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히1장은 상당히 '인기 없는 장'입니다. 흥미로운 내용이 거의 나오지 않는 것 같습니다.
성경 통독을 할 때는, 이런 장은 그냥 빨리 빨리 읽고 넘어가 버립니다.
큐티를 할 때도, 상당히 난감한 장이고,
설교를 할 때도, 그냥 피해가고 싶고, 그냥 건너뛰고 싶은 장입니다.
그 이유는, 우리가 태생적으로 '너무 현실에 적합하게' 신앙생활 하기 때문입니다.
본문 히1장은, '예수님이 천사보다 뛰어난 분이시다'를 7가지로 논증하고 있는데,
그게 오늘날 나의 삶에는 .. 먹고 살고, 애들 키우고, 직장 생활하는 내게는.. 아무 상관이 없어 보입니다.
나의 실생활에 '교훈적인, 유익한' 어떤 내용도 담고 있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세상에서 기껏 1백년 살고.. 그 다음의 영원한 삶은 포기할 것입니까?
오늘은 내 통장 잔고에 잔액이 얼마 찍혀 있는가.. 하는 그 숫자가 중요하지만,
내가 결국은 모든 사람들이 가게 되는 그 길로 가는 날이 '분명히, 확실히' 올 터인데,
그때는 내 통장 잔액에 찍힌 숫자가 중요하지 않고,
본문 히1장의 내용, 즉 '예수 그리스도는 누구신가?' 하는 내용이 중요한 것입니다.
2절 '이 아들을 만유의 상속자로 세우시고 또 그로 말미암아 모든 세계를 지으셨느니라'
내가 믿는 예수님이 누구신가?
만유의 상속자이시고.. 만유, 즉 세상 모든 것을 상속 받으신 왕이요, 주가 되십니다.
하나님과 함께 온 세계를 지으신 창조주이십니다.
원래 기독교 신앙은, 이런 크시고 놀라우신 하나님, 예수님을
깊이 묵상하고, 찬양하고, 높이는 종교요 신앙입니다.
우리는 자꾸 실생활에 유용하고 실용적인 기독교를 추구할 수밖에 없는 존재들인데,
원래 기독교는, 내 삶에 실용적인 교훈을 찾는 종교가 아니라,
그 크시고 놀라우신 하나님을 묵상하며, 즐거워하며, 놀라고, 감격스러워하는..
그 가운데서 내가 살아갈 힘과, 용기와, 활력과, 의미를 찾고 얻는 종교입니다.
이 히브리서의 수신자들을 잠시 생각해 봅시다.
그들은 유대인으로 태어났고, 유대인으로 자랐으며 유대적인 교육을 받았고, 유대적 사고방식을 갖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 유대인들은 약속된 메시야인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구원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예수님이 구약에 약속된 수 백 가지 말씀을 성취하신 구세주이심을 알았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히브리서에는 유독 많은 구약의 구절들을 인용하고 있는 것이, 그게 유대인들에게 익숙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지금 삶에 딜레마가 생긴 것입니다. 그들은 지금 환란을 겪고 있습니다. 극심한 핍박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니 마구 신앙이 흔들리는 것입니다.
다시 유대교 신앙으로, 과거로 되돌아가고 싶은 겁니다. 그런 상황에서 지금 저자는 히브리서를 쓰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예수님이 누구신지, 지금 설명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현재 삶이 (네로의 핍박으로 인해) 너무 극심하고 어렵지만,
여러분이 믿고 섬기는 예수님이 누구시며,
여러분이 받은 구원이 얼마나 놀라운 것인지를 .. (구약)성경을 통해, 깊이 생각/묵상해 보라는 것입니다.
히브리서에는 누가 이 편지를 썼는지, 어디에 있는 히브리인들에게 썼는지가 명확하게 나오지 않습니다.
다만 히브리서에 기록된 내용으로 보아 구약과 유대인의 전통에 매우 정확한 이해와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추정됩니다.
또 예루살렘 성전에서 제사가 자유롭게 드려진 내용이 나오는 것을 보면
예루살렘 성전이 로마의 티투스 장군에게 파괴되기 전인 A.D. 64년-70년경에 기록된 것입니다.
