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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운석 선교사 병상일기 P3 2012~3년
고 허운석 선교사님은
2007년 11월에 폐암 2기가 발견되었고
2010년 1월에 재발하여 (재발하면 치명적이라 합니다)
2013년 9월에 하나님의 부름을 받아 소천하셨습니다.
허선교사님의 병상일기를
2010년, 2011년, 2012년
3회로 나누어 소개해 드립니다.
출처 : 허운석 저 『그리스도만 남을 때까지』 두란노출판사
2012년 1월 10일
장 상태가 심상치 않은 것 같아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다.
CT 촬영과 전신 뼈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피가 마르는 것 같았다.
내 곁에는 딸 수산나가 있었다.
어떤 결과이든 수산나 없이 혼자 듣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처음 엄마의 암 재발 소식을 듣고 그 자리에 주저앉아 펑펑 울었던 수산나.
또다시 엄마가 아프다는 소리를 듣지 않게 하고 싶은데….
내 이름이 호명되고, 나는 진료실로 들어갔다.
컴퓨터 화면을 보고 있는 의사 선생님의 얼굴이 심히 어두웠다.
“선교사님, 암세포가 장으로 전이되었고, 장이 유착되었습니다.
폐 상태도 그리 좋지 않군요. 다시 항암 약을 주사로 바꿉시다.”
의사 선생님은 심각하게 이야기를 했다. 나는 온통 수산나의 반응만 살폈다.
또 충격을 받아 이 아이까지 아프면 어쩌나 그게 가장 신경이 쓰였다.
다행히 수산나는 의젓했다.
나는 결과를 듣고 그냥 담담히 진료실을 나왔다.
지구상에 있는 모든 악귀들이 내 앞을 지나가며 비웃는 것 같았다.
나에게 또 다른 십자가가 주어지는구나 싶었다.
이제 요동하지 않고 주님이 주시는 평안과 안식으로 마음의 안정 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내 마음을 어루만져 주시는 주님의 은혜가 크고도 놀랍다.
검사 결과를 목 빠지게 기다리던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다.
내심 완치를 기대했을 남편에게 나는 담담하게 암이 장까지 전이 되었음을 알렸다.
남편은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다.
못난 아내 때문에 등골이 빠지겠다 싶었다.
나를 위해 기도하고 섬겨 주었던 사랑하는 가족들, 교인들,
아마존의 형제자매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밤이 되니 내 물건을 어떻게 정리하면 좋을지 고민이 되었다. 갑자기 마음이 부산해졌다.
이제 이 삶을 정리할 때가 된 것 같았다. 이제 주님께 돌아가는구나 싶었다.
이런 때일수록 나는 매우 현실적으로 변한다.
한국에서의 관계들, 아마존 신학교와 형제자매들,
파송교회와의 관계 등 정리해야 할 것들이 수없이 많았다.
삶을 정리하는 일은 매우 현실적이었다.
수산나에게 모든 것을 일임하려고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딸에게 꺼냈다.
우리 모녀는 현실을 직시하며 담담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주님께 기도했다.
“주님, 나는 아마존에서 죽고 싶습니다. 꼭 아마존에서 눈을 감을 수 있게 해주세요.
그리고 너무 큰 고통으로 정신 못 차리다가 죽고 싶지 않습니다.
견딜 만한 고통을 허락하셔서 말짱한 정신으로
아마존의 형제자매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눌 수 있게 해주세요.”
또 하나의 은총의 문이 열리고 있음을 느낀다.
이전보다 더 영롱한 주의 사랑이 내 영혼을 밀고 들어오신다.
내 영혼이 주님이 주시는 평안과 안식으로 편안해진다.
2012년 1월 12일
아들 지훈이가 시편 31편을 읽어 주었다.
