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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울이 로마시민권을 주장하거나 / 주장하지 않은 이유

LNCK 2024. 9. 30.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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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울이 로마시민권을 주장하거나 / 주장하지 않은 이유     행22:22~30    여러 설교 정리

※바울은 행16장 빌립보 감옥에 갇힐 때는 자신의 로마 시민권을 주장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매를 맞고 고초를 겪었습니다.

 

그런데 본문 행22장 예루살렘 성전 근처에서 체포되었을 때는, 
천부장 앞에서, 바울은 자신이 로마시민권자 임을 밝힙니다.

왜 이랬다, 저랬다 한 것일까요?
다소 지식적인 내용이긴 하나, 한 번 규명해 봅니다. 


◑본문의 정황 / 예루살렘 성전 (이방인의 뜰)에서 체포된 바울

 

지금 바울은 예루살렘에서 로마의 천부장에게 붙잡혀 있습니다. 
그래서 안토니아 요새로 올라가는 층계 위에 서 있습니다. 
거기서 바울은 자기를 변호하고 있습니다. 누구에게요? 

행22:1 '부형들아 내가 지금 여러분 앞에서 변명하는 말을 들으라'
여기서 '변명'이란 말이, 아폴로기아, 즉 '변증'이란 뜻입니다. apologetics

변증이란, 무슨 잘못을 저질러 변명하는게 아니라, 
어떤 오해에 대해서, 논리적으로 자세히 자기 입장을 설명하는 거죠.

바울은 자기를 죽일듯 달려든 유대인들에게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어떻게 예수를 믿게 되었는지, 
자신에 대한 공격에, 스스로를 변호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바울은 세 가지 시제를 따라 자기를 변호했습니다. 
구원받기 전, 구원받은 때, 구원받은 후!  ☞rfcdrfcd.tistory.com/15981919

그런데 바울이 자기 변호를 다 마치지 못합니다. 
바울의 변호를 듣고 있던 유대인들이, 도중에 난동을 피웠기 때문입니다. 

22:22 '이 말하는 것까지 그들이 듣다가 소리 질러 이르되 
이러한 자는 세상에서 없애 버리자 살려 둘 자가 아니라 하여
23 떠들며 옷을 벗어 던지고 티끌을 공중에 날리니'

그러면 왜 유대인들이 난동을 피웠을까요? 
어떤 부분에서 유대인들이 뚜껑이 열렸을까요? 

아마 21절의 바울의 말이었을 겁니다. 왜냐면 22절부터 난동이 시작되었으니까요.
'나더러 또 이르시되 떠나가라 내가 너를 멀리 이방인에게로 보내리라 하셨느니라' 22:21

여러분 이 구절은, 주님을 만난 바울이, 하나님으로부터 사명을 받는 장면입니다. 
그런데 이 가운데 '이방인에게로' 라는 표현이, 유대인들의 심기를 건드렸습니다. 9:15

왜냐면 유대인들의 구원 개념에는, 이방인들은 아예 배제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유대인들은 자기들만이 하나님의 선민이라고 믿었습니다. 
나머지 이방인들은 전부 다 지옥의 뗄감이라고 여겼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이 '이방인을 구원하려고' 바울 자신을 사도로 부르셨대요. 
유대인들 앞에서 이방인 구원을 얘기한 겁니다. 

이 바울의 말에, 유대인들이 극도의 분노를 느낀 겁니다. 
그것도 이 이방인 구원 얘기를, 바울이 어디서 내뱉고 있습니까? 
유대교의 심장, 예루살렘 성전 바로 옆에서 하는 겁니다. 

그러니 유대인들이 뚜껑이 열리는 거죠. 
안 그래도 바울이 너무 미웠는데, '이방인 구원'까지 얘기하니까요. 

흥분한 유대인들이, 바울의 자기 변호를 듣다가 소리를 쳤습니다. 
'이러한 자는 세상에서 없애버리자. 살려둘 자가 아니라 하여!' :22
한마디로 바울을 죽이자는 소리입니다. 
로마 천부장에게 '바울을 죽여달라'고 언질을 주는 겁니다.

