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글 모음 1 출처보기
◑1. ‘자기 관점에서 듣기’
남편이 사랑하는 아내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들어주는 것」 이상의 것이 없다 한다.
여기서 들어주는 것은 단순히 사실이나 머리로만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뛰어넘어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리고, 감정과 느낌을 공유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러한 들어줌을 방해하는 것은, 선입견이나 추측, 반박이나 비난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근본적인 것은 남녀가 쓰는 언어가 다른데서 오는 이해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라 한다,
즉, 남녀가 쓰는 언어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의 말을 번역」하지 않고 자기 식으로 이해하는「자기 방식의 이해」가
남자가 여자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인 듣는 것을 방해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자기 방식의 이해」를 고집하게 될 때
우리는 있는 그대로의 배우자를 받아들이기보다는
「내가 원하는 배우자」를 강요하게 된다는 것이고,
결국 그러한 삶은, 나와 배우자의 사이를 갈라놓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관계는 인간과 하나님과의 관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우리가 교회의 가르침과 성서에 나오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지 않을 때,
우리는 우리가 진정으로 섬겨야 될 참된 하나님을 믿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만든 하나님」이나 「내 욕심의 투사인 하나님」을 섬기는 위험에 처하게 된다.
◑2. 버들피리
제가 갖고 있는 어릴 적 아름다운 추억이 하나 있습니다. 버들피리에 대한 추억입니다.
초등학생 때, 친구들과 함께 보리피리나 버들피리를 만들어 불곤 했습니다.
물오른 버드나무를 칼로 잘라, 아주 조심스럽고 부드럽게 버드나무를 비틀면
속나무와 껍질이 분리됩니다. 적당한 거리로 칼로 구멍을 내고
한쪽 끝의 껍질을 적당히 긁어내지요.
그리고 껍질을 나무에서 조심스럽게 빼내면, 훌륭한 피리가 됩니다.
구멍 크기와 길이가 제각각이어서 도레미솔의 정확한 음색이 나질 않아도
적당하게 배합하여 불어대면 아주 신이 나고 즐거워지지요.
버들피리를 친구들과 함께 만들어 불 때면, 더욱 재미있고 신이 났습니다.
들판을 걸으며 제각각 신나게 피리를 불어댔습니다.
먼저 소리가 나는 것이 신이 나서 좋았습니다.
더 재미있는 것은 친구들이 자기 멋대로 소리를 내는데
그 소리들이 한데 어우러져 재미난 화음을 이루는 것이었습니다.
요즈음 경제적으로 살기가 어려워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아주 낮게 평가를 합니다.
"내가 이것 밖에 못되나."하고 자책하기도 하고, 자신의 못난 부분만을 확대시키기도 합니다.
자신에 대한 실망을 넘어서, 자신을 그렇게 낳아준 부모나 하나님을 원망하기도 합니다.
한번은 상담이 있었는데 한 분이 "자신은 참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사제 서품을 앞둔 사람이었는데, 그 뉘앙스가 하나님께 초점을 둔 고백이 아닌
자신에게 초점을 둔 고백으로 들렸습니다.
그래서 그 친구에게 이러한 말을 해 주었습니다.
"여기에 대나무 파이프와 황금 파이프, 보석으로 장식된 파이프, 프라스틱 파이프가 있다고 합시다.
이러한 파이프의 용도는 무엇입니까? 물을 흘려보내는 것입니다.
대나무 파이프나, 황금 파이프, 다이아몬드 보석으로 장식된 파이프나, 프라스틱 파이프
이들 모두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지요.
그 파이프가 하나님이라는 바다와 연결 되어 있다면,
모두가 같은 물을 세상에 흘러 보냅니다.
거기에는 ‘부족하다’는 말은 있을 수 없습니다."
그 말을 들은 그는 얼굴이 활짝 펴졌습니다.
어릴 적 버들피리의 추억을 다시 떠 올립니다.
굵은 버들피리는, 굵고 낮은 소리를 냅니다.
가는 피리 소리는, 가늘고 높은 소리를 냅니다.
굵고 가는 피리소리가 어울려 함께 소리를 내면, 더욱 아름다운 소리가 되어
푸른 들판을 더 빛나게 만들었던 그 때가 그립습니다.
◑3. 선행을 베풀고 얻는 것
태국의 공익광고 CF입니다. 한 남자가 길을 걷다가 물벼락을 맞습니다.
그 남자는 다른 사람들이 피해갈 수 있도록, 그 물이 떨어지는 곳에 화분을 놓습니다.
그가 길을 가는 중, 리어카 끌기가 힘들어 보이는 아주머니를 도와줍니다.
