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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양원 목사 어록

LNCK 2018. 8. 20. 18:38

 

◈손양원 목사 어록(語錄)

 

“내가 나병에 걸린다면 오죽 좋겠나?”

손양원 목사가 여수 애양원에 부임해 사역을 시작했을 때의 일이다.

손 목사는 나환자들의 피고름 나는 손을 거침없이 부여잡고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환부에 직접 입을 대어 피고름을 빨아내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고 한다.

환자들이 오히려 놀라고 당황해 펄쩍 뛰며 뒤로 물러서기도 했다.

 

‘저 젊은 사람이 무엇 때문에 애양원에 와서 우리에게 이토록 친절을 베푸는 것일까’하고

의구심을 갖는 사람들도 있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사람들은 손목사의 진심을 알게 됐고 끊을 수 없는 사랑의 관계가 됐다.

그래도 손 목사의 손길을 거부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혹시라도 병을 옮기게 될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한번은 손목사가 나병에 걸렸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때 손 목사는 이렇게 말했다.“

차라리 내가 나병에 걸린다면 오죽 좋겠나? 그리되면 가까이 오지 말라고 뒷걸음질 치는 환자도

없을 것 아닌가? 언제라도 그들과 함께 웃고 떠들며 놀 수 있지 않겠는가?”

     

손 목사는 1943년 5월 17일 1년 6개월의 형기를 마치고 구속된지 3년 만에 출옥할 예정이었으나,

신사참배를 비롯한 이른바 "전향(轉向)"을 거부하여 다시 종신형(무기 징역)을 받게 되어 석방이 취소되었다.

그 때 일본인 검사와 오고간 말 중에...

 

- 손양원 목사가 1943년 5월 17일 형만기 며칠전

 

요다검사 : 저 사람의 사상이 개전(改悛)할 희망이 있는가? 요사이 저 사람의 태도가 어떤가?

신사참배는 잘 하는가?

 

간 수 : 예! 신사참배도 할 뿐 아니라 요사이는 성적이 대단히 양호합니다.

 

손양원 목사 : 아니오. 신사참배는 해본 일이 없습니다. 나를 가둔 당신들이 헛수고 한 것이오.

 

요다검사 : 잔소리 마시오. 그렇게 방정스런 소리하면 만기 되어도 출옥은 고사하고

구금소 신세를 지게 될 것이오. 전향(轉向,덴꼬)해야 나간단 말이야.

 

손양원 목사 : 검사는 덴꼬(轉向-전향)가 문제지만, 나는 신꼬(信仰-신앙)가 문제외다.

 

결국 손 목사는 형만기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신사참배를 거부함으로써 종신형을 선고 받았다.

 

"꽃피는 봄날에만 주의 사랑 있음인가? 열매맺는 가을에만 주의 은혜 있음인가?

 

땀을 쏟는 염천에도 주의 사랑 여전하며, 추운 겨울 주릴 때도 주의 위로 더할 것은 솔로몬의 부귀보다

욥의 고난 더 귀하고, 솔로몬의 지혜보다 욥의 인내 아름답다. 이 세상의 부귀영화 유혹의 손길 되나,

고생 중에 인내함은 최후 승리 이룩하네" (후략)

 

▲손양원 목사의 시 "꽃피는 봄날에만"의 원문 편지글

 

광주 형무소에서 부인 정양순 사모에게 보낸 1943년 8월 18일자 편지에서

 

(전략) ... 신애(神愛)와 진리는 기후와 환경을 초월하니 안심하소서.