여러분, 이 외침은 유대인들이 빌라도에게 '예수를 죽이라'고 외쳤던 소리와 동일합니다. 
그러니까 바울은, 지금 예수님이 당하신 고난을 그대로 당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누가의 의도적인 기록인 거죠

그런데 이 유대인들이 소리만 지른 게 아닙니다. 
'바울을 죽이라'는 퍼포먼스를 같이 보입니다. 

그 퍼포먼스가 23절에 나오는데요. 
유대인들이 옷을 벗어 던지고 티끌을 공중에 날립니다. 
이 퍼포먼스는 분노의 몸짓입니다. 굉장한 격노의 표현입니다. 

'우리가 지금 바울 때문에 극도로 화가 나 있습니다. 
그러니 (천부장이여) 저 바울을 반드시 죽여줘야 하겠습니다.' 라는 바디랭귀지를 하는 겁니다. 
그 몸짓으로, 유대인들이 일제히 옷을 번서 던지고 티끌을 공중에 날렸습니다.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습니다. 사실 천부장은 유대인들의 소요를 진정시키려고 
바울의 변호를 허락했습니다. 유대인들이 바울을 돌로 쳐 죽이려고 하지 않았습니까? 
바울이 변호를 하면, 유대인들이 진정이 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사태가 더 커진 겁니다. 

더군다나 천부장은, 바울이 지금까지 무슨 얘기를 했는지를 전혀 모릅니다. 
왜냐하면 바울이 자기 변호를 위해 사용했던 언어는, 히브리어였기 때문입니다.  22:2 

그런데 천부장은 히브리어를 못 알아 듣습니다. 유대인이 아니니까요. 
아마 천부장은, 바울이 변호하는 동안에, 옆에서 아마 멍때리고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사태가 더 심각해진 겁니다. 
진정될 줄 알았던 유대인들이, 바울의 변호를 듣고 더 난동을 피웠습니다. 

그러니까 참부장이 궁금하지 않았겠습니까? 
'대체 바울이 뭐라고 자기를 변호했길래, 유대인들이 이렇게 죽이자고 난동을 더 피우는가? 
바울이 도대체 어떤 잘못을 했는가?' 
천부장의 입장에서는 심문할 필요가 있었을 겁니다. 
또 어쨌든 이 사태를 수습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천부장은, 일단 군사들을 시켜서, 바울을 영(진지)내로 들어가도록 지시를 했습니다. 
그리고 바울을 심문하도록 명령을 했습니다. 
심문을 통해서 바울의 죄를 밝히라고 지시를 했습니다. 

그런데 심문을 하는데, 채찍질로 심문하라고 말합니다. 
여러분 우리 나라도 예전에 심문을 할 때 고문을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주리를 틀었죠.
천부장도 그걸 노린 것 같습니다. 두들겨 패면 자백한다는 거죠. 

그런데 당시 채찍은, 보통 채찍이 아닙니다. 
이때 당시 로마 감옥에서 사용한 채찍은, 어마무시한 형벌의 도구였습니다. 
채찍 끝에 보면 아주 날카로운 쇠붙이 또는 뼈조각을 붙여 놓았습니다. 
채찍을 맞으면, 사람들의 살이 패이고, 살점도 같이 뜯겨져 나오는 살인적인 도구였습니다. 

그래서 이런 채찍을 맞으며, 심각한 부상을 당했습니다. 잘못하면 불구가 될 수 있었죠. 
불구가 되지는 않더라도, 회복하는 데 수 개월에서 수년이 걸렸습니다. 
심한 경우에는 맞다가 목숨을 잃기도 했습니다. 

그러면 여러분 만일 바울이 이 채찍을 맞는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아마 바울은 자신이 가야 할 로마로 출발하기도 전에 
예루살렘에서 생을 마감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때 바울이 꺼내든 히든 카드가 있었습니다. 
비장의 무기가 하나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로마 시민권>이었습니다. 