그가 식당에서 음식을 먹는데, 낯선 개가 배가 고픈 표정으로 이 남자를 바라봅니다.
이 남자는 본인 먹을거리의 반을 내어줍니다.
식당 가게 주인은 이 행동이 이해가 안 되는 듯 고개를 절래절래 젓습니다.
그 남자가 다시 길을 가는데, 가난한 어머니와 딸이 ‘학교에 가게 해 주세요!’라는
푯말을 놓고 구걸을 합니다. 남자는 지갑을 꺼내보지만, 돈이 많지 않습니다.
비록 적지만 소중한 돈을 두 모녀에게 기꺼이 내어줍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서는, 이웃집 할머니의 집 앞에 바나나를 걸어두는 것도 잊지 않습니다.
그는 오늘 하루만이 아니라, 매일 같은 친절을 베풉니다.
광고는 이런 질문을 던집니다.
“매일매일 이런 친절을 베풀고 이 남자가 얻는 것은 무엇인가?”
주위 사람들은, 그런 친절을 베풀며 자신은 가난하게 사는 이 남자를
탐탁지 않게 쳐다봅니다.
그가 얻는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더 부자가 되지도 않을 겁니다.
TV에 나와 유명해지지도 않습니다.
그렇지만 소중한 것을 얻는데요.. 보상을 받는데요..
-그는 리어카를 밀어주며, 아주머니와 한 바탕 웃습니다.
힘들지만 같이 웃을 사람이 있습니다.
-그가 동네 길을 갈 때는, 친구처럼 개가 따라와 줍니다.
-구걸하던 어린 소녀가 더 이상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소녀의 목소리.
소녀는 교복을 입고 서서 수줍은 듯 미소를 지어보입니다.
어느새 이 가난한 남자의 입가에도 미소가 떠오릅니다.
광고는 이렇게 결론을 내며 끝납니다.
“대신 그가 얻은 것은 이러한 감정들입니다.
행복을 보게 되고, 더 잘 이해하게 되고, 사랑을 느낍니다.
그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을 얻습니다. 마음으로 느낀 개는 남자를 따르고,
놓아둔 화분에서 꽃이 피어나 세상은 더욱 아름다워집니다.
소녀는 학교에 들어가 공부를 시작했고,
리어카상인 아주머니는 그런 온정으로 활력을 얻었습니다.”
그리고는 우리에게 질문합니다.
“당신의 삶은 어떤가요? 당신은 무엇을 열망하며 살아가고 있나요?”
◑4. 이틀 전,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암 때문에 큰 수술을 받게 되었으니 기도를 부탁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런 저런 격려와 용기의 말을 전하고 미사 중에 기억하겠다고 했지만
무거운 마음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통화가 끝날 무렵, 친구는 이런 말을 합니다.
“지금 같이 간절한 마음으로 지난 시간들을 살아왔다면,
이렇게 두렵지 않았을 텐데……”
수화기를 내려놓고도, 한참을 귓가에서 떠나지 않는 친구의 음성이었습니다.
사실 특정한 사람만 ‘사형 선고’를 받는 것은 아닙니다.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은, 다 그 날을 향해 걸어가고 있습니다.
그분의 체험담은, 우리에게 많은 ‘간접 체험’을 줍니다.
“지금 같이 간절한 마음으로 지난 시간들을 살아왔다면,
이렇게 두렵지 않았을 텐데...”
“이것을 명심하여라. 도둑이 밤 몇 시에 올지 집주인이 알면, 깨어 있으면서
도둑이 자기 집을 뚫고 들어오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마24,43)”
◑5. 돌보는 이의 행복
13년 전의 일입니다.
당시 제가 큰 어려움에 봉착하여, 집에 가서, 잠시 제 몸을 맡길 생각으로
가족 중에 누구를 의지해야 할지 생각하는데,
제일 먼저 언니의 얼굴이 떠올라 깜짝 놀랐습니다.
평소 어머니께서 나를 두고 ‘딸 셋 중에서 제일 예뻐하는 딸을
하나님께서 성직자로 데려가셨다’고 말씀하셨고,
나 역시 어머니의 희로애락에 나의 희로애락을 동일시하였기에
당연히 어머니가 떠오를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며칠 동안 내면작업을 하던 중, 나의 무의식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보다 2년 8개월 위인 언니는, 아홉 살 때부터 어머니 대신 집안일을 도맡았습니다.
어머니께서 우리에게 아침을 먹이고 일을 나가시면,
동생을 씻기고 옷 입히고 점심 저녁을 해먹이고
집안을 치우고 심지어 목욕탕에 데려가 때를 밀어준 이도 언니였습니다.