꽃 피고 새 우는 양춘가절(陽春佳節)에만 신애(神愛)가 있을 뿐이 아니라

백설이 분분한 엄동(嚴冬) 혹한(酷寒) 중에도 신애(神愛)는 여전하며

오곡백과(五穀百果)가 성숙하는 양추(凉秋) 9월에만 신애(神愛)가 있을 뿐 아니라

한천출배(汗泉出盃)를 이루는 이 같은 염천(炎天)에도 신애는 여전하오며

금전 옥루에서 산해 진미를 먹어 신애를 찬미 할 뿐이 아니라

수간두옥(數間斗屋)속의 기한(飢寒) 질고(疾苦) 중에서도 신애를 찬양할지니

항상 기뻐하시고 범사에 감사하소서.... (중략 )

 

나는 솔로몬의 부귀보다도 욥의 고난이 더욱 귀하고

솔로몬의 지혜보다도 욥의 인내가 더욱 아름다워 보입니다.

솔로몬의 부와 지혜는 나중에 타락의 매개가 되었으나

욥의 고난과 인내는 최후에 영화가 된 까닭이외다.

영화는 최후를 보아서 알 것이외다. 참다운 지혜는 죄악을 떠나는 것이겠나이다. (후략)...

 

 

"내 설교는 영혼의 병을 고치기 위한 것이지 육신의 병을 고치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손 목사는 기독교인들 사이에서 능력있는 목사로 널리 알려졌지만

신비주의적 색채가 섞인 기적이나 기복신앙은 극히 경계했다.

 

부산 초랑교회에서 부흥집회를 할 때였다. 손목사의 설교가 그날 따라

그렇게 우렁차고 감동적일 수 없더라는 것이다. 빽빽히 들어찬 성도들이 가슴 속에서

우러 나오는 찬송을 부르고 있는데 한 모퉁이에서 누군가 울음 섞인 목소리로 외치는 것이다.

 

"목사님, 목사님, 내 눈이 보여요. 내가, 내가 눈을 떴어요."

 

그 사람은 장님이었는데, 눈이 보이게 되었다며 너무나 기쁜 나머지 팔짝팔짝 뛰며 소리를 지르는 것이다.

모인 교우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고, 그 사람을 쳐다보며 여기저기서

감탄과 찬양의 소리가 터져 나왔다. 찬송도 중단되고, 설교도 중단되었다.

 

그때 손목사가 소란을 잠재우며 하시는 말씀...

 

"여러 성도님들, 조용히 하십시오. 다들 앉으십시오. 저 사람이 눈을 뜬 것은 나와 아무 상관도 없습니다.

내 설교는 영혼의 병을 고치기 위한 것이지 육신의 병을 고치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저 사람은 자기의 믿음으로 눈을 뜬 것입니다."

 

“제물이 되야 할 선지자들이 모두 내려 왔으니 나라도 대신 올라가야 되겠다.”

 

6.25 이후 서울에 있던 목사님들이 남하했다는 말씀을 듣고 어느 누구에게 하신 말씀 중에,

 

"아! 큰일 났다. 이 민족의 죄값으로 하나님께서 채찍을 드셨는데 수도 서울에서 죄를 외치다가,

그리고 회개를 전하다가 제물이 되어야 할 선지자들이 모두 내려왔으니 어떻게 하겠느냐?

나라도 대신 올라가야 되겠다." 고 하셨다는 것이다.

 

실제로 상경할 길을 알아보시기 까지 했으나 애양원에서도 말릴 뿐 아니라

길이 열리지 않아서 못 가셨다는 것이다.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붉은 기를 절대로 달지 못합니다."

 

애양원 안에 식량이 떨어지게 되어 주위 사람 중에서 한사람이 손 목사에게 말하기를

“이제는 할 수 없으니 정식 예배나 보고 붉은 기를 형식으로 나마 달아 두어

그들의 환심을 사서 생활의 길을 열어 보십시다.”고 하니 손 목사님께서는 책상을 딱 치시면서,

 

"배은망덕도 분수가 있지 않소? 신앙상으로 무신론자를 주장하는 공산주의를

용납할 수 없는 것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8.15 해방 이후 이 때까지 대한민국에서

하루 3홉씩 배급을 받아서 배불리 살아 온 우리들이 몇 날쯤 굶게 되었다 하여 그런 짓을 할 수 있겠는가?

