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은 해산함으로구원을 얻으리라 딤전2:11~15 출처분실
송창원 교수
▶사도바울은 여성차별론자인가?
아래 구절을 읽어보면, 그럴만한 오해를 사기에 충분하다.
‘여자는 일체 순종함으로 조용히 배우라
여자가 가르치는 것과 남자를 주관하는 것을 허락하지 아니하노니
오직 조용할지니라.
이는 아담이 먼저 지음을 받고 하와가 그 후며
아담이 속은 것이 아니고 여자가 속아 죄에 빠졌음이라’ 딤전2:11~14
‘그러나 여자들이 만일 정절로써 믿음과 사랑과 거룩함에 거하면
그 해산함으로 구원을 얻으리라.’ 딤전2:15
▶특히 딤전2:15절은 해석이 난해한 구절 중 하나로 지목된다.
여기에서‘해산’과 ‘구원’이란 말이 영적인 뜻인지, 육적인 뜻인지
본문만 보아서는 명확치 않은데,
‘해산’에 대해서는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해석의 시도들이 있었다.
1) ‘정절로써 믿음과 사랑과 거룩함에 거하기’를
해산하는 것처럼 인내로 한다면, 구원에 이른다는 뜻으로 보는 견해.
2) ‘구원’을 안전으로 보고 자녀를 낳아 기름으로
생활의 안정을 얻을 것으로 보는 견해.
3)창세기 3:16에 의하면 해산의 고통은 범죄의 형벌인데,
이를 치름으로 하나님의 뜻에 복종하게 되는 바
구원을 얻게 된다는 뜻으로 보는 견해.
4) 여자들이 밖에서 활동함으로가 아니라, 가정에서 자녀를 낳아 기름으로
구원의 근거가 된다는 뜻으로 보는 견해.
▶디모데전서 전체 안에서 문맥을 통해서 살펴 본 의미
디모데전서의 여자에 대한 가르침은 2:11-15에서만 발견되는 것이 아니다.
디모데전서 전체를 읽어 내려가다 보면
이 구절 외에도 여자를 대상으로 한 가르침이 상당히 많다.
그 대부분의 구절은, 여성에 대해 상당히/파격적으로 긍정적이다.
①딤전3:11에는 여자 집사의 자격요건이 제시된다.
‘여자(집사)들도 이와 같이 정숙하고 모함하지 아니하며
절제하며 모든 일에 충성된 자라야 할지니라.’ 딤전3:11
②딤전5장의 자그마치 삼분의 이(2/3)가 여자들에 대한 교훈이다.
그러고 보면 디모데전서의 가르침은 상당 부분 여자에 집중되어 있다.
이것은 다른 서신들과 비교해 볼 때 특기할 만한 일이다.
그런데 이 여자에 대한 교훈에서 사뭇 의외인 사실이 발견되는데,
그것은 딤전2:11-15을 제외한 교훈들의 대부분이
여자에 대한 긍정적인 권고라는 점이다.
무엇보다도 바울이 여자 집사를 인정하며
그 자격에 대해 권면하였다는 사실은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왜냐하면 집사는 당시 교회에서 현대와는 비교할 수 없는
지도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던 중요한 직책이었던 바,
그렇게 여성에게 큰 특권을 부여한 바울이
정반대로 딤전2:11~15에서 ‘여성비하’적 교훈을 주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③뿐만 아니라 5장에서는‘참 과부’에 대한 가르침이 나오는데,
바울은 그 여인들을 경대하라고 하는데,
디모데전서의 전체 흐름은, ‘여성 비하’가 아니라, ‘여성 존중’이며,
이것(여권 존중)은 신약성경전체의 흐름과도 일치한다.
▶그런 배경으로 딤전2:15절을 해석해 보면
무엇보다도 ‘해산함’의 헬라어 단어가
신약성경에서는 이곳(2:15)과 딤전5:14에서만 쓰이고 있다.
“그러므로 젊은이는 시집가서 아이를 낳고 집을 다스리고
대적에게 훼방할 기회를 조금도 주지 말기를 원하노라”(딤전 5:14).
여기에서 ‘젊은이’는 물론 ‘젊은 과부’를 지칭하고,
5:14절의 ‘아이를 낳고’(테크노고네오)와
2:15절의 ‘해산함’(테크노고니아)은 같은 헬라어 용어에서 왔다.
따라서 2:11-14에 기록된 여자에 대한 경고는
당시의 모든 여자에게 주어진 것으로 일반화시키기보다는
특별히 디모데전서의 수신 공동체 안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던
젊은 과부들을 염두에 둔 말씀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이 글의 주제
젊은 과부들은 시집가서 아이 낳고 집을 다스리는 일을 먼저 해야지,
돌아다니면서 문제를 일으키고 교회에 짐을 지우는 존재가 되지 말라는 말씀이다.
딤전2:15절을, 5:14절과 연관해서 해석하면 그렇다.
그러고 보면, 디모데전서 2:11-15에는 남편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
이 사실은 고린도전서에서는 “집에서 자기 남편에게 물으라”(14:35)고
한 것과 비교하면 간과할 수 없는 차이점이다.
이는 디모데전서 2:11-15의 여자에 대한 경고가
남편이 없는 젊은 과부를 주 대상으로 한 것이라는 해석을 뒷받침하는
또 하나의 증거가 된다.
(그런 문맥을 무시하고 보면, 사도바울이 여성차별론자로 오해된다.
그리고 이런 잘못된 해석은, 교부시대 특히 터툴리안의 성경해석 때부터
후대에 그대로 전수되었다.)
이런 이해를 가지고 헬라어 원문의 순서를 존중하여 2:15절의 해석을 시도하면
이런 말이 된다.
“그러나 여자들은, 특히 젊은 과부들은 재혼해서 가정을 갖고
아이를 낳고 잘 기름으로써 개인적으로나 교회적으로 안정되고
덕을 세우는 상태(신분)에 이르게 될 것이다.
그들이 정절로써 믿음과 사랑과 거룩함에 계속 거한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