언니가 야간 고교를 가자, 저녁밥 짓는 일이 내 몫이 되면서
언니가 어린 나이에도 그렇게 살뜰히 씻기고 먹이며 돌보아 준 일을
그 후로 까맣게 잊어버렸습니다.
어머니는 양식과 교육비를 대었지만
나를 돌본 이는 언니였기에
제가 마음 편히 쉬며 몸을 맡기고 싶을 때, 언니가 떠올랐던 것입니다.
언니는 뇌종양 수술을 받고, 후유증으로 몇 달 고생하다가
며칠 전부터 제천에 있는 용하다는 의사에게 가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언니는, 내가 전에 발이 아팠다는 것을 기억하고
제천에 데려가 진료받게 하고 싶다고, 시간을 낼 수 있느냐고 제게 전화를 한 것입니다.
이미 중년이 된 동생을, 여전히 대가도 바라지 않고 돌보려 하는 언니에게
마음속 깊이 감사의 정을 느꼈습니다.
“주님, 당신께서 식솔을 맡기시고, 때를 따라 양식을 먹인 종이
그렇게 하였을 때에 축복하였듯이,
당신께서 맡기신 두 동생을 한 번도 불평하지 않고 성심껏 충실하게 돌본 언니에게
‘행복하여라, 그렇게 일하고 있는 종’이라 칭찬하여 주시고 축복하여 주소서.”
누군가가 참으로 어려워서 몸을 의탁하고 싶을 때
절로 마음에 떠오르는 사람이 된 이여! 행복하십시오.
마24:45. 충성되고 지혜 있는 종이 되어 주인에게 그 집 사람들을 맡아
때를 따라 양식을 나눠 줄 자가 누구뇨
46. 주인이 올 때에 그 종의 이렇게 하는 것을 보면 그 종이 복이 있으리로다
◑6. 배추라도, 자기 자리에 충실할 때, 아름답습니다.
아침 식사 후 산책 중
며칠 전 모종한 어린 배추들이
뿌리내려 자라나는 건강한 모습이 참 싱싱하여 예뻤습니다.
배추는.. 본래 그리 아름답다고.. 사람들이 평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이 가꾼 농작물이 예뻐 보일 것이고,
그것은 또한 다른 사람들 눈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엉뚱한 곳에 한 눈 팔지 말고,
내 삶의 현실에 건강히 뿌리내릴 때
비록 배추라도,
‘주인’이 보시기에, 또한 사람들이 보기에도
아름다운 것입니다.
한 분야에서 오랜 동안 노동에 종사해 온 분들에게서
저는 종종 수도자의 모습을 보기도 합니다.
◑7. 거울치료 (‘좋은생각’ 중에서)
어느 병실에 사람들에게 예쁨 받는 소녀가 있었다.
한데 소녀는 심기가 틀어지면 사람들의 정강이를 걷어차거나 옷을 찢었다.
그날도 소녀가 난동 부린다는 소식을 듣고
심리학자 밀턴 에릭슨이 병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병실에 들어섰을 때, 소녀는 회벽에 발린 흙을 손으로 조각조각 떼어 내는 중이었다.
하지만 에릭슨은 그만두라고 하는 대신, 주변 물건들을 손에 잡히는 대로 던졌다.
침대보를 찢고 유리창도 깨뜨렸다. 그러고는 소녀에게 말했다.
“정말 재미있네! 다른 곳으로 가자.”
에릭슨은 복도에서 만난 간호사의 가운을 찢어 버렸다.
그러자 소녀는 “선생님, 그러면 안 돼요.”라고 외치며 간호사를 감쌌다.
그날 이후 소녀는 사람들의 옷을 찢거나 물건을 부수지 않았다.
에릭슨을 통해 자신의 행동을 객관적으로 바라본 덕분이었다.
사실은 에릭슨이 간호사와 짜고 한 행동이었지만.
에릭슨은 자기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당장 그만두라고 말하지 않았다.
말리면 더 하고 싶은 반항 심리 때문이었다.
그래서 환자의 행동을 보여 주는 ‘거울 치료’를 함으로써
스스로 감정을 제어하고, 길을 찾도록 이끌었다.
◑8. 가을에 짧은 한시 한편 외웁시다.
‘一日不讀書 口中生荊棘, 一日不讀聖書 心中生惡, 一日不行聖書 未進主前’
일일부독서 구중생형극, 일일부독성서 심중생악, 일일불행성서 미진주전
一日不讀書 口中生荊棘
‘하루라도 글을 읽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고,
一日不讀聖書 心中生惡
하루라도 성서를 읽지 않으면 마음에 악이 생기고,
一日不行聖書 未進主前
하루라도 말씀을 실천하지 않으면, 하나님 앞에 가까이 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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