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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9 전화상담 자원봉사자

LNCK 2006. 1. 9. 21:09

 

999번 전화상담 자원봉사자 / 감동 스토리 - YouTube

 

 

☎ 999번 전화상담 자원봉사자

 

*봉사와 섬김은 모든 사람이 다 해야 한다는 주제의 글.

아래의 시각장애인의 봉사자 이야기는 참으로 아름다운 감동을 선사해 준다. 

 

       한 청년이 겨울 밤거리를 힘없이 걷고 있었다.

앞에서 찬바람이 한 줄기 불어오자

청년은 바로 옆의 공중전화 부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청년의 충혈된 시선에 다음과

같이 씌어 있는 광고 문구가 들어 왔다;

'전화국 24시간 희망의 상담 서비스. 999번! 무료!'

 

       청년이 곱은 손을 오랫동안 비비고

999번을 누르자 싸늘한 자동 응답용 음성이 흘러나왔다.

 

"안녕하십니까? 전화국에서 무료로

지원하는 희망의 상담 서비스 프로그램입니다.

 

 

종교 문제 상담은 1번, 경제 문제 상담은 2번…

그리고 종합 상담은 9번입니다."

 

청년이 9번을 누르자 실제 음성인 듯한

여자 상담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녕하십니까? 연결되었습니다.

여보세요?"

 

"저……."

 

"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저는 모든 것을 잃었습니다.

직장도 잃고, 가족도 잃고, 친구……

멀지않아 목숨도 잃게 되겠지요.

저에게는 내일이 없습니다.

암담한 오늘만 있을 뿐이에요."

 

"……."

 

"끊어야겠네요. 다른 분들을 위해…."

 

"여보세요? 끊지 마세요.

지금 듣고 계시죠?

제가 책을 한 권 권하겠습니다."

 

"저는 지금 책 한 권을

살 돈도 없는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제가 대신 읽어드리겠습니다.

<내일이 아름다운 이유>라는 우화소설입니다.

모두 아홉 장으로 되어 있어요.

뇌성마비 원숭이 시몽과 눈먼 타조 비비가

펼치는 이야기예요.

그럼 먼저 첫 번째 장부터 읽어드릴게요.

햇살이 따뜻한 어느 오후였다.

원숭이 시몽은 숲 속 빈터에 화구들을 펼쳐놓고…."

 

청년은 펑펑 내리는 함박눈을 바라보았다.

청년은 녹음테이프를 들려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순간적으로 사실을 확인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실례지만 다른 생각을 하느라고 듣지 못했어요.

처음부터 다시 읽어주면 고맙겠습니다...."

 

"아, 네. 알겠습니다.

첫 번째 장이에요.

햇살이 따뜻한 어느 오후였다.

원숭이 시몽은 숲 속 빈터에…."

 

그때부터 청년은 전화 수화기를 통해

<내일이 아름다운 이유>라는 우화소설을 읽었다.

여인의 음성은 따뜻하게

청년의 온몸을 녹여주고 있었다.

 

자정이 넘어서고 있었지만

책을 읽어주는 목소리는 끊어지지 않았다.

마침내 여덟 번째 장이 끝나자 청년이 말했다.

 

"마지막 장은 조금 있다가 듣고 싶어요.

괜찮을까요?"

 

"아, 그러세요.

그렇다면 반드시 전화하셔야 돼요. 약속하세요."

 

"네. 기다리세요."

 

 

청년은 수화기를 제자리에 걸쳐놓았다.

세상은 함박눈이 덮고 있었다.

발이 푹푹 빠지는 거리를 따라

청년은 한 걸음씩 힘들게 걸어 나갔다.

 

한참 후, 청년은 전화국

건물 앞에서 멈추었다.

건물 옆쪽으로 가자 수위실이 나타났다.

청년은 잠시 망설이다가

수위실 창문을 부드럽게 두드렸다.

 

"희망의 상담 전화 9번

담당자를 찾아왔습니다.

조금 전까지 저와 통화를 했거든요.

한 번 만나 뵐 수 있을까요?"

 

"그렇다면 저 문으로 가세요.

2층으로 올라가면 자원봉사자들을

금방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자원봉사자라니요?"

 

"전화국에서는 전화 설비와

요금을 지원할 뿐이지요.

999번은 자원봉사자들이

담당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청년은 가르쳐준 곳으로 들어가

9번 상담자가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순간, 청년은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을 뻔했다.

9번 상담자는 검은 안경을 쓴 채 점자로 된 책을 읽고 있었다.

앞을 보지 못하는 시각장애인이었다.

 

 

귀에 이어폰을 착용한 여인은

<내일이 아름다운 이유>라는

우화소설을 오른손으로 스치며

입으로는 읽는 속도를 조절하고 있었다.

마지막 아홉 번째 장을 읽어주기 위해

연습하고 있는게 분명했다.

 

"아홉 번째 장이에요.

시몽은 태풍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청년은 고맙다는 인사도 못하고 조용히 돌아섰다.

계단을 훨훨 날며 내려간 청년은

전화국 앞에 있는 공중전화 부스로 들어갔다.

999번과 9번을 누르며

눈물을 주르륵 떨구었다.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녕하십니까? 연결되었습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청년이 울먹이며 말했다.

 

"마지막 장을 읽어주세요.

너무 궁금합니다."

 

"아, 네! 그런데 목소리가 왜 그래요?

무슨 일 있었나요? 괜찮습니까?"

 

"아무 일도 없습니다. 어서 읽어주세요."

  

        "네, 알았습니다. 아홉 번째 장이에요.

시몽은 태풍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그 반대로……

수많은 동물들 가운데

어느 누구도 뇌성마비 원숭이와 눈먼 타조

곁에서 떠날 줄을 몰랐다.

이상이에요. 끝까지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청년의 눈에서는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귀에 익은 여인의 목소리가

너무 따뜻하기만 했다.

 

"아닙니다. 제가 감사합니다.

저는 모든 것을 잃어버린 상태였지만,

<내일이 아름다운 이유>를

귀로 읽은 뒤에는

다시 꿈을 지니게 되었습니다.

저는 당신과의 만남을

겨울의 전설로 간직하겠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청년은 수화기를 살며시 내려놓고

눈이 소복이 쌓인 새벽거리를

힘차게 달리기 시작했다.

 

<클라이슬러 「사랑의 슬픔」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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