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te[#pg_il_#

분류 없음/2009

주검이 있는 곳에는 독수리들이 모여든다 2188

LNCK 2009. 11. 17. 19:16

◈주검이 있는 곳에는 독수리들이 모여든다.             마24:28               가톨릭 글 스크랩



◑종말은 마지막이면서, 시작입니다.


이 세상의 끝이면서, 저세상의 출발입니다.

한 해가 끝나면 새해가 시작되듯,

종말 역시 하나의 과정이지, 그 자체로 막을 내리는 것은 아닙니다.


해마다 12월 31일은 묘한 느낌을 줍니다.

지나온 해는 아쉽지만 보내야 하고, 새해는 호기심으로 기다려지기 때문입니다.

종말은 그러한 12월 31일과 같은 것이 아닐는지요?


이 세상은 분명 끝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 순간 저세상이 시작됩니다.

종말은 이를 구분 짓는 사건입니다.

이 세상과 저세상을 연결하는 통로이기도 합니다.


이 세상 모든 것이 저세상에서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어찌 이 세상 삶의 축적이 없어진다고 생각하는지요?

그 모든 것은 저세상 삶의 바탕이 됩니다.

성경은 이를 ‘심판’이라는 말로 표현합니다.



◑시체가 있는 곳에 독수리 떼가 모일 것이다.


▲바닷가에 사시는 분에게서,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생선은 신선하면 날것으로 먹고, 신선도가 조금 떨어지면 굽고,

더 안 좋은 것은 튀긴다는 것입니다.


그 분 지론에 의하면, 생선 요리를 하는 이유는

냄새가 나기 시작하기 때문에, 날것으로 먹을 수 없기 때문이랍니다.


모든 생명이 있는 것들이 그렇겠지만,

특별히 생선은 죽으면 더 빨리 썩고, 냄새도 더 빨리 나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한 번은 바다낚시를 갔다가, 잡은 고기로 즉석에서 회를 떠서 먹고,

남은 비늘과 껍질을 바다에 던졌더니.. 어디선가 갈매기 떼들이 몰려들었습니다.

갈매기들은 생선의 냄새를, 멀리서도 맡을 수 있는가봅니다.


이때 주검(시체)이 있는 곳에는 독수리가 모이느니라는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마24:28


▲예루살렘의 패망에 대해 말씀하시면서

동시에 세상의 마지막 날에 대해서도 말씀하시고 계십니다.


생선에겐 물이 생명이듯이, 인간에겐 하나님이 생명입니다.

예수님께서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라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따라서 내 삶에서 예수님을 몰아낸다는 것은 곧 죽는다는 뜻입니다.

- ‘생명’을 몰아냈으니까요!


예루살렘은.. 예수님을 몰아내어, 성 밖에서 십자가에 못 박혀 죽게 하였습니다.

(얼마 안 가서, 제자들도 다 몰아냈지요. 행8:1) 

그러니 물고기가 물 밖에서 멀쩡할 수 없는 것처럼

예루살렘의 거민들도 죽어서.. 썩는 냄새를 풍기게 된 것입니다.


그때 시체가 썩는 냄새를 맡고, 공중에서 요란한 소리가 납니다.

“시체가 있는 곳에 독수리들이 모여든다.”


독수리는 로마군대의 상징으로 볼 수 있습니다.

서기70년, 독수리 떼 같이 로마군대가 몰려와서, 예루살렘을 완전히 멸망시킵니다.

(로마군대의 문장emblem에도 보면, 독수리 문향이 있습니다.)

이는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스스로 죽어서 썩는 냄새를 풍겼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이것이 비록 예루살렘에만 해당한다고 말씀하지 않으셨습니다.

세상 마지막 날에도 그럴 것이고,

우리나라도 그럴 수 있고, 우리 가정도 그럴 수 있습니다.


특별히 나 한 사람도.. 주님과 떨어지면, 썩는 냄새를 풍깁니다.

썩는 냄새는.. 자신을 멸망시킬 것들을/독수리들을 불러들입니다.


독수리가 안 오면, 파리가 몰려들고, 하이에나가 몰려들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매일 예수 생명으로, 내 영혼을 가득 채워야 합니다.

예수를 배척하면.. 반드시 독수리 떼의 습격을 당할 것입니다.


우리는 스스로 우리를 멸망시킬 것들을 불러들이지 않기 위해서

싱싱한 물고기들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우리 영혼도, 마치 생선처럼, 생명선이 끊어져서 하루만 지나도, 상해서 비린 냄새가 나게 됩니다.