도의상으로도 할 수 없오.

깨끗이 살다가 깨끗이 죽어야 할 것이니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붉은기는 절대로 달지 못합니다."

하시고 큰소리로 책망하신 일이 있었다.

 

"목사님들은 양떼가 건강하니 복이 있습니다.”

 

1950년 9월 28일 여수에서 인접한 미평에서 먼저 순교한 아들 손동인, 손동신의 뒤를 이어

공산당에 의해 순교하고 말았다. 나덕환 목사의 일행이 손목사를 붙들고 당신은 동인,동신 형제 순교 사건도

있고 하니 피난을 해야 한다고 강권했을 때 손 목사가 하신 말씀입니다.

 

손목사는 본래 유모어가 풍부한 사람이었다. 태평성대처럼 웃으며 "목사님들은 복이 있습니다.

양떼가 강건하니 양떼를 몰고 피난을 갈 수 있습니다마는 나는 모든 양떼가 병들어 있습니다.

이들을 버리고 나만 홀로 피난을 갈 수야 없지 않겠습니까? 하고 완강히 거절하였다.

 

신기하게도 손목사가 총살 당하는 바로 그 시간에 손목사의 부인이 동길이란 어린 유복자를 낳았고

그는 현재 목사로 교회를 섬기고 있다.

 

9가지 감사

 

첫째, 나 같은 죄인의 혈통에서 순교의 자식들을 나오게 하였으니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둘째, 허다한 많은 성도들 중에 어찌 이런 보배들을 주께서 하필 나에게 주셨는지 그 점 또한 주께 감사합니다.

 

셋째, 3남 3녀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두 아들 장자와 차자을 바치게 된 나의 축복을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넷째, 한 아들의 순교도 귀하다 하거늘 하물며 두 아들의 순교리요. 하나님 감사합니다..

 

다섯째, 예수 믿다가 누워 죽는 것도 큰복이라 하거늘 하물며 전도하다 총살 순교 당함이리요. 하나님 감사합니다.

 

여섯째, 미국 유학 가려고 준비하던 내 아들, 미국보다 더 좋은 천국 갔으니 내 마음이 안심되어 하나님 감사합니다.

 

일곱째, 내 사랑하는 두 아들을 총살한 원수를 회개시켜 내 아들로 삼고자 하는 사랑의 마음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여덟째, 내 두 아들의 순교의 열매로서 무수한 천국의 열매가 생길 것이 믿어지니 우리 아버지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아홉째, 이 같은 역경 속에서도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게 하시고 이길 수 있는 믿음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끝으로 나에게 분에 넘치는 과분한 큰복을 내려 주신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돌립니다.

이 일들이 옛날 내 아버지, 어머니가 새벽마다 부르짖던 수십 년간의 눈물로 이루어진 기도의 결실이요,

나의 사랑하는 나환자 형제 자매들이 23년간 나와 내 가족을 위해 기도해준

그 성의의 열매로 믿어 의심치 않으며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

 

1948년 10월19일 제주 폭동 사태를 진압하기 위해서 여수에 집결해 있던 14연대 소속 군인들 중

남로당 계열의 군인 일부가 반란을 일으켰다. 이 반란은 불과 4시간 만에 여수 시내의 경찰서와

각 파출소, 군청, 역 등 주요 기관을 장악하게 되었고 삽시간에 순천까지 점령을 하고 말았다.

 

여순 사건 당시 손목사의 장남 손동인군은 순천사범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었다.

그는 기독학생회 회장을 하면서 좌익들의 활동을 저지하고 복음전파를 통해서

학원의 평화를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다. 기독학생 활동을 통한 좌익과의 대립 등이 원인이 되어

여순사건 때 좌익 학생들에 체포되어 고문을 받던 중 복음을 전파하다가

동인, 동신 형제가 1948년10월21일 순교했다.

