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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없음/2007

고양이를 내쫓았더니...

LNCK 2007. 1. 12. 11:24

 ◈고양이를 내쫓았더니...

 

 

길르앗의 아내도 아들들을 낳았더라 아내의 아들들이 자라매 입다를 쫓아내며 그에게 이르되

너는 다른 여인의 자식이니 우리 아버지 집 기업을 잇지 못하리라 한지라  삿11:2

 

우리가 양을 지키는 동안에 그들이 우리와 함께 있어 밤낮 우리에게 담이 되었음이라

삼상25:16

 

 

그가 필리핀의 어느 셋집에 살던 때다.

밤중이나 새벽에 늘 뒷마당에 찾아와서 단잠을 깨우는 애물단지가 있었으니

다름 아닌 떠돌이 고양이 두 마리였다.

 

“앵애 앵애” 하고 우는 소리가 뭘 먹을 것을 달라고 애원하는 것 같은데,

아마 앞서 살던 세입자가 고양이를 좋아해서 먹을 것을 주었던 것 같았다.

 

그런데 정서가 메말라 평소에 애완동물을 멀리하던 그는,

뒷마당에 나가 싸리 빗자루를 휘두르며 아무리 고양이를 내쫓아도

녀석들은 좀처럼 말을 듣지 않았다. 다시 돌아와서 "앵애 앵애"

 

그러던 하룻저녁, 묘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고양이는 물을 싫어한다던데, 물을 한 바가지 끼얹어 보면 혹시...’

 

예상은 그대로 적중했다.

바가지를 들고 나오는 그를 보고, 뭔가 먹을 것을 기대했던 고양이들은

도리어 물세례를 받고 황급히 어디론가 줄행랑을 쳤다.

'나는 얼마나 현명한 사람인가!' 그는 스스로 우쭐했다.

 

그 뒤로 고양이들은 다시는 찾아오지 않았다. 그 집에 사는 동안 영원히!

그는 며칠간 편안한 잠을 잘 수 있었다.

 

 

그런데 얼마 안 가서 다른 불청객들이 찾아왔다.

“달그락 달그락, 사각 사각”

다름 아닌 쥐 가족이었다.

 

이 친구들은 몸집도 작아서 허술한 필리핀의 문틈과 창문 틈을

마음대로 드나들었다.

부엌에까지 침입해서 음식을 약탈해갔다.

음식보다 더 신경쓰이는 것은 '위생 문제'였다.

 

집에 들어온 쥐를 잡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특히 냉장고 뒤, 장롱 뒤로 숨어버리면 끝장이다.

 

일꾼을 불러서 큰 난리를 치르며 쥐를 한바탕 소탕하고,

쥐들이 다시 못 들어오게 허술한 문틈과 창문 틈도 모두 단단히 틀어막았다.

 

그런데도 빨래 할 때 부엌문만 잠시 열어놓으면, 그 틈을 타서 즉시 들어왔다.

밖에서 굶어죽느니, 집안에서 먹고 죽자는 심보인 것 같았다.

 

‘왜 전에 없던 쥐들이 생겨서 이 난리를 칠까?’

.

.

. 

‘아하! 고양이가 떠나니 쥐들이 생기는구나!’

 

그러나 아무리 그리워해도, 한 번 떠난 고양이들은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너무 매정하게 내 쫓았나?’     

그 집에 사는 동안에는, 그는 내내 쥐들과 전쟁을 벌이며 살 수 밖에 없었다.

 

고양이를 돈 주고 사면 되지 않느냐구요?

누가 키울건데요?                                                                                           <김지윤

 

 

 

◑이를 빼고 나서  (이종효 님의 글)

 

 

평소에 사랑니와 어금니에 통증이 있었고, 음식을 먹을 때 늘 불편했었다.

스트레스 탓인지 잇몸이 약해진 관계로, 이참에 사랑니와 어금니를 빼 버렸다.

'앓던 이가 빠진 느낌이 이런 것이구나!' 참 후련하고 시원했다.  

 

그런데 이가 빠지니 생각지 못한 불편함이 생겼다.

찬양 부를 때 음이 새고, 성경 봉독 때에도 발음이 명확하지 않았다.

 

어떤 성도가 속을 많이 썩이면

‘차라리 다른 교회로 나가 주었으면 좋을 터인데...’

 

아프던 이가 빠지면 지긋지긋한 통증이 없어 시원하기는 해도

빈자리가 허전하고 다른 불편한 점이 생기듯이,

속 썩이던 성도가 떠난 자리도 표시가 많이 난다.

 

목회는 치아관리와 비슷하다. 비록 심한 통증을 주는 치아라도,

쉽게 뽑아 버리지 말고 잘 치료해서 쓰는 편이 훨씬 더 나은 것 같다.

 

 

▶쇠뜨기도 쇠한다.

지난 봄, 여기저기에 농촌에 소재한 우리 집 근처(일명 갈릴리 마을)를 뒤덮어버릴 듯

'쇠뜨기'라는 풀이 극성스럽게 자랐습니다.

언덕과 밭과 논에 마치 벼가 자라듯이 새파랗게 자라던 쇠뜨기.

 

한줄기 뽑아내면 금새 그 자리에서 두 세 개가 자라 나오던 쇠뜨기와

한바탕 전쟁을 치르다가 결국에는 "에라, 모르겠다." 포기했었습니다.

 

그랬더니 여름 더위와 함께 그 기세등등하던 쇠뜨기들이 시들시들하더니

가을이 된 지금은 거의 사라졌습니다.

그래서 제가 명언을 하나 만들었습니다. “쇠뜨기도 때가 되면 쇠한다!”

 

특히 비가 오고 나면 집 주변과 운동장에 어느새 우거진 풀. 풀. 풀.

우리 집은 앞뒤로 풀 속에 완전히 묻혀버렸습니다.

뽑아도, 뽑아도 끝이 없습니다.

이쪽을 뽑으면 저쪽이 우거지고, 저쪽을 뽑다보면 벌써 이쪽은

풀숲이 되어 버립니다.

 

그래서 독한 제초제를 뿌리지 않고 풀을 없애는 좋은 방법은 없나 해서 인터넷을

뒤져보았더니, 7, 8월 햇볕이 뜨거운 여름에 풀은 두 배로 빨리 자라다가

찬 기운이 돌면 금새 풀이 성장을 멈추고 쇠한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그냥 내버려두어도 때 되면 없어진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성장이 멈추고 더 이상

풀이 자라지 않는 초가을부터 벌초를 시작한다고 합니다. 

"잡초도 때 되면 쇠한다!"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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