1.여호와여 내가 주께 피하오니 나를 영원히 부끄럽게 하지 마시고 주의 공의로 나를 건지소서
2.내게 귀를 기울여 속히 건지시고 내게 견고한 바위와 구원하는 산성이 되소서
3.주는 나의 반석과 산성이시니 그러므로 주의 이름을 생각하셔서 나를 인도하시고 지도하소서
4.그들이 나를 위하여 비밀히 친 그물에서 빼내소서 주는 나의 산성이시니이다
5.내가 나의 영을 주의 손에 부탁하나이다 진리의 하나님 여호와여 나를 속량하셨나이다
21.여호와를 찬송할지어다 견고한 성에서 그의 놀라운 사랑을 내게 보이셨음이로다
22.내가 놀라서 말하기를 주의 목전에서 끊어졌다 하였사오나 내가 주께 부르짖을 때에
주께서 나의 간구하는 소리를 들으셨나이다
23.너희 모든 성도들아 여호와를 사랑하라 여호와께서 진실한 자를 보호하시고
교만하게 행하는 자에게 엄중히 갚으시느니라
24.여호와를 바라는 너희들아 강하고 담대하라
1월 15일
흐르는 눈물 속에 끝없는 기쁨과 평안이 임재한다. 이것은 어떤 종류의 기쁨일까?
참으로 힘든 순간들마다 주님이 곁에 계셔 주신다. 약속을 이루어 주신 하나님, 감사합니다.
1월 21일
항암 치료를 한 지 오늘로 5년이 되었다.
내 몸뚱아리는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고, 혼만 덩그러니 남겨진 듯하다.
나에게 남은 것은 오직 주님뿐.
1월 24일
약효가 떨어졌는지 다시금 장과 폐에 불편함이 느껴진다.
주님께 돌아갈 날을 기다리며 내 삶 가운데 정리할 것들을 하나하 나 생각한다.
수산나와 지훈이의 어릴적 사진들을 슬라이드로 만들어
나중에 태어날 손주들에게 보여 주고 싶다. 아마존 사역을 생생하게 비디오로 남기고 싶다.
1월 25일
주님, 내가 죽든지 살든지 나는 주님께 속하였나이다.
1월 31일
예기치 못한 슬픔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눈에는 눈물이 이슬처럼 맺혀 있다. 남편 때문에 그런 것 같다.
그에 대한 연민과 그와 함께했던 내 삶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 니 가슴이 아려온다.
2월 2일
이해인 수녀님의 병상 일기를 읽으면서 눈물이 폭포수가 되어 흘 렀다.
투병을 하며 삶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값지게 경험한 복된 이들이 여!
사랑하는 이들과 보낸 시간들을 들여다보며 울고 웃는다. 남편 김철기 선교사를 두고 떠나는 것이 슬프다.
늘 목이 메어 말을 못 맺는 그를 생각하니 미안한 마음을 금할 수 가 없다.
또 이렇게 아파서 너무 많이 미안하다.
2월 9일
항암 치료는 나의 영혼을 메마르게 만든다. 정말 힘겨운 싸움이다. 시편 66:10-14의 말씀을 묵상했다.
내가 건너야 할 강과 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님이여 주께서 우리를 시험하시되 우리를 단련하시기를 은을 단련함같이 하셨으며
우리를 끌어 그물에 걸리게 하시며
어려운 짐을 우리 허리에 두셨으며 사람들이 우리 머리를 타
고 가게 하셨나이다 우리가 불과 물을 통과하였더니
주께서 우리를 끌어내사 풍부한 곳에 들이셨나이다
내가 번제물을 가 지고 주의 집에 들어가서 나의 서원을 주께 갚으리니
이는 내 입술이 낸 것이요 내 환난 때에 내 입이 말한 것이니이다
주님께 갈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기쁘다.
내 삶의 흔적을 잘 정리하고 싶다.
그동안 나의 5년간의 투병생활이 온 가족의 믿음을 굳건하게 만들었다.
이보다 더 큰 은혜가 어디 있을까?
2월 12일
아마존 인디오 형제들은 끊임없이 죄를 범한다.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우리는 온 마음과 몸이 초토화가 된다.
