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설교할 때 반복을 자주 합니다. 오늘도 과거에 많이 반복했던 예화를 다시 한 번 들겠습니다. 그만큼 제 삶에 굉장히 중요한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자주 반복하게 됩니다.
▲제가 32살에 영락교회의 부목사가 되었는데요. 당시 영락교회 부목사의 주된 일은 심방이었습니다. 1년에 그 한 교구를 전체 다 심방 한다는 게 벅찰만큼 일이 많았습니다.
그렇게 심방을 가면, 점심 때가 되면, 어느 가정에서 목사 점심 대접을 하는데.. 그때는 식당에서 대접하는 것을 하지 않고, 꼭 집에서 대접하던던 시절이었죠.
그러면 어느 권사님이 제 아내에게 '목사님 뭐 좋아하세요? 내가 목사님 좋아하는 거 해 드릴게요' 아내는 '아무거나 잘 드세요' 하면서 대답하지 않았어요.
권사님이 당신이 생각해서 이것 저것 점심을 정성껏 차리셨는데, 그 날 제가 어느 음식이 제 입에 맞아서, 그걸 맛있게 많이 먹었어요.
근데 그 다음날부터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다른 구역을 심방 하는데, 그 집에도 똑같은 음식이 나하고, 또 다음날 다른 집으로 가도, 그 음식이나 나오고... 그래서 제가 이상하게 생각했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권사님들이 서로 전화를 해서 '목사님 젓가락이 어딜 많이 갔습니까?' 그걸 물어보았다는 것입니다. 그 정보를 입수해서, 식사를 준비했던 것이죠. 참으로 대단한 정성이었습니다.
'야~ 그렇게까지 마음을 쓰고 정성을 써서 점심을 준비 하는구나!' 하는 게 참 감동이 되었습니다. 그때 제가 평생 목회하는데 중요한 교훈을 얻었습니다.
'나도 저런 마음으로 앞으로 목회를 해야지!' 하나님의 젓가락이 어딜 많이 가는가? .. 살피는 심정으로, 평생 목회를 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의 젓가락(관심)이 가는 것을 보고서, '하나님의 저 것을 좋아하신다' 싶으면.. 제가 해 드리고 싶습니다.
▲위의 경험과 좀 반대 되는 경험을 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과거에 서울 근교에 있는 지역에서 연합집회로 제직수련회를 했고, 제가 강사로 초청받았어요.
그런데 둘째 날 점심때 제가 교회사무실에 있는데, 연합회 회장 목사님으로부터 전화가 왔어요.
'목사님, 오늘 조금 일찍 오셔서 우리 목회자들과 같이 저녁 드시고 집회하십시다!' 제가 '그러죠!' 하고 약속된 곳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이분들이 저한테 물어 보지도 않고, 보신탕 집으로 저를 데리고 간 것입니다. 저는 보신탕은 죽어도 못 먹는 겁니다. 제가 얼마나 반려견을 좋아하는데요!
다른 음식 같으면, 제가 못 먹어도, 그분들 무한해 하실까 봐, 아마 눈물을 흘리면서도 제가 먹었을 겁니다. 근데 보신탕은 그럴 수 있는 범주의 음식이 아니었습니다. 제 눈 앞이 깜깜 했습니다.
'저 분들이 굉장히 난처해 하실 텐데... 무안해 하실 텐데...' 하는 생각이 들어서 제가 하나님 앞에 기도 했어요. '하나님 저 분들이 무안하지 않게, 이 자리를 잘 모면하게 해 주세요!'
근데 이상한 일이 일어났는데, 그 분들이 제가 못 먹는 걸 눈치를 못 채시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밥하고 밑반찬으로 밥을 먹었는데요.. 그래서 무사히 잘 넘겼어요.
그분들이 보신탕을 워낙 좋아해서, 그거 드시고 자기들끼리 말씀 나누시느라 거기에 정신이 팔려서 그랬을 수도 있었는데... 어쨌든 기도대로 잘 모면했어요.
그 날 저녁에 집회 잘 마치고, 고속도로 타고 올라오다가 장난 같은 생각이 들었어요. '그 날 저녁식사비 누가 냈을까? 영수증 받으시는 거 봤는데, 그럼 장부에 정리 할 텐데, 장부에 뭐라고 쓰셨을까? 강사 접대비?'
거기에 제가 빵 터졌어요. '자기들이 다 먹고 강사접대비래?' 그날 또 생각했어요. '아~ 목회를 저런 마음으로 하면 안 되겠다!'
