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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바이러스

LNCK 2019. 12. 27. 07:21

미디어 바이러스                 눅11:34                    안윤호 님의 글 정리

    


 

 눅11:34 네 몸의 등불은 눈이라 네 눈이 성하면 온 몸이 밝을 것이요

만일 나쁘면 네 몸도 어두우리라’ 


현실과 가상을 구분 못하는 현대

장자의 호접몽(胡蝶夢)’이라는 제목의 글이 있는데, 대강은 이렇다.

 

언젠가 내가 꿈에 나비가 되었다. 훨훨 나는 나비였다.

내 스스로 기분이 매우 좋아 내가 장주인 것을 알지 못했다.

갑작스레 잠을 깨니 틀림없이 예전의 장주였다.

장주인 내가 꿈에 나비가 된 꿈을 꾸었는지, 나비인 내가 장주가 된 꿈을 꾸었는지 알지 못했다.

 

요즘은 컴퓨터와 미디어의 발달로 (가상)현실 사이의 경계가 조금 애매해졌다.

컴퓨터는 시뮬레이션을 보여주면서 사용자에게 끊임없이 가상현실을 유발시킨다.

 

이렇게 현실과 꿈을 혼동하는 현상이 오늘날에도 종종 나타나는데

그것을 일컬어 '미디어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고 말하면 허풍일까?

 

가상현실에 중독되면 엄연한 현실속인데, 마치 영화나 인터넷 께임의 내용처럼 살고 행동한다.

얼마전에 전방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났을 때도, 그 원인 중 한 가지로

인터넷 께임의 가상 현실을, 실제 현실로 잠시 착각하고, 막 쏘아대었다는 원인 분석이 있었다.

(잠시나마 악몽을 되살려야 하는 유족님들께는 사과드립니다.)

 

(아래는 혹자의 진실한 고백이다)

혹자는 콘크리트 정글 속에서 꿈을 꾼다.

혹자가 어두운 콘크리트의 숲에 비가 내리는 꿈을 자주 꾸곤 한다.

영화 블레이드 러너매트릭스를 너무 열심히 본 탓일까?

 

가끔 사무실에서 졸다가 깨면 어두워진 도시에 비가 내리는 모습이 보이고

혹자는 우산을 들고 사람들 속으로 파묻혀 들어간다.

조용히 회색 빛의 군중 속으로 사라져 버리는 모습 역시 어떤 영화에서 본 것 같기도 하다.

어떤 분의 솔직한 간증이었다.

 

이러한 무의식적인 반사작용 뒤에는

그에게 주입된 수많은 만화와 영화의 잠재의식에 대한 포격이 있었다.

미디어를 만든 사람들의 의도와 플롯에 우리의 잠재의식은 수도 없이 반복되어 노출되고 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우리의 사고 내용은 바이러스에 걸린 것처럼 무엇인가를 복사하고 있는 듯하다.

 

영화 매트릭스는 가상세계를 다루고 있다.

후속작인 매트릭스 리로디드(The Matrix Reloaded)’

매트릭스 레볼루션스(The Matrix Revolutions)’가 개봉되었다고 한다.

영화 속에서 현실과 가상은 구분되지 않는다.

 

다만 가상세계는 녹색으로, 현실세계는 파란 색으로 채색되는 경향이 있다.

꿈과 현실마저도 구분이 어려운 것이다.

폭력의 미학이 영화를 뒤덮고 있다.

 

조작과 포장

미디어 이론의 선구자인 마샬 맥루한(Marshall McLu han)1960년대 초반에

미디어의 이해에서 미디어는 메시지이다라는 유명한 문구를 남겼다.

 

미디어가 전달하는 내용보다는, 미디어 자체가 더 중요한 의미가 있다는 말이다.

미디어의 형식이 미디어의 내용을 압도한다는 것으로

의미 전달의 형식 그 자체와 포장의 새로움으로 지식의 내용물을 포장한다.

지식은 이전에 비해 상당히 많아졌으니 그 조작 방법이문제가 된다.

 

'립 싱크'라는 말이 있는데

그것은 미디어가 조작해 낸 가수를 뜻하는 것이라면 지나친 과장일까?

 

욘사마 배용준이 겨울연가에서 어떤 이상적인 연인 상을 보여주었다고 본다.

그러나 그 역시 누가 1주일만 같이 한 집에서 살아보면

우리 오빠나 아빠 혹은 아들과 똑같은 평범한 인간임을 확인하고

동시에 크게 실망하게 될 것이다.

 

미디어는 그 자체가 '조작과 포장'의 기능을 생태적으로 갖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여느 평범한 형제나 자매라도, 요즘 싸이월드 이런 곳을 들여다 보면

모두들 영화배우 저리 뺨칠 정도로 외모가 화려하다. 사진빨이기 때문이다.

어떤 이는 자기 수영복 사진을 올리기도 하는데, 패션 모델에 별로 뒤지지 않는다.

 

의도하지 않은 착각

우려하는 바는, 교회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앞으로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요즘 많은 교회에서, 국내외를 막론하고

대형 스크린에 비디오 자료를 많이 보여주는데

미디어라는 것 자체가 현실을 포장하는 본질적 능력을 갖고 있는 데다가

 

거기에 방송실에서 '편집'해서 내 보내고

또한 슬로우 모션에 애절한 백 뮤직 까지 깔고 줌(Zoom) 기능 까지 첨가시키면

'조작'을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그것을 청취하는 청중들에게는

현실과는 너무 동떨어진 어떤 '환상'이 각인된다는 사실이다.

 

더 나아가 나중에는 설교자까지, 그것을 제작 편집한 방송실 직원까지

현실과 가상을 구분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고 본다.

그것을 반복 청취하다보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누구든지 그렇게 된다.

 

가상을 현실로 착각하고 살면... 결국 안 좋은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우리는 욘사마(가상) 보다는 인간 배용준(현실)과 친하고 싶다.

어차피 깨어질 환상이라면, 아예 환상이 없는 것이 더 낫다.

 

가끔 영화나 연속극에서 악역을 담당했던 사람이 시내에서 길을 걷다가

그를 알아본 아주머니에게 길에서 욕설을 듣는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종종 일어난다.

그 아주머니는 가상과 현실을 구분 못한 것이다.

 

지난 2002년 월드컵 후에도, 우리는 티비에서 한국 팀이 이기는 장면, 골 넣는 장면을

계속 반복 시청했다. '한국은 무조건 이긴다'는 어떤 암시 효과가 있었다고 본다.

그런데 그런 가상의 암시효과가 현실과 다르게 나타났을 때 - 혼란과 공황이 있었다.

 

 

*주제를 요약하면,

미디어는 그 자체 속성이 현실보다 과대하게 포장해서 보여주게 되어 있고

사람들은 거기에 쉽게 학습되어서,

현실과 가상을 정확하게 구분하지 못하게 되기 쉽다.

그런 이유로, 사람들은 쉽게 착각에 빠질 수 있으니

그런 일이 안 생길 수 없지만, 모두가 경계해서 조심하자는 뜻임.

틈을 타게 해서는 안 될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