절망하고 또 절망하고, 이 무거운 짐을 우리가 과연 지고 갈 수 있 을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간신히 버티고 있는 나에게 자꾸 시련을 주실 때마다 나는 울고싶다.
언제 이 형제들을 온전한 주님의 사람으로 세울 수 있을까?
하지만 나 역시 주님을 항상 가슴 아프게 했으니 나는 주님을 원 망할 자격이 없다.
이 순간에 남편을 위해 기도한다.
“주님, 남편 김철기 선교사를 기억해 주십시오.
만 가지 고통을 이겨 내게 해 주십시오. 오! 부활이신 나의 주님이시여,
우리는 당신이 주신 용서로 사랑을 잉태하여 견고한 사랑의 성벽 을 만들고자 합니다.
우리는 그 안에 들어가 당신의 긍휼을 노래하며 당신의 자비의 그 늘 아래 쉬렵니다.
이 사랑의 줄을 누가 끊겠습니까?
형제의 허물을 지고 당신께 용서를 청하는 눈물 속에 당신의 생명 이 담겨 있으니
죽음을 이기신 사랑의 생명이 사단의 정죄와 폭행의 튼튼한 이를 부술 것입니다.
당신의 나라는 용서요 사랑입니다.
당신께 받은 용서를 헤아려 알도록 형제의 허물을 위하여 우는 눈물을 주셨나이다.
우리의 삶 가운데 용서와 사랑이 없으면 믿음의 뿌리가 썩는다는 것을 압니다.
아! 주님, 이것이면 충분합니다.”
3월 25일
항암 치료를 받으며 타는 듯한 고통에 온몸이 부서지는 것 같다.
내 입에서 “주님, 가능하면 빨리 죽여 주세요”라는 말이 자꾸만 흘 러나온다.
홀로 신음하며 고통을 참는다. 고통과 싸운다. 육신의 몸을 빨리 버리고 싶은 마음뿐이다.
몸이 아파 괴로울 때 몸은 저절로 주님을 반역한다. 온갖 불평을 털어 놓는다.
주님은 인색하며 인자가 없으시다고 소리친다.
5월 27일
주님을 따라 나서는 길은 왜 이리도 좁고 협착한가!
주님이 아니시면 누가 이 길을 찾아갈 수 있단 말인가? 죽음으로 이르는 이 길을 누가 가려 할까?
주님을 만나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이 지독한 여정을 누가 하려 하겠는가?
6월 4일
남편 김철기 선교사가 아마존으로 돌아가는 날이다.
얼마나 가슴속으로 눈물을 흘릴까 생각하니 마음이 짠하다. 공항까지 한 집사님이 동행해 주었다.
그분은 모두가 나를 떠날 때 내 곁에 남아 함께해 주었다. 바보된 나를 바보라고 멸시하지 않았다.
5년 넘게 내 곁에서 연약한 나를 돌보아 주었다.
비위도 약하고 여린 사람이 암 센터는 아무렇지도 않게 들락날락 한다.
그분에게서 사랑의 위대함을 본다. 한결같이 내 옆에서 해맑게 웃어 준다. 고마운 한 집사님.
7월 2일
아마존 형제들의 사진을 보니 그리움이 사무친다. 가족들도 보고 싶다.
요즈음 부쩍 통증이 심해졌다. 견디기가 몹시 힘들다. 이제는 어디 가서 설교하는 것이 자신이 없다.
몸이 견디지를 못해 비명을 지르는 것 같다.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생각에 마음이 부풀다가도
이 땅에 남을 남편과 수산나와 지훈이를 생각하면 한없이 눈물이 흐른다.
그저 미안한 마음을 가눌 길이 없다.
7월 7일
항암 치료를 하면서 육신적으로는 아무 말씀도 들리지 않지만 믿음의 귀로 주님의 음성을 듣는다.
의인은 믿음으로 산다 하셨다. 믿음으로 고통을 이겨 내려 한다.
때마다 “주님, 족합니다!”라고 고백하고 또 고백한다.
