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상담학 교수였던 시골 아낙들 정태기박사 치유집회 녹취 #4
다 크게 울며 바울의 목을 안고 입을 맞추고 행20:37
하나님은 내(정태기 박사)가 일평생 상담사역을 하도록
일찍부터 특별한 조기교육을 시키셨는데,
2~7살 경험이 일평생 중요하다는 그 시기에,
나는 매우 중요한 ‘상담자가 되는 훈련’을.. 어머니 등에 업혀서 체험하게 되었다.
▲아버지가 외도로 집에 안 들어오시니까, 어머니가 울분을 가끔씩 폭발하셨다.
제가 어릴 때, 아버지가 두 집 살림을 하셨다.
어머니는, 집에 들어오지 않는 아버지를 생각하면서 밤새 심기가 불편하셨는지,
새벽이면 동이 트기도 전에, 밭으로 일을 나가셨다.
밭에서 하루 종일 호미질을 하면서 일에 열중하다보면
아마 남편의 외도로 인한 괴로움을.. 다 잊어버릴 수 있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어머니는 새벽에 나가셔서, 종일 밭에서 일하시다가 밤에 귀가하셨는데,
두 주간에 한번 정도, 심야 시간에,
어머니는 그 분함을 못 참고... 한번씩 ‘발작’을 일으키셨다.
우리 집에는 형, 나, 남동생, 여동생.. 이렇게 4자녀가 있었는데,
어머니는 한 밤 중에 꼭 넷 중에 나만 들쳐 업고 집을 나가셨다.
우리 형제간이 밤에 자다가 깨보면, 어머니가 곁에 없을 때가 있다.
그러면 다른 형제들은 울다가 지쳐서 다시 자는데, 나는 달랐다.
나는 자다가 엄마가 없으면, 온 동네를 “엄마, 엄마!” 소리쳐 울면서 찾아다녔다.
그래서 엄마는 온 동네 시끄럽게 하기 싫어서,
네 자식 중에 꼭 ‘나’를 들쳐 업고 나가야 했다.
▲1. 펀달래 할매
그가 펀달래 골에서 왔는지, 어쨌든 동네 사람들은 그를 ‘펀달래 할매’로 불렀다.
그는 우리 엄마보다 겨우 3살이 많았는데, 동네 사람들은 ‘할매’라고 불렀다.
우리 어머니가 속상하면 가장 먼저 찾는 사람이 바로 펀달래 할매였다.
나를 등에 들쳐 입으신 어머니는, 펀달래 할매집 싸리 대문 바깥에서
동네 사람들 안 깨게 나지막한 목소리로 “성님, 성님!”하며 그를 불러냈다.
할매는 잠귀가 밝아서 금방 옷을 주섬주섬 입으면서 마당으로 나왔다.
나를 업은 어머니는, 펀달래 할매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서럽게 우는데,
“성님, 성님, 나 못 살것소.., 성님, 나 (분해서 도저히) 못 살것소!” 하며 울었다.
그러면 펀달래 할매도 우리 어머니를 끌어 잡고 같이 통곡을 터뜨리기 시작한다.
“누가 우리 동생을, 누가 우리 동생을 이렇게 만들었어..?”
하며 우리 어머니보다 더 서럽게 울어댔다.
고요한 달빛 아래 두 사람은
한 없이 서로 부여잡고 울다가,
또 얘기하다가
또 같이 울다가
또 얘기하다가를 반복했다.
어린 나도 우리 어머니 등에서 자다가 깨다가, 자다가 깨다가 했다.
어떤 날은 새벽까지 그 ‘상담’이 계속되었다.
그러다가 마음이 풀리면... 어머니는 그제야 집으로 돌아갔다.
그 상담효과는 약 1~2주간 지속되었다.
▲2. 미찬이 어메
하루는, 어머니가 다시 견딜 수 없어 했다.
낮에는 밭일 하느라 잊고 있다가, 꼭 밤중에 가슴앓이(발작)가 나타났다.
어머니는 얼른 나를 들쳐 업으셨다.
펀달래 할매 집에 또 가기는 미안하고,
이번에는 어머니 동갑인 ‘미찬이 어메’ 집으로 간다.
대문 밖에서 두 어 번 부르면, ‘미찬이 엄마’도 밖으로 나온다.
“미찬이 어메 나 못살겠네, 미차니 어메 나 (속상해서) 못살겠네!”
그러면 그의 반응은 펀달래 할매와 전혀 딴판이다.
미찬이 엄마는, 우리 엄마 이야기를 들으면
그 자리에서 발을 동동 구르면서 이를 간다. 그러면서 엄청난 욕을 해 댄다.
“그 오살할 녀ㄴ, 그 육실할 녀ㄴ, 귀신은 그 녀ㄴ 안 잡아가나?”
그는, 우리 어머니가 내야 할 분노와 욕을
자기가 알아서 대신 내주는 것이다.
팔팔 뛰고, 이를 갈고, 욕을 해대며, 그렇게 어머니 대신 화를 표출해 주었다.
그러다가 새벽이 되면, 해소가 되었는지, 어머니는 집으로 돌아가셨다.
▲3. 질남이 어메 (길남이 엄마)
한 두 주가 지나서, 또 분노와 화가 쌓이니까
자다가 벌떡 일어나, 어머니는 나를 들쳐 업고, 이번에는 질남이 어메 집으로 간다.
“질나미네 어메, 질나미네 어메” 부르면, 그가 밖으로 나온다.
길남이 엄마는, 우리 엄마보다 2살 아래여서, 우리 어머니를 “성”(형)이라 불렀다.
질나미네 어메도 펀달래 할매와 비슷한 스타일이었다.