바울은 자기를 채찍질하려는 백부장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너희가 로마 시민된 자를 죄도 정하지 아니하고 채찍질할 수 있느냐 하니' :25 

당시 로마법에 따르면, 로마 시민권을 가진 사람에게는 
재판 전에 채찍질이 법으로 금지 되었습니다. 
정식 재판을 통해서 범죄 사실이 입증되기 전까지는, 채찍질을 해서는 안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심문을 하더라도, 고문이나 채찍질을 가할 수 없었습니다. 
심지어 판결에 불만이 있을 경우에는, 로마 황제에게 직접 상소할 수도 있었습니다. 
바울이 바로 이 권한을 사용합니다. 그래서 결국 로마로 가게 되는 거죠. 

그런데 이런 로마 시민권을 가진 바울을 재판 전에 채찍질한다? 
이건 명백한 불법입니다. 
누구든지 이 법을 위반하면, 그 사람이 처벌 대상이 되었습니다. 
채찍질에 가담한 사람들은, 유배를 가는 등 사법적인 처벌을 받아야 했습니다. 

그러니까 자신이 로마 시민권자라는 바울의 말에, 백부장이 얼마나 놀랐겠습니까? 
그래서 바로 천부장에게 달려가 바울의 말을 전합니다. 

그러자 천부장이 와서 바울에게 묻는 거죠. 
'네가 로마 시민이냐?' 
왜 로마 시민이냐고 물었을까요? 
바울이 로마 시민권자로 보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로마 시민이 아닌데, 시민권자인것처럼 속이며 다니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당시에 자기를 로마 시민이라고 사칭하고 다니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합니다. 
(*당시 시민권이 동판에 새긴 것인데, 집에 놓고 왔다, 현재 안 갖고 있다고 하는 거죠)

그런데 만일 로마 시민이 아닌 사람이, 로마 시민이라고 사칭하면
그 사람은 예외 없이 사형에 처했다고 합니다. 
그만큼 로마 시민권이 가치있는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천부장이 보기에는, 바울이 로마 시민처럼 보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여러분 그렇잖아요. 바울이 지금 굉장히 꾀죄죄한 모습 아닙니까? 

조금 전까지 바울은, 무리들에 의해서 성전 밖으로 질질 끌려 나왔습니다. 
그리고 많이 얻어 맞고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옷도 찢어졌을 것입니다.
온몸이 멍이 들고, 사람들의 구경거리가 되었습니다. 입가에 피도 묻어있었을 거예요.

그런 바울이 로마 시민이다? 천부장은 설마 했던 것 같습니다. 
바울은 자신이 로마 시민이 맞다고 말합니다. 

▲그때 갑자기 천부장이 뜬금없이 '나는 돈을 많이 들여 이 로마 시민권을 샀다'고 말합니다. :28
그러자 바울이 말합니다. '나는 나면서부터 로마 시민권자였다' :28

왜 이런 대화가 오가냐 하면, 이 당시 로마 시민권은 아무에게나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로마에서 태어나도, 로마 시민이 되는 게 아니었습니다. 

여러분 우리는 한국에서 태어난 사람들은 자동적으로 한국 시민권자가 됩니다. 
그러나 로마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로마에서 태어났다고 해도, 자동적으로 로마 시민권자가 되는 게 아니었습니다. 
시민권이 굉장히 큰 특권이었던 거죠. 

△로마 시민권은 특별한 사람에게만 주어졌습니다. 
기본적으로 세 가지 방식으로 주어졌는데요. 

1) 로마 제국 안에 엘리트 가문들에게만 주어졌습니다. 
로마 제국의 기족들이거나 엘리트 출신들에게만 주어집니다. 

2) 로마 제국에 혁혁한 공을 세운 사람에게 주어졌습니다. 

3) 큰 액수의 돈을 주고 로마 시민권을 살 수 있었습니다. 
권력을 가진 공무원들에게 뇌물을 주고 사는 겁니다. 
이게 그 당시 로마 정부의 중요한 수입원이 되기도 했습니다. 