그리고 히브리서는 신약의 구원의 교리에 대해서도 아주 깊이 있고 정확하게 알고 있어서
사도 바울이 쓴 편지로 보는 견해가 많습니다.
초대 교회가 세워질 무렵 기독교 신앙을 가지는 것은 로마 제국의 박해를 받는 상황이었고,
예수님을 받아들이지 않았던 유대교인들로부터도 심각한 공격을 받았습니다.
이런 핍박을 견디기 힘든 상황에서 다시 유대교로 돌아가려는 신자들이 생겨나자
유대교의 전통적인 예식과 율법은 언젠가 사라져 버릴 것이며
어떤 상황에도 변하지 않고 효력이 있는 예수님을 통한 신앙을 붙들고,
구세주 예수님에 대한 믿음의 확신과 장래의 소망을 안겨 주기 위하여
히브리서를 기록한 것입니다.
히브리서는 “모든 것 위에 뛰어 나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우월성”을
바르게 가르쳐주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히브리서에는 예수님이,
인간이 하나님 앞에 나아가는 길을 열어주시는 중보자인 대제사장직의 역할을
하시는 분으로서 영원하신 분이심을 알려줍니다.
히브리서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전체 13장중에
1~10:18절까지 예수님은 어떤 분이신가 하는 교리적인 부분이 나오고,
10:19~13장 끝절까지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 인내하면서 예수님을 믿는 생활에 대한
실제적인 권면의 말씀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신약의 서신서 중에서는 바울이 쓴 것이 먼저 등장하고 (로마서~빌레몬서까지 총13권) 그 다음에 나오는 서신들은 바울이 쓰지 않은 서신들인데, 일반서신 이라고 불러요.
그 중에서도 히브리서는 저자가 좀 애매합니다.
히브리서 다음에 나오는 야고보서, 베드로전후서, 요한서신서, 유다서는 누가 썼는지 확실합니다.
그런데 히브리서 만큼은 누가 썼는지 아직까지 불확실합니다.
혹자는 바울이 썼다 라고 주장하는데, 그 이유는 마지막 부분에 13:23절에 '우리 형제 디모데가 놓인 것을 너희가 알라 그가 속히 오면 내가 그와 함께 가서 너희를 보리라' .. 이건 디모데와 가까운 바울이 히브리서의 저자라는 증거입니다.
그렇지만 또 다른 주장은, 바울은, 자기가 쓴 모든 서신 앞에, 자기를 밝히고 있어요. 그런데 유독 히브리서에는 그게 없단 말이에요. 그래서 바울이 쓰지 않았다고 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저자가 바울이냐, 아볼로냐, 바나바냐.. 이런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들에게 성경을 기록하도록 영감을 주신 하나님이십니다.
그 점에 초점을 맞출 때, 저자가 누구인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입니다.
또 중요한 것은, 이 책이 정경(캐논)에 포함될 정도로 그 내용이 우수하고 훌륭하다는 점입니다. 저자가 불확실한 데도, 정경에 포함되었어요. 성경은 성경 자체가 자신의 정경성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누가 썼는지는 불분명하지만 그러나 그 당시에 사도바울 또는 그에 필적할만한 신앙의 정통성을 가진 사람이 하나님의 감동으로 쓴 것이 분명하다 라고 보는 거죠.
그러니까 <히브리서>는, 그 당시에 정말 여러모로 핍박 가운데 있던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에게 믿음으로 하나님을 계속 믿고 신뢰하며, 특히 배도하지 말 것을 권면하는 책입니다.
그래서 히브리서를 크게 2부분으로 나누면 1장~ 10:18절까지 대부분의 내용이 뭐냐면 '예수님은 누구신가?' 한 마디로, 하나님의 아들로서, 모세보다, 천사보다 뛰어나시며 믿을 만한 분이시다..는 논지죠. 그 사실을 구약성경을 통해서 논증합니다. 수신자인 유대인들은 모두 구약에 능하니까요.
10:19절부터 ~ 마지막 13장 끝까지는 이제 현실적인 조언을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박해 가운데서, 이 어려운 상황 가운데서 어떻게 신앙을 유지하며, 어떻게 하나님을 믿고 살아갈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