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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없음/2006

243 뭉근한 사랑

LNCK 2006. 6. 15. 11:42

◈뭉근한 사랑                           인터넷에서 스크랩

 

우리 각 사람이 이웃을 기쁘게 하되 선을 이루고 덕을 세우도록 할지니라. 롬 15:2


 


▲오히려 마음 아프다...

열흘 전쯤, 지방선거 후폭풍 과 월드컵 열기에 가린 채 스쳐 지나간

신문 기사가 있었습니다.

경기도 하남의 어느 도시락 가게에 갓 스물 젊은이가 찾아와

흰 봉투 하나를 놓고 갔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감사합니다.’ 라고 쓰인 봉투엔 12만원이 들어 있었습니다.


청년이 4년 전까지 인근 중학교에 다닐 땐 학교에 급식소가 없어

많은 학생들이 이 가게에서 2천 원짜리 도시락을 배달받아 먹었습니다.

그는 형편이 어려워 도시락 값을 내지 못했다가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취직해 갚으러 왔다고 했습니다.

주인 내외가 한사코 "괜찮다"고 손사래를 쳤지만

그는 봉투를 거두지 않았습니다.


청년 못지않게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 도시락가게 부부의 말이었습니다.

"그 학교엔 가난한 아이가 많아 못 받은 도시락 값이

한해 5백만 원을 넘었지요."

8평 가게를 하는 처지로 떼인 돈이 적다 할 수 없겠지만

부부는 당연하다는 듯 회상했습니다.

외려(오히려 의 준말) "아이가 4년 동안 도시락 값을 가슴에 두고 살았을 거라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 "고 했습니다.


▲티내지 않는 배려

'우동 한 그릇'은 이미 오래 전에 한국인까지 사로잡은 일본 동화입니다.

해마다 섣달 그믐밤 늦게 우동 집에 찾아와

(세 사람이) 한 그릇만 시키는 어머니와 두 아들을 위해

주인은 면을 더 담아주고 가격표도 (특별히 그 날만) 낮춰 써놓습니다.


세 모자는 주인의 티내지 않는 배려에 삶의 용기를 얻습니다.

10여년 뒤 그 어머니와 훌륭하게 장성한 두 아들이 찾아와

우동 세 그릇을 시키자 우동 집은 눈물바다가 됩니다.


▲"그냥 가, 뛰지 마. 다쳐!"

찾아보면 동화보다 진한 실화가 우리 주변에 적지 않습니다.

서울 용산의 삼각지 뒷골목 '옛집'은 탁자 넷 놓인 허름한 국숫집입니다.

할머니가 25년을 한결같이 연탄불로 뭉근하게(불기운이 세지 않은) 우려낸

멸치 국물에 국수를 말아냅니다.

10년 넘게 값을 2,000원에 묶어 놓고도 면은 얼마든 더 줍니다.

연전에(몇 해 전에) 이 집이 SBS TV에 소개된 뒤, 나이 지긋한 남자가

담당 PD에게 전화를 걸어 다짜고짜 "감사합니다"를 연발했습니다.


사내는 15년 전 사기를 당해 재산을 들어먹고 아내까지 떠나버렸습니다.

용산 역 앞을 배회하던 그는 식당들을 찾아다니며 한 끼를 구걸했습니다.

음식점마다 쫓겨나기를 거듭하면서 독이 올랐습니다.

휘발유를 뿌려 불 질러 버리겠다고 맘먹었습니다.


그러다가 할머니네 국숫집까지 가게 된 사내는 자리부터 차지하고 앉았습니다.

나온 국수를 허겁지겁 먹자 할머니가 그릇을 빼앗았습니다.

그러더니 국수와 국물을 한가득 다시 내줬습니다.


두 그릇치를 빈속에 퍼 넣은 그는 냅다 도망쳤습니다.

할머니가 쫓아 나오면서 뒤에 대고 소리쳤습니다.

"그냥 가, 뛰지 마. 다쳐!"

그 한 마디에 사내는 세상에 품은 증오를 버렸습니다.

파라과이로 이민 가서 꽤 큰 장사를 벌인다고 했습니다.


▲미안하지 않게

시인 함민복은, 가난하던 시절 어느 설렁탕 집 이야기를

'눈물은 왜 짠가'(詩의 제목)에 소개합니다. (이하 그 詩의 내용)


가세가 기울어 갈 곳 없어진 어머니를 친척집에 모셔다 드릴 때

어머니는 아들을 설렁탕 집으로 끌었습니다.


어머니는 소금을 너무 많이 풀어 짜서 그런다며

국물을 더 달라고 했습니다.

주인아저씨는 흔쾌히 국물을 더 갖다 주었습니다.

어머니는 주인아저씨가 안 보고 있다 싶어지자

내 투가리에 국물을 부어 주셨습니다.


주인아저씨는 넌지시 우리 모자의 행동을 보고

애써 시선을 외면해주는 게 역력했습니다...

주인아저씨는 우리 모자가 미안한 마음 안 느끼게 조심, 다가와

성냥갑만한 (굵직한) 깍두기 한 접시를 놓고 돌아서는 거였습니다.'


도시락가게 부부, 국숫집 할머니, 설렁탕 집 이야기엔 '인간'이 있습니다.

배고픔이 어떤 것인지 그들은 압니다.

그래서 연민을 품고 배려할 줄 압니다.

그러나 그 선의를 대놓고 표시하지 않습니다.

국숫집 연탄불처럼 뭉근한 사랑입니다.

세상 아직 살 만하지 않습니까...


오늘 아침 한 신문을 보고 가져와서 제 스타일로 옮겼습니다..

눈물나는 감동적인 이야기들입니다..


우리 각 사람이 이웃을 기쁘게 하되 선을 이루고 덕을 세우도록 할지니라. 롬 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