천부장은 세 번째 경우인 거죠. 거액의 돈을 주고 시민권을 산 겁니다. 
천부장은 아마 글라우디오 로마 황제 때, 이 시민권을 샀던 것 같습니다.     주1)

▲그런데 바울은 태어날때부터 시민권을 가졌습니다. 
바울은 어떻게 날때부터 로마 시민권을 가지게 되었을까요? 

바울은 로마의 귀족 가문이 아닙니다. 바울은 로마에서 태어나지도 않았죠. 
그는 길리기아 다소에서 태어났습니다. 
아마 바울의 아버지나 할아버지가, 로마 시민권자였던 것 같습니다. 

바울의 아버지나 할아버지가, 로마 제국에 혁혁한 공을 세운 사람이었을 것입니다. 
아니면 바울의 아버지가, 큰 돈을 주고 로마 시민권을 획득한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확실한 건, 바울은 부모가 가진 시민권을 따라서, 
태어나면서부터 로마 시민으로 태어났다는 것입니다. 
로마 시민권은 대대로 계승되기 때문입니다. 

이쯤되자 천부장의 입장에서는 큰일이 난 겁니다. 
'내가 사람을 잘못 건드렸구나' 두려움이 엄습했을 것입니다. 
로마 시민권자를 재판도 하기 전에 채찍질을 하라고 명령을 했으니까요. 
이 명령 하나만으로도, 천부장은 사법적인 처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29절에 보면, 바울을 결박한 것 때문에 천부장이 두려워했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바울을 즉시로 풀어줍니다. 
풀어주고 나서는 정식적으로 바울을 재판에 회부합니다. 
로마 신분에 상응하는 공식적인 재판을 준비합니다. 

그래서 30절에 보면, 바울을 재판하기 위해 산헤드린 공회를 소집합니다. 
이렇게 바울은, 또 한 번 위기에서 놓임을 받습니다. 
기가 막힌 하나님의 섭리이죠. 

◑그런데 이 부분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본문에서 바울이, 스스로 로마 시민권자라는 사실을 밝힌 부분입니다. 

그럼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은,
바로 사도행전 16장에 빌립보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바울은 빌립보에서 얼마나 매를 많이 맞았는지 
온몸이 피투성이 될 정도로, 온몸에 피를 닦아내야 할 정도로  16:33
심하게 맞았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런데도 그때 바울은, 로마 시민권자라고 밝히지를 않았습니다. 
만일 바울이 로마 시민권자라고 밝혔다면, 매를 맞지 않았을 겁니다. 
그리고 감옥에도 들어가지 않았을 겁니다. 

그러나 그때 바울은, 자신이 로마 시민권자라고 밝히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 바울은, 스스로 로마 시민권자라고 밝힙니다. 
왜 16장 빌립보에서는 밝히지 않고, 22장 예루살렘에서는 밝혔을까요? 

▲행16장 빌립보 감옥에서, 왜 바울은 자신이 로마시민권자 임을 밝히지 않았을까요?
이에 대해서는, 몇 가지 설명들이 있습니다.

1) 가장 쉽게는 '바울이 법을 잘 몰랐다'는 것입니다. 몰라서 억울하게 매맞았다는 거죠.
행16장 상황에서는, 법에 명시된 자신의 권리를 잘 몰라서 억울한 매를 맞았다가, 
거기서 비싼 대가를 치르고 학습효과를 얻은 후에, 
본문 행22장에서, 비로소 바울이 로마법적 권리를 사용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바울이 그 정도로 무식한 사람이 아니잖아요. 이 주장은 별로 설득력이 없습니다.

2) 혹자는 바울이 로마 시민권자 임을 스스로 밝히기를 꺼려했다고 주장합니다.
마치 일본 강점기에, 한국인이 일본 총독부를 도우면,
일본 시민권도 얻고, 일본 정부내에서 관직도 하고 그랬는데,
그게 한국인들 앞에서는 떳떳하지 못할 수도 있었다는 거죠. 극단적인 예지만 이완용처럼.

그러니 바울이, 로마 시민권을 꼭 필요할 때만 사용했다는 것이고,
평소에는 드러내지 않고, 스스로 감추었다는 것입니다. 