그는 땅바닥에 주저앉아서, 우리 어머니 다리를 부여잡고
우리 엄마보다 더 서럽게 울어주었다. “누가 우리 성을... 누가 우리 성(형)을...”
▲병약했던 우리 어머니가 오래 사신 이유
그들이 우리 어머니를 위해, 우리 어머니와 함께
그렇게 서럽게 같이 울어준 것은,
동병상련했던 당시 한국 문화적 요인도 있었지만,
우리 어머니 건강이 좋지 않다는 것이 온 동네에 소문이 퍼져서
‘금년? 내년?’ 하며, 모두 우리 어머니가 곧 죽을 줄 알았기 때문이었다.
밭일 하다가도 늘 속이 아프다며 쉬시고, 식사도 제대로 못 드시는 것을 보고,
의사는커녕 약도 변변치 않는 남도 외딴 섬마을에서
누구라도 지병(오래 끄는 병)이 생기면... 별다른 방도가 없었다.
그냥 죽을 수밖에 없었다.
마을 사람들이 다들 곧 죽을 것 같다고 말하던 우리 어머니가
오래 오래 사시다가 76세로 소천하셨다.
나는 미국에서 상담학 공부를 하면서 깨달았다.
병약했던 우리 어머니가 살 만큼 산 것은
펀달래 할매, 미찬이 어메, 질남이 어메, 세 여인 덕분이라는 것을!
이 세 여인을 통해 ‘상담학적 치유효과’가 있었던 것이다.
만약 그 세 사람이 없었더라면, 아마 일찍 요절하셨을 것이다.
▲목장에서 펀달래 할매, 미찬이 어메, 질남이 어메를 만나야!
내과 계통의 지병을 앓던 우리 어머니...
남편의 외도로 빚어진 심한 정신적 충격, 그로 인한 발작...
의사가 살린 게 아니었다.
보약이 살린 게 아니었다.
어떤 신약이 살린 게 아니었다.
펀달래 할매, 미찬이 어메, 질남이 어메가 훌륭한 상담자가 되어주었다.
어머니는 그들을 통해 <내적치유>를 받으셨던 것이다.
마음이 치유되니, 몸도 덩달아 건강해졌다.
오늘날 우리도 마찬가지다.
내 주위에서 펀달래 할매, 미찬이 어메, 질남이 어메 같은 사람을 만날 수만 있다면,
내 인생은 결코 쓰러지지 않는다. 그냥 주저앉지 않는다.
여러분, 목장(일종의 cell group)이 추구하는 방향이 바로 이것이다.
펀달래 할매, 미찬이 어메, 질남이 어메 같은 사람을 만나는 곳이 바로 목장이다.
-내 마음을 진정으로 알아주는 사람,
-내가 탁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사람,
-나를 위해서 울어주는 사람들,
-내가 발산할 화를 함께, 대신 발산해주는 사람...
그런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 곳이,
그런 사람들을 만나야 하는 곳이... 바로 목장이다.
▲어머니 등에 업혀 상담교육을 받고 자랐다.
상담학을 공부하면서 차츰 깨달았다.
내(정태기 박사)가 내담자와 상담을 진행하는 중에.. 불현듯 깨달았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가 펀달래 할매, 미찬이 어메가 되어 있었다.
또 어느 때는 질남이 어메가 되어 있었다.
미국에서 상담학 박사가, 공부하는 제게 이렇게 말해 주었다.
“너는 어릴 적 그 세 여인으로부터 배운 상담기술(조기교육)이
네 상담기법의 기반을 이루었다!”
‘나는 어린 시절부터
가장 위대한 상담스승을
세 분이나 모시고 살았구나!’
나는 공부를 계속하면서 깨달았다.
‘어떤 세계적인 상담학 대가요, 학자도,
이 펀달매 할매를 능가하지 못한다는 것을!
미차니 어메나 질남이 어메를 절대 뛰어넘지 못한다는 것을!’
▲상담학은 기술이 아니다. 이론이 아니다.
-내담자의 아픔을 뜨겁게 함께 아파해 주는 것!
-그 진실한 사랑,
-그 뜨거운 기도,
-하나님의 성령의 만지심의 통로로 내가 쓰임 받는 것...
이것들이 바로 최고의 상담이다.
-펀달래 할매처럼 더 서럽게 울어주고,
-미찬이 어메처럼 발을 구르며 같이 분노(위로)해 주고,
-질남이 어메처럼 내담자의 다리를 붙잡고 함께 울어주는 것
그가 세계 최고의 상담자이다.
▲치유는... 들어주는 것이다.
치유는... 내가 아는 것을 강의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아는 것을 얘기해 주는 것이... 치유가 아니다.
치유는... 처음부터 끝까지... 듣는 것이다.
사람은.. 자기 얘기를 많이 많이 쏟아 내어놓으면... 스스로 치유 받게 되어 있다.
여러분, 들어주는 것처럼 어려운 것이 없다.
상담자는, 내담자의 이야기를 1시간 반, 어떤 때는 2시간을 내리 계속 들어준다.
내담자가 스스럼없이 얘기하도록 물꼬를 터 주는 것이
뛰어난 상담자의 기술이다.
내담자가 오래 동안 자기 이야기를 하고 돌아갈 때... 이렇게 말한다.
“교수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자기가 실컷 혼자 얘기해 놓고, 나는 한 마디도 안 했는데...’
사실은 자기 얘기를 잘 들어줘서 고맙다는 말이다.
나는 그에게 한 마디 말을 안 했지만,
여러분, 꼭 말해서 뭘 가르치려고 안달하지 마시라.
그냥 묵묵히 그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
그 때 나는 한 마디도 안 했지만, 이미 혼으로 모든 말을 다 한 것이다.
목자는,
상처 입은 사람의 얘기를
눈으로 들어주고
고개로 들어주고 nodding
침묵으로 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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