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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없음/2018

동행이 있어야 산다 / 썬다 싱

LNCK 2018. 10. 5. 10:46

 

◈동행이 있어야 산다                      출처

 

<히말라야의 눈꽃 썬다싱의 생애> 중애서, 홍성사

 

그해 티벳에는 730일부터 89일 사이에 큰 눈이 내렸고

9월말께가 되자 길은 얼고 산천은 눈 속에 파묻혔다.

 

눈이 내리지 않는 여름이라 하더라도

산 바람이나

날리는 천연설 때문에 일어나는 눈사태 때문에

히말라야의 산지는 사지로 변하는 때가 많았는데

눈까지 덮히고 귀로가 더욱 어렵게 되었다.

 

썬다는 더 추워지기 전에

심라힐로 돌아와야 했다.

 

그는 랑게트 쪽으로 가는 길목에서 티벳인 한 사람과 동행했다.

앞을 분간할 수 없는 눈보라와

발이 푹푹 빠지는 눈길이었으나

동행인이 있으니 서로 힘이 되었다.

 

한참동안 사력을 다해 산길을 전진해 가니,

둘의 시야에 웅크리고 있는 동사체(凍死體) 하나가 나타났다.

얼어 죽은 것 같았다.

 

시체는 길에서 약 10미터나 떨어진 가파른 비탈 쪽에 있었다.

썬다는 동행에게 구조하여 업고 가자고 제의했다.

 

그랬더니 그 동행은

그러다가는 우리도 얼어 죽소. 나는 살아야겠소하면서

매정하게 고개를 젓고는 혼자 가버렸다.

 

하는 수 없이 썬다는 비탈길을 조심스럽게 더듬고 내려가서

그의 생사를 확인하니

아직 살아있기는 했으나

넘어져 다친 데다

숨은 붙어 있으나 몸이 얼어죽기 직전이었다.

 

썬다는 죽은 목숨 같은 그를 끌어올려서

덜쳐업었다.

 

 

그를 업고 눈보라 길을 뚫어서 랑게트까지 가야만 한다.

어떻게 해서든지 움직여야 했다.

업었다가 붙어안았다가 하면서

휘청이는 발걸음을 뗀지 몇 시간이 지났을까?

 

고갯마루에 거의 다다른 썬다의 시야에

또 하나의 동사체가 나타났다.

 

 

가까이 가서 살펴보니,

그는 바로 몇 시간 전에 혼자 살겠다고 가 버린 동행, 그 사람이었다.

눈 속에 파묻히다시피 웅크리고 쓰러진 그는

몸이 꽁꽁 얼어 죽어 있었다.

 

둘은 서로 밀착된 체온이 내는 열기로 인해서

살아남았는데

목숨을 건지겠다고 하던 그는

혼자 체온이 식어내려

눈 속 산길에서 목숨을 잃고 말았던 것이다.

 

 

썬다는 의식을 되찾은 동행과

랑게트 행을 계속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