 

그럴 수도 있겠는데,
그러나 행16장의 빌립보 상황에서는, 그 도시가 '리틀 로마'이며,
그 도시에는 유대인들이 거의 살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회당도 없었어요.
그런 환경에서, 바울이 로마 시민권을 스스로 감추고, 매를 맞았을 이유가 하등 없죠.

3) 그래서 이제까지 가장 많은 사람들이 설명하는 바로는,
바울이 '그 간수장과 그 집안'을 구원하기 위해서, 
더 넓게는 '옥에 갇힌 사람들까지 전도하고 구원하기 위해서,
스스로 로마 시민권자임을 숨기고, 일부러 감옥으로 들어가서 ... 결국 매까지 맞았다는 거죠.

과거에 우리 나라에서도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전도하기 위해서, 
똑같이 노동자로 들어간 복음 사역자들이 있었듯이, 
바울이 일부러 매맞으면서까지, 자기 시민권을 숨기고, 빌립보 감옥에 들어갔다는 거죠.

 

그런데 제일 합리적인 추론은 아래 4) 입니다.  

4) 이렇게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바울이 '로마법을 어긴 자'로 고소를 당했기 때문에,
로마시민권이 소용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오늘날 외국인이 귀화해서 한국시민권을 가지고 있어도,
국내에서 한국의 실정법을 어기면, 상응하는 처벌을 받게 되어 있습니다.
법을 어기면, 시민권이 별 효력이 없는 거죠.   

빌립보에서 바울의 로마시민권이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던 것은,
고발자들이, 바울을 '법을 어겼다'고 고소했기 때문입니다.
 
이 주장에 대한 성경적 근거를 찾아보면,
1) '로마 사람인 우리가 받지도 못하고 행하지도 못할 (불법적인) 풍속을 전한다' 16:21

영어성경에는 not lawful 이란 말이 성경마다 다 들어가 있는데,   *헬, '우 엑세스티'
한글 성경에는 '불법적인'이란 말이 빠져 있습니다. 

그저 미풍양속을 해친 경범죄가 아니라,  
'로마법을 어겼다'는 거죠. 
고발자들의 거짓된 무고 였습니다만, 일단 사법당국은 바울을 '범법자'로 접수한 거죠.

'법적인/불법적인', 영어로 lawful/ unlawful 이란 표현이 신약에 약 30회 가량 나옵니다.
그때 당시 사회 사람들이 자주 쓰던 말이라는 거죠. 지금도 서구사회는 아주 '법적'입니다.

 

성경의 다른 용례를 보면,  *엑세스티
눅20:22 '우리가 가이사에게 세를 바치는 것이 옳으니이까 옳지 않으니이까 하니'
우리말 성경에 '옳다, 그르다'는 그저 도덕적 판단이지만

원어 성경에는 '법적으로 합법입니까, 불법입니까?'를 물은 것입니다. 
Is it lawful (엑세스티) for us to give tribute unto Caesar, or no? / KJV 

 

그러니 만약 예수님이 '불법이다' 라고 답했으면, 바로 로마법에 걸리는 거죠.
그들이 단순히 도덕적 판단을 물은 게 아니라, 로마법을 걸어서 질문한 것입니다.

반대로 예수님이 '합법이다' 했으면, 이제는 '율법에 걸리는' 거죠.
어떻게 해서든지 예수님을 법적으로 올가미를 씌우겠다는 질문이었죠.

바울도 본문에서 이 말(엑세스티)을 두 번이나 씁니다.  주2)

정리하면, 바울은 로마법을 어긴 자로 고소되었기 때문에,

로마 시민권자라도, 어쩔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범법자로 규정되어 매 맞고 갇힌 거죠.

 

2) 16:24 '그가 이러한 명령을 받아 그들을 깊은 옥에 가두고 그 발을 차꼬에 든든히 채웠더니'

위 구절에 '깊은 옥'에 가두었다는 것은, *inner prison
바울과 실라를 다른 일반 죄수들보다 더 중한 죄인으로 보았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엄격하게 처벌을 해서, 깊은 옥 inner cell 에 수감했습니다.
이것은 중죄입니다. 가벼운 죄라면 이렇게 안쪽 감옥에 넣지 않았겠죠.