서럽게 울어 본다.
7월 19일
통증이 하루가 다르게 심해진다.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
오늘은 눈물이 난다.
서럽게 울어본다
7월 21일
통증으로 시달리다 보니 마음이 먹먹해진다.
이제는 누구에게도 아프다는 말을 할 수가 없다. 눈물도 꾹꾹 참는다.
이제 나의 삶이 얼마 안 남았다는 것이 느껴진다.
오직 주님께서 모든 것을 아시고 인도하시리라 믿는다. 주님을 만나기 위해 기다리는 이 시간….
통증을 감당할 수 있게 해달라고 주님께 기도한다.
7월 23일
검사 결과를 들으러 병원에 갔다.
차도가 없이 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단다.
내심 상태가 더 나빠져서 좀 더 강한 약을 쓰기를 바랐다.
어떻게 해서든지 고통을 덜어 보고 싶어서다.
한 어린아이가 항암 치료가 힘든지 서럽게 운다.
그 모습을 물끄러미 지켜보았다.
아가야, 우리 이 고통을 이겨 내자꾸나.
7월 24일
내가 무엇이관대 주님이 이토록 나를 사랑하시는가!
주님의 깊고 깊은 사랑은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오시며 자신을 알리시는가?
주님은 죄인된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온갖 모욕과 수모를 당하 셨다.
우리를 사랑으로 감싸시고 십자가에 매달리셨다.
그 사랑을 받은 우리는 어리석게도 자신의 유익만 구한다. 남을 정죄하고 남의 흠집을 찾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우리 안에 용서와 배려와 사랑이 있기를….
7월 27일
주님, 정말 견딜수 없는 고통입니다. 그 고통을 가늠할 수가 없습니다.
누구에게 이 고통을 하소연할 수 있겠습니까.
당신께 수만 번 외치고 주님 곁에 가기를 그렇게 소원했건만 나는 아직도 고통 중에 있습니다.
주님, 눈물이라도 펑펑 쏟아지면 좋겠습니다. 고통으로 온몸이 오그라드니 눈물샘도 말랐나 봅니다.
7월 29일
만약에 주님이 나에게 이런 고통을 허락하지 않으셨다면
나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생각해 본다.
역시 나는 지독한 교만으로 남들을 내려다보며 살았을지 모른다.
8월 4일
남편과 화상 통화를 하는데, 통증이 나를 고문하듯 몰려와 서럽게
울고 말았다.
밤중에는 마귀가 나를 괴롭히지 못하게 오직 주님만 의지하자고 다짐했다.
마귀의 계략에 농락당하지 않기를.
8월 9일
통증 클리닉을 방문했다.
장이 유착된 것을 치료하기 위함이었다.
암을 치료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감당할 수 없는 통증을
어떻게 이겨 내고 주님께로 가느냐가 문제이다.
오늘은 그동안 입었던 옷들을 정리했다.
내 힘 닿는 대로 최대한 정리를 하고 가고 싶다.
조금이라도 가족들의 짐을 덜어 주고 싶어서다.
옷장 속의 내 옷들이 하나둘 정리되는 것을 보자니 내 마음의 짐이 가벼워지는 것 같다.
8월 16일
장의 통증이 너무 심해서 척추 신경을 치료하기 위해 시술을 받았 다.
시술이라 하지만 너무나 무서웠다. 나의 연약함에 다시 실망하게 된다.
8월 26일
아! 아름다우신 나의 주님이시여! 나에게 고통을 주신 이여!
나는 이 고난과 고통과 질병의 어둑컴컴한 가운데 당신의 아름다운 사랑을 노래합니다.
어둠 속에 빛나는 당신의 진리의 빛은 너무나 찬란하고 확고한 실 상입니다.
날짜 미상
사랑하는 여보!
나의 고통을 함께 나누는 당신이 있어서 힘이 납니다.
나는 정말 행복한 사람으로 주님 곁에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나의 이 참담한 고통과 눈물이 헛되지 않을 것이라고 믿어요.