 

손목사는 교회에서 기도를 하고 있던 중 1948년 10월25일 동인, 동신의 순교 소식을 듣게 되었고

엎드려 하나님께 기도했다. 그 기도의 내용은 동인, 동신을 죽인 원수를 살려 달라는 것이었다.

동인, 동신은 죽어서 천국 갔는데, 동인, 동신을 죽인 원수는 지금 죽으면 지옥 갈 것이 분명함으로

그 원수를 살려내어 예수를 믿어 구원받게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손목사는 기도한대로 하나님의 은혜로 두 아들을 죽인 원수를 살려내 양아들로 삼아

동인 동신 대신해서 그들의 못다 한 일을 다하라고 이름을 손인신이라 지어주었다.

 

손목사는 두아들의 순교와 그 두아들을 죽인 원수를 살려내 양아들로 삼게 된 것을

분에 넘치는 복이라고 했다. 그는 두 아들의 장례식장에서 답사를 통해서

그 분에 넘치는 감사를 9가지로 고백했다.

 

손목사는 이렇게 감사의 마음을 말로만 표현하는 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그 주일에 감사 헌금을 일만원이나 드렸다. 당시에 목사님이 생활비로 80원 정도를 받고 있었을 때다.

그러므로 두 아들의 순교를 참으로 큰 복, 과분한 큰복이라고 고백한 것이 감사헌금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제 1,2 계명이 하나님의 명령이라면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씀도 똑같은 하나님의 명령인데

그 명령은 순종하면서 이 명령은 순종치 않으면 이보다 더 큰 모순이 어디 있느냐?”

 

“용서만 가지고는 안된다. 성경말씀에는 분명히 원수를 사랑하라고 하였다.”

 

손 목사가 두 아들을 죽인 원수를 살리기 위해서 그의 딸 손동희를 설득하면서 하는 대화중

 

“동희야, 내 말 잘 들어 봐라. 내가 무엇 때문에 5년 동안이나 너희들을 고생시켜 가면서

감옥 생활을 견뎌 냈겠니? 하나님의 계명을 지키기 위함이 아니었냐.

그런데 그 학생이 안 잡혔다면 또 모르되 일단 잡힌 이상 모른척 할 수가 없구나.

 

제 1,2계명이 하나님의 명령이라면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씀도 똑같은 하나님의 명령인데

그 명령은 순종하면서 이 명령은 순종치 않는다면 그 보다 더 큰 모순이 어디 있겠느냐?

원수를 사랑하라는 명령에 순종치 않으면 과거 5년 간의 감옥살이가 모두 헛수고요,

너희들 고생시킨 것도 헛고생만 시킨꼴이 되고 만다. 내가 여기까지 와서 넘어질 수 없다. (...)

 

그를 살리고 그 영혼을 구한다면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할 뿐 아니라

한 인간의 타락한 영혼을 구제해 준 보람도 느낄 수 있지 않느냐? (...)

두 오빠는 천국 갔으나 두 오빠를 죽인 자는 지옥 갈 것이 분명한데

내 전도하는 자로서 지옥으로 가는 그를 보고만 있으란 말이냐?“

 

동희는 엉엉 소리내어 울며 소리치면서 손목사에게 안된다고 마구 항변하였다.

손목사는 계속해서 그를 살려서 양아들로 삼아야 한다고 동희를 설득한다.

 

“동희야, 성경 말씀을 자세히 보아라. 성경 말씀에는 분명히 원수를 사랑하라고 하였다.

용서만 가지고는 안된다. 그 학생을 살려주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뜻이다.

원수를 사랑하라 했으니 사랑하기 위해서 아들을 삼아야 한다.

 

아브라함은 백 살에 얻은 외아들 이삭을 하나님의 명령 한 마디에 모리아 제단에서

칼로 찌르려 하지 않았더냐?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 시험이 그 시험보다 더 힘들다고 생각하느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