이유는, 고소자들이 바울과 실라를 ‘로마법을 어지럽히는 자(사회 소요자)’
고발했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하면 국사범 취급을 한 거죠. (고소자들의 고발에 의하면) 

16:20~21 ‘이 사람들이 유대인인데 우리 성을 심히 요란하게 하여  
로마 사람인 우리가 받지도 못하고 행하지도 못할 풍속을 전한다 하거늘’

위에서 ‘행하지도 못할’은 which are not lawful 인데,  *헬, 우 엑세스티
여기서 말하는 법 law (노모스)은, 유대율법이라기보다는, 로마법을 뜻합니다.

중요한 것은 바울이 '법을 어겼다'는 고소였습니다. 법적 책임과 처벌을 물은 거죠.

그러니 로마 시민권이 소용 없었던 것입니다.

나중에 바울은 '로마 사람인 우리를 죄도 정하지 아니하고 
공중 앞에서 때리고 옥에 가두었다'고 나무라죠. 16:37

자세히 조사를 해 보지도 않고, 
고소자들의 말만 듣고, 바울과 실라를 매로 심히 친 것은, 빌립보 사법당국의 잘못이었죠.

그런데 바울이 이런 불이익을 당한 것은

당시 글라우디오 황제가 로마에서 유대인들을 다 내쫓는 칙령을 발표한 적이 있었는데,
그렇게 '리틀 로마'로 불리던 빌립보에서, 비슷한 '반유대인 정서'가 있었다고 보기도 합니다.

그러니 유대계-로마인이었던 바울이 억울하게 불이익을 당했다는 거죠.


예를 들면, 한국인 중에 미국 시민권자가 있는데,
미국에서 미국법을 어기면, 미국 시민권자라도 법적인 처벌을 받게 되어 있는 거죠.

그런데 본문 행22장에서, 바울이 로마 시민권자 임을 주장한 것은,
'내가 로마법을 어긴 적이 없다. 한 번 법리를 따져보자!' 라고 주장한 것이고,
천부장은 이를 받아들인 것입니다. 

바울이 천부장에게 말할 때 두 번이나 '법적이냐(엑세스티)?'는 말을 썼습니다.
우리 한국어 성경에는 정확하게 나타나지 않습니다.     주2)

결국 바울의 '법적 심사' 요청이 천부장에게 받아들여져서
얼마 후에 바울은 유대 땅 로마 정부가 있었던 가이사랴로 이송되게 되고,
거기서 벨릭스, 베스도 총독 앞에서 재판을 받다가,
로마 황제에게 상소해서, 로마로 가게 되죠. 

 

지식적인 내용이었습니다만,

깔끔하게 정리가 필요한 내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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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1) 천부장은 아마 글라우디오 로마 황제 때, 이 시민권을 샀던 것 같습니다.  
천부장의 이름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행23:26절에 보면, 천부장의 이름이 '글라우디오 루시아'라고 나옵니다. 23:26
자기 이름 앞에 '글라우디오' 라는 이름이 앞에 붙은 것을 보면,
글라우디오 황제 때 돈을 주고 로마 시민권을 샀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그래서 루시아는 황제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자기 이름 앞에 글라우디오를 붙인 겁니다. 


주2) 바울도 본문에서 이 말(엑세스티, 합법적인)을 씁니다.

22:25 '너희가 로마 시민 된 자를 죄도 정하지 아니하고 채찍질할 수 있느냐 하니'
원어에는 '죄도 정하지 않고 채찍질 하는 것이 합법적인 (엑세스티) 일이냐?' 

21:37에도 '바울이 천부장에게 이르되 내가 당신에게 말할 수 있느냐 (엑세스티)?' 

원어에는 '바울이 천부장에게 내가 합법적으로(엑세스티) 당신에게 말할 수 있느냐?'
체포당한 사람도, 말할 합법적 권리가 있는지 천부장에게 물어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