잘못하면 우리 같은 목회자는, 하나님 빙자에서 자기 좋아하는 일하기가 딱 싶거든요. '그렇게 하면 안 되지.. 하나님 기뻐하시는 일을 해야지.. 하나님을 빙자해서 나를 드러내거나, 나한테 유익이 되는 일, 그거 추구하면 안 되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날은 반면교사 식으로 목회를 배웠습니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을 찾아 가서 하면, 그게 정말 하나님을 잘 믿는 일이 아닐까요? 하나님을 사랑하기 때문에, 하나님이 좋아 하시는 일,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
그래서 고린도서에 '주를 기쁘시게 하는 자 되기를 힘쓰라' '주를 기쁘시게 할 것이 무엇인가 시험해보라' 이런 말씀들이 나오더라고요.
그 경험이 제 평생의 신앙과 목회에 핵심가치가 되었어요. '내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해드려야지! 하나님 좋아 하시는 일이라면, 정말 산꼭대기에 가서 뭘 따서라도 해 드려야지!' 그런 마음을 가졌고, 그 마음은 지금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런즉 우리는 몸으로 있든지 떠나든지 주를 기쁘시게 하는 자가 되기를 힘쓰노라' 고후5:9 '주를 기쁘시게 할 것이 무엇인가 시험하여 보라' 엡5:10
▲그런데 여러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을 해 드리는 것은 참 중요한데,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게 있어요. 그건 <하나님이 싫어 하시는 일은 절대로 하지 말아야지!> 하는 결심이예요.
그런데 여러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을 하는 게 더 힘들까요? -하나님이 싫어하시는 일을 안 하는 게 더 힘들까요?
둘 다 어려워요. 둘 다 어려운데, 제 개인의 생각으로는, 제게는 후자가 더 어렵더라고요. 즉 '하나님이 싫어하시는 일을 안 하는 게 뜻밖에 어렵더라고요!'
그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왜 그런가 했더니 '제 속에 죄악의 본능이 있어서 하나님이 싫어하시는 일을 좋아하더라고요!'
그래서 하나님이 싫어하시는 일을 하지 않으려고 하면, 제가 좋아하는 일을 끊어야 되더라고요! 그게 참 힘들었어요...
◑주를 기쁘시게 하는 자 되기를 힘쓰노라
본문 시101편은 다윗의 시편인데요, 그냥 평범한 말씀 같지만 제가 여기서 다윗의 무슨 마음을 읽었는가 하면,
본문에서 다윗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을 하려고 집중하고 있고요, 하나님이 싫어하시는 일을 안 하려고 애를 쓰고 있어요.
시101:3 나는 비천한 것을 내 눈 앞에 두지 아니할 것이요 배교자들의 행위를 내가 미워하오리니 나는 그 어느 것도 붙들지 아니하리이다 :4 사악한 마음이 내게서 떠날 것이니 악한 일을 내가 알지 아니하리로다
이것은 '하나님이 싫어하시는 것은, 내가 안 하겠다' 라고 하는 다윗의 자기 다짐입니다.
그리고 :6 '내 눈이 이 땅의 충성된 자를 살펴 나와 함께 살게 하리니 완전한 길에 행하는 자가 나를 따르리로다'
'나는 충성되고, 하나님의 뜻대로 사는 사람들과 가까이하겠다..' 왜요? 그게 하나님이 좋아하시니까!
'나는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을 하고, 하나님이 싫어하시는 일은 멀리 하겠다!'는 다윗의 그냥 자기 다짐이고, 하나님과의 약속입니다.
왜 그랬나요? 마지막 절에, :8 '악을 행하는 자는 여호와의 성에서 다 끊어지리로다'
다윗이 왜 하나님이 싫어하시는 일을 안 했나요? 그 일을 하다가 하나님의 집에서 끊어질까봐!
다윗은 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을 했는가요? 그러면 하나님이 나를 끊어내지 않으시고, 내가 늘 하나님과 함께 있을 것을 믿기 때문에요!
신앙생활이 뭐 다른 거겠습니까?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 주를 기쁘시게 하는 일을 생각하면서 살고, 작은 것 하나라도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려고 애쓰다 보면 그게 다 우리의 복이 되지 않겠습니까!
하나님이 싫어하시는 것은, 억만금이 생겨도 피하고 멀리하고, '아 내가 저거 좀 하고 싶은데, 갖고 싶은데, 하나님이 싫어하시니까 안 할 거야! 싫어!'
이런 마음으로 살면, 하나님이 우리를 끊어내지 아니하시고 늘 품으시고, 인도하시고, 축복해 주실 줄 믿습니다.
늘 매사에 하나하나를 놓고, 이 일을 생각할 때마다 '내가 좋은가 / 아닌가?'를 생각하지 말고 하나님이 좋아하실까, 하나님 기뻐하실까? / 혹시 하나님이 싫어하지 않으실까?' 생각하며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이면, 내가 싫어도 하고, 하나님이 싫어하시는 일이면, 내가 좋아해도 끊어낼 수 있는 그런 삶을 살아서.. 내가 하나님의 축복 가운데 승리하는 삶을 살수 있기를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