예수님께서, “내가 이 세상에 다시 올 때, 이 세상에서 믿음을 찾아볼 수 있겠는가?”

라고 하셨듯이

마지막 날엔 온 인류가 썩는 냄새를 풍길 것입니다.

그 때가 세상의 마지막이 될 것입니다.

 

 

◑매일의 종말론적 삶      


▲저와 함께 종신서원을 했던 수사님의 서원식 소감 한마디가 떠오릅니다.


“수도생활을 하다가 이 세상을 떠날 때에

제 입에서 나오는 마지막 말이 예수 그리스도이기를...”


옆에서 듣고 있던 제가 다 울컥했지요.


삶의 마지막 순간이 아직 한참 멀었다고 느껴지는 지금 이 순간에도

실상 우리는 매일, 종말론적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오늘 매일 밤, “예수 그리스도여!” 라고 부르는 사람이,

종국에도 “오, 예수 그리스도여!” 라고 부르면서 세상을 마치게 될 것입니다.



▲하루의 끝기도

하루를 마감하는 밤 시간,

성직자들은 마무리 기도로 ‘성무일도’ 가운데 가장 마지막 기도인

‘끝기도’를 바칩니다.


부끄럽게도 저는 본의 아니게 자주 빼먹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빼먹지 않겠다고 다시금 다짐해봅니다.


하루를 돌아보며 드리는 끝기도 내용 한 구절 한 구절은

얼마나 사람을 숙연하게 만드는지요.


“주님, 말씀하신 대로 이제는 주님의 종을 평안히 떠나가게 하소서.”


“전능하신 하나님, 이 밤을 편히 쉬게 하시고, 거룩한 죽음을 맞게 하소서.”

(예수님께서, 죽은 것을 보시고, 잠잔다고 하셨기 때문에, 잠자는 것은 일종의 죽음인가요?)

끝기도를 바치는 시간은 ‘작은 죽음’의 순간입니다.

하루가 저물고 끝기도를 바칠 때마다 “또 한 번 죽는구나.” 라고 생각합니다.


기도실을 빠져나와 침실로 올라가는 저희는 마음속으로 외칩니다.

“주님의 손에 제 영혼을 맡기나이다.”


▲이렇게 매일 죽는 연습을 하고 살면, 정말 종말을 맞이하는 것은.. 오히려 축복이 됩니다.

복음서에 예수님께서는 종말에 일어날 광경을 우리에게 일러주고 계십니다.

말씀이 얼마나 무시무시한지 가슴이 섬뜩해집니다.

엄청난 '홍수'가 들이닥칠 것이라고 하십니다.    마28:30?

하늘에서는 불과 유황이 쏟아져 내릴 것이라고 하십니다.


그런데 두 명 가운데 한명은 데려가시고, 한명은 버려두실 것이라고 하십니다.


제대로 준비가 안 된 사람에게.. 그 날은 사상 최대의 두려운 날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매일을 준비하며, 잘 준비된 사람에게.. 그 날은 사상 최대의 기쁜 날이 될 것입니다.


‘팔팔하게’ ‘싱싱하게’ ‘새파랗게’ 살아있을 때부터 종말을 잘 준비한 사람들은,

죽음을 당연한 인간의 현실로 여기고 기꺼이 긍정적으로 수용합니다.

평소부터 당당하게 죽음에 직면하는 연습에 충실한 사람들에게

그 날은 얼마나 은혜로운 날인지 모릅니다.



※주) 이게 정확한 통계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서 매우 조심스럽지만,

제 주변 분들을 보니,

가톨릭 신자들이, 개신교 신자들보다 좀 편안히 잘 죽는 것 같습니다.

‘저 분이 평생 자기 죽음을 준비해 왔구나’ 라는 생각이 저절로 듭니다.

 

어떤 분은, 늙어서 몸이 갑자기 노쇠해졌습니다.

그래서 딸이 '아빠, 더 오래 사셔야죠!' 했더니

딸보고 '사탄아, 물러가라!' 하셨답니다.

그리고는 얼마 안 있다가 정말 쉽게 잘 소천하셨습니다.                                                                          ▣ 종말, 내세, 심판   

'분류 없음 > 2009'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말일에’ 주님의 계획  (0) 2009.11.18
당신은 죽음 이후 어디에서 보내시겠습니까? 2189  (0) 2009.11.18
부자냐, 청지기냐? 2187  (0) 2009.11.17
내 행복의 근거는? 2185  (0) 2009.11.16
통분의 눈물 2182  (0) 2009.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