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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없음/2008

1052 져 주시는 하나님

LNCK 2008. 1. 5. 23:35
 

◈져 주시는 하나님               창32:28



그 사람이 말하였다. 네가 하나님과도 겨루어 이겼고, 사람과도 겨루어 이겼으니,

이제 너의 이름은, 야곱이 아니라, 이스라엘이다  창32:28


창세기를 읽다가 이 말씀에 잠시 멈추어 생각해 봅니다.

'사람과도 겨루어 이겼으니' - 이게 무슨 뜻인지요?



▶하나님과 겨루어 이겼다는 말씀은, 많은 분들이

사실은 ‘하나님이 져 주신 것이다.’ 라고 해석합니다. 맞습니다.

하나님은 왼손으로 야곱의 환도뼈를 치셨으나, 오른손으로 그를 붙들어 주셨습니다.


어떻게 야곱이 감히(하나님의 전권을 부여받은 대사인) 천사를 이길 수 있겠습니까!

그렇지만 야곱이 워낙 고집을 부리고, 천사를 붙들고 절대 놓지 않고 땡깡부리니까

하나님이 그냥 일부러 져 주신 것입니다.



그럼 사람과 겨루어 이겼다는 말씀은 무슨 뜻인가요?

제 자의적 생각은 이렇습니다.


사실 야곱은 태어날 때부터 에서의 발 뒤꿈치를 붙잡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형 에서와 다투어 아버지로부터 기필코 ‘장자의 축복’을 받아냈습니다.

형 에서와 겨루어 이긴 것입니다.


그것은 아버지 이삭과 겨루어 이긴 것도 됩니다.

자기가 에서처럼 가장하고 아버지를 속여서, 기어코 축복을 받아냈으니 말입니다.


밧단아람에 가서는 삼촌 라반과 겨루어 이겨서 아주 부자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라반을 꾸짖으시고, 그런 야곱의 편을 들어주셨습니다.


야곱은 모든 상황을 자기가 주도해 나가는 ‘대단한 고집형’인가 봅니다.

모든 환경을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주도해 나갑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자기에게 맞추게 합니다.


얍복강을 건너서도, 에서가 선물을 거절해도, 무조건 받게 합니다.

에서가 에스코트 해 주겠다고 해도, 먼저 가라고 보내 버립니다.

그리고 세일 산으로 뒤따라가기로 약속해 놓고도, 자기는 숙곳으로 가 버립니다.

에서 말을 따르는 척 하면서도, 절대 안 따릅니다. 창33:11~17


결혼 할 때도, 라헬을 못 얻게 되자, 둘을 한꺼번에 얻어 버립니다.

 

그래서 사람과 겨루어 이겼다는 말씀은

그냥 야곱이 자기가 주도적으로 하도록, 하나님은 배려하셨다는 뜻으로 봅니다.

그것이 크게 진리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그의 자율적 선택(황소고집)을 최대한 허락해주신 것입니다.


황소고집대로 사는 야곱을, 재갈과 고삐로 단단히 묶어서 강제로 끌지 않으시고, 

그의 인격과 선택과 책임을 최대한으로 존중하셨다는 뜻입니다.

‘네가 모든 사람에게 지지 않고 끝까지 이기려 한다면,

그 고집을 한 번 좋은 쪽으로 사용해 보아라!’는 배려라고 할까요?


그러나 군대생활을 경험한 한국 남자들은 보통 그렇게 안 합니다.

흠뻑 패서라도 기강을 다잡습니다만, 

하나님은 정말 인격적으로 야곱을 대우해 주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하나님과 ‘교제’한다고 하지 않습니까?

하나님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지 않으시고,

그의 종들과 대화하고 의논하신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사람과 겨루어 이겼다’는 말씀도

‘하나님과 겨루어 이겼다’와 같은 맥락입니다.

사실은 하나님이 콧김 한 방으로 야곱을 제압할 수 있지만,

야곱에게 기꺼이 져 주시는 것입니다.

야곱이 하나님은 물론이고, ‘사람과도 겨루어 이기도록’ 예쁘게 봐 주시는 것입니다.


신약적으로 보면, 눅 18장의 ‘강청기도’와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요즘 이런 말씀에 자꾸 눈길이 가는 것은,

하나님이 자기 종들에게 이렇게 인격적으로 대우하실 진데

제가 (특히 선교지에서) 현지인들을 어떻게 대하느냐는 것입니다.


무조건 군대식 상명하복으로 밀어붙이거나,

현지인들이 내가 지시한 대로 100% 이행 안 하면,

제 자존심에 상처를 입습니다. ‘저들이 날 무시하는 군!’

즉시 커뮤니케이션 장애가 발생합니다. 말하기 싫어서 말 안 해 버립니다.


나이도 어린 자들이 나를 무시한다고 생각하고,

쥐뿔도 없는 자들이 나를 무시해서 순종 안 한다고 속으로 씩씩거립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야곱에게 기꺼이 져 주셨습니다.

그리고 고집스런 야곱이 다른 사람들까지 다 이기려 날뛸 때도

‘좋다, 네 소신껏 한 번 해 보라!’고 넉넉하게 배려해 주셨습니다.

탕자가 재산 챙겨 집을 떠날 때, 가만히 보내주신 아버지가 생각나는군요. <김지윤


<글의 요지>

1. 하나님과 자녀 관계는 교제 관계, 즉 상호 대화 및 의논 관계라는 측면이 있습니다.

하나님은 그런 교제를 원하십니다. (물론 주종관계 측면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자발적임)


2. 하나님 성품을 본받아, 타인에게 기꺼이 져주는, 배려해 주는 인격이 되고 싶습니다.

강자가 섬길 수 있고, 강자가 져 줄 수 있는 것 아닙니까!


[주제별 분류] 크리스천 인격 http://blog.daum.net/bible3/133545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