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수 기독교의 반성이 필요함 편집자 칼럼
‘거듭난 크리스천’이란 표식을 홍보하면서
미국 보수 기독교계의 지지를 받아 당선한 조지 부시 대통령은
너무나 실망스런 정치 지도력을 나타냈고,
그 결과, 지난 8년간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를, 큰 위험으로 몰아넣었습니다.
이번 기회에 미국 보수 기독교는 크게 반성해야 합니다.
특히 부시를 밀어주고, 그런 활동들을 통해 CEO적 영향력을 과시하려 하던
미국의 거물급 기독교 지도자들은... 부시와 함께 깊이 반성해야 합니다.
저는 부시 대통령이 ‘거듭난 크리스천’ 임을 의심하지 않습니다.
그럼 ‘거듭난 크리스천’인 대통령과
‘거듭난 크리스천’들인 미국 보수 기독교계가 실패한 원인이 무엇일까요?
우리가 거기서 얻어야 할 교훈이 무엇일까요?
▶‘미국 보수 기독교’의 기준이 무엇인지 쉽게 정의할 수 없지만
가장 보편적으로 거론되는 캐치프레이즈는 바로 이것입니다.
<낙태 반대, 동성연애 금지!>
그러니까 공화당 부시 정권에 두 번이나 패배했던 민주당은
낙태와 동성연애에 대해서 ‘좀 더 유연한’ 입장을 표방했던 것이고,
승리한 공화당은 낙태와 동성연애 이슈에 ‘보수적 입장’을 표방했던 것입니다.
소위 ‘바이블 벨트’라고 불리는 미국의 남부 보수 기독교인들은
지난 두 번의 미국 대선 때, 보수적 입장을 편 공화당을 적극 지지했습니다.
▶(제 오만과 편견적 시각으로 볼 때) 우려스런 것은
미국 보수 기독교인들이 ‘낙태와 동성연애 금지’만 표방하면
그 외 다른 모든 이슈에 대해서는, 아무 관심이 없는 듯 보입니다.
그래서 대테러전쟁(아프가니스탄)
이라크전쟁에도 계속 부시 행정부를 (보수 기독교인들이) 지지했습니다.
신자유주의 영향으로 미국을 포함한 세계가 빈익빈 부익부가 가속화되어도,
친 이스라엘 정책으로 중동에 자살폭탄테러가 증가일로에 있어도,
쿄토의정서 서명 반대로 세계의 기후 온난화가 가속되어도...
미국의 전례 없는 일방주의적 외교가 계속 진행되어도
대부분 여론에 동조했습니다. "No!" 라고 외치지 못했습니다.
그런 중대한 사안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이 알아서 해라’고 제쳐 놓고
오직 ‘낙태와 동성연애에 보수적 입장’만 표방하기만 하면
미국 보수 기독교인들은 공화당과 부시를 무조건 지지했습니다.
‘묻지마’ 식의 지지를 보낸 것입니다. 그것이 지난 8년간 세월입니다.
▶물론 그런 가운데 누구보다 미국인들이 가장 큰 고통을 당했습니다.
전 세계는 미국의 오만한 외교정책에 등을 돌리게 되었고,
미국 여권 소지자는 해외여행에서 테러의 표적이 되고 있습니다.
달러화의 가치도 떨어지면서, 경제도 흔들리고 있습니다.
중동은 물론 터키, 파키스탄까지 회교근본주의로 회귀하고 있습니다.
소련 연방 해체로 시작된 '팍스 아메리카나'는 어이없게도 20년도 못 가서
이라크 전쟁의 수렁에 빠지면서.. 그 막을 내리고 말았습니다.
그러다가 최근 터진 ‘미국 경제 파탄’으로
이제야 비로소 미국인들이 ‘도저히 안 되겠다’고 일어선 것입니다.
▶부시 집권 8년 동안 한국인들도 직접적 피해를 많이 입었습니다.
약 두 차례에 걸친 ‘북한 응징론’ 때문에 전쟁의 위협을 안고 살았습니다.
‘선제공격 설’, ‘쓸 수 있는 모든 카드가 있다’는 식의 발표가 나올 때마다
집을 팔고 미국으로 아예 이민 떠나는 사람들도 꽤 있었습니다.
이제 한국인이, 미국 국무장관이 누가 되느냐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오바마는 연설에서, 부시 정권 때 북한 핵 위협이 오히려 3배가 증가했다고
부시 행정부의 정책 실패를 공격했습니다.
부시는 강경책 일변도 정책으로 (곤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이후에 누그러짐)
한반도를 떨게 만들었습니다.
▶그 분은 그 분 나름대로 막중한 책임을 수행하시느라
얼마나 애를 많이 쓰셨겠습니까!
격려는 못 해 드릴망정, 비난을 한 것 같아서 죄송합니다만,
이 글의 주제는 누구를 비난하려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웃나라 역사에서 교훈을 찾자는 것입니다.
잘못하면 한국의 보수 기독교도 그 전철을 밟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보수 기독교도 사실 (공식적으로 확인은 안 되어도)
미국과 비슷하게 엄청난 잠재적 힘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한국 기독교의 ‘보수’라고 할 때
그 기준은 과연 무엇입니까?
성경의 무오설 등 신학적인 것 말고,
현실에서 ‘보수 기독교’라고 말할 때, 무엇을 그 기준으로 잡습니까?
하나는 술 담배를 금지하고, 주일성수와 십일조를 강조하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강력한 반공주의 노선입니다.
▶두서없는 이 글의 주제는
미국처럼, 보수 기독교 세력이 나라를 망쳐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아직까지 뚜렷하게 망친 적도 없습니다.
그러니까 진정한 기독교 보수 세력이 성공하려면,
국제 정세와 세계의 모든 흐름에 깨어있어야 하고,
미래를 정확히 내다볼 줄 아는 선지자적인 혜안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낙태와 동성연애에만 반대하면 그 외 나머지는 별 관심 없는 보수 기독교,
그것만 강력히 주장하면, 자기는 ‘보수 기독교인’이라고 자랑 할 수도 있습니다.
▶좀 더 극단적으로 말하면,
마귀는 항상 우리의 자랑, 우리의 장점, 우리의 강점을 통해 역사합니다.
낙태와 동성연애 반대는 성경에 확고한 바탕을 둔
정말 절대 타협할 수 없는 ‘보수적’ 가치입니다.
그러나 그것만 자랑하고 나아갈 때.., 미혹당할 수 있습니다.
미국과 약간 다르지만, 한국에도 ‘보수적 가치’가 있습니다.
그 가치를 자기가 잘 지킬 수만 있으면, 지키는 것은 좋습니다.
그러나 그 보수적 가치만 알고, 그것만 강조하고,
그 외 국제 정세, 경제 동향, 세상 돌아가는 이치 등
다른 모든 분야에는 모르쇠로 일관하거나, 수 십 년 전 구태에만 사로잡힌다면
보수 기독교가 앞으로 나라를 망칠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한국도, 미국처럼, 보수 기독교가 막강한 벨트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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