나는 혼자가 아니라 당신과 늘 함께 있다고 생각해요.
건강할 때나 아플 때나 즐거울 때나 괴로울 때나 언제나 나와 함 께한 당신이 고마워요.
주님 앞에서 우리 둘, 신실한 부부로 영원히 함께하길 기도합니다.
2013년 8월 3일
나의 노래이신 하나님.
나는 밤새 당신을 노래했네. 나의 노래가 되신 당신.
당신의 손이 나를 만드실 때 거친 흙이 되지 않기를.
다만 부드러운 흙이 되어 고통이나 노여움이 없기를.
7년의 투병이 만들어 낸 나의 마음을 드리네.
아, 주님! 당신의 마음을 민첩히 아는 마음 하나 죽기 전에 얻게 하소서.
무엇에나 “예”라고 얼른 답하게 하소서.
주께서 내게 베푸시는 그 무엇에 온힘 다해 사랑으로 “아멘”이라 고 말하게 하소서.
당신 마음 헤아리는 딸 되었으면 하는 소원을 다시금 올립니다.
오늘은 퇴원하여 집에 가는 날이랍니다. 9일 동안 고통스러웠던 시간을 뒤로하고,
괴로울 때마다 부르짖는 내 심령은
한 시간도 지체 없이 주님 나를 불러 주시기를 소원했지요.
때로는 너무 지루한 나날이 힘겨워
그렇게 주님께 염장을 지르는 나를 봅니다.
상처받은 내 마음은 주님께도 생채기를 드립니다.
주께서 내게 주신 이 통증은 오늘도 누군가를 위해 드려지는 산제 물의 제사인가?
이 세상 고통 가운데 감사제와 번제로, 자신을 향기로운 제물로 주님께 드려지는 영혼인가 생각해 봅니다.
다시금 주께서 주신 잔을 향해 겸손하고 온유하기를 청하면서.
2013년 9월 8일 허운석 선교사의 마지막 일기
주여 저들은 내 앞을 지나며 머리를 흔드나이다. 주여 나는 사람이 아닌 벌레로소이다.
주의 귀한 말씀도 내 입술에서 닫혔나이다.
나는 내 임을 열수 있는 작은 힘도 갖지 못하나이다.
당신의 말씀으로 인해 존귀해 있던 저였음을 보나이다.
나의 숨통은 나를 말할 힘을 열어주지 못합니다.
그저 나는 죽은자처럼 그들 앞에 앉아 있습니다.
나의 육체는 점점 자기 기능을 상실해 가나보다.
순간 순간 힘겨운 위기를 느낀다.
숨쉬기 힘들어 하는 내모습에 내 영혼은 놀라워하고 두려워 떤다
육체가 주는 고통으로 인해 영혼은 어둠속 깊은 곳으로 던져지고 그곳에서 어두워져 있다.
한줄기의 빛없이 어둠의 능력이 역사하 는 것
고통에 물리고 찢기고 뜯겨져서 만신창이로 만드는 것.
울부짖는 영혼은 어떤 위로도 그 어둠 속에서 경험하지 못한다. 그저 비명만이 있을뿐이다.
아버지. 예수님.
불러도 아무런 대답이 없으시다. 그 고통을 온통 고스란히 당한다.
그 고통의 불이 온 몸과 육신 골골히를 훑고 태워간다.
나는 이 불을 지나가나이다. 내가 물을 통과하나이다.
통과하게 하시기 위해 질러진 불이것만 그것을 줄여 달라 하니
그 만한 불의 무개가 아니면 주님의 원하시는 작품이 완성이 되겠는가?
아! 하나님 나는 사람이 아니요 벌레니이다.
고통을 싫어하여 흉한 몸을 비트는 벌레니이다.
나의 아름다움을 모두 거두시는 하나님
당신의 아름다움으로 갈아 입히시려고하시나이까
그러나 나는 나의 몰골에 놀라워합니다.
눈을 뜨고 싶지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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