에 실패를 거두고 있습니까?
북조선 사역을 감당하느냐 못하느냐에
세계 선교를 감당하느냐 못하느냐는 관건 점이며 사활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는 이 사실을 절대로 부인할 수 없습니다. (*북한이 세계선교 감당)
북조선은 사탄의 요람지인듯 싶습니다.
그 사역만 하면 사탄은 별의별 모양과 방법으로 헌신 자들을 거꾸러 뜨리고
있는 것을 보면서, 실로 하나님으로 부터 무한한 권능을 받을 때라야만
실현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그 방법은 말씀과 기도로만 가능하다고 봅니다.
하나님께서 목사님을 통하여 성경 천독 읽기의 불길을 치켜올리게 하신 것은
북조선 복음화뿐만 아니라 남한의 부패와 타락,
남북한의 복음통일 세계 복음화를 감당시키시려고
새로운 중생된 영을 배출해 내시려는 하나님의 깊은 의도가 숨겨져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열매는 하나님께서 너무나도 큼직하게 맺게 하여주시고
앞으로도 더 크게 맺게 하여 주실 것만 같습니다.
우리 형제들이 성경 천독 읽기에서
날로 날로 새롭게 변화되고 있는 현실을 보면서
진정 우리 하나님께서 축복해주시는 길이라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됩니다.
현시대는 개혁의 시대이며 개혁을 통하여 새로운 힘을 강한 에노지를
공급받아야 땅 끝까지 의 복음화가 가능하다고 느껴집니다.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살아야 한다는 사도바울의 교리의 핵심을 잘 인식하고
종교 개혁을 단행했던 마틴 루터와 같이 개혁 단행을 할 것을
현 시기는 절실하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말씀이 없어 죽어가고 있는 북한과 많이 부패되고 있는 중국 조선족 교회들,
말씀을 제일 많이 안다고 하면서도 말씀과 너무 떨어져 엉뚱한 것을 하고
있는 한국의 주의 종들의 모습을 보면서
본 고장 말씀으로 모든 그리스도인들과 교회들이 돌아와야 한다고 느껴집니다.
현재 저는 제일 행복한 사람 중의 한 사람입니다.
짧은 사역 기간에 너무나도 많은 체험을 하게 하셨고
능력에 능력을 부여해 주신 하나님 기도하였던 것은 하나도 빠짐없이
다 응답하여 주시니 진실로 우리 위대하신 구세주의 사랑의 높이와 깊이,
넓이와 길이를 다소나마 느끼게 됩니다.
이번에도 하나님께서 최광 목사님을 통하여 새로운 힘과 용기를 주시는 것을
보면서 하나님이 은혜 사랑에 더욱 사명 감당하는 것으로
보답하여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다른 사람은 몰라도 사모님이 목사님 다음에
저의 기도를 끝까지 하여 주실 것이라 봅니다.
요즘에 우리 사역장은 세상 눈으로, 사람 눈으로 볼 때에는 험악하나
그리스도의 기쁨과 희락이 최고조로 넘치고 있는 자리입니다.
그러면 사모님을 비롯한 온 가정의 건강과 행복을 진심으로 축원하며
이만 여기서 맺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1998,11,23 주광호 올립니다.
*다음 기회에는 편지와 사진을 부탁드립니다.
참 제가 하나님 축복으로 약혼했습니다. 사진은 후에 보내겠습니다.」
한국으로 온 후 바쁜 일정에 쫓기다 보니
이 편지에 대해서 나는 깜깜 잊어버리고 말았다.
그렇게 우리 집구석에 싸여 있었던 편지가 순교자 주광호 선생의
지나온 발자욱을 세상에 알리는 귀한 자료가 되었다.
박베드로 목사님의 사모님도 이 홈페이지에 들어와서
순교자 주광호 선생이 자기에게 보낸 편지를 보면서
많은 은혜를 받으리라고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