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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8 양보

LNCK 2006. 11. 21. 08:11
 

◈양보                       왕상3:27                              출처

 

살아 있는 아이를 죽이지 말고, 아이를 양보한 저 여자에게 주어라.

저 여자가 그 아이의 어머니이다  왕상3:27 

 

IMF로 고통 받던 98년 가을의 일입니다.

어느 날, 성경 공부 교재를 만드는데 4만원을 주기로 하고, 복사를 맡겼습니다.

그런데 교재를 찾을 때 복사집 주인아주머니가

갑자기 6만4천 원을 달라고 했습니다.

 

처음 약속보다 지나친 가격이라 생각되어, 얼마 전에 복사했던 영수증을 제시하며

그 가격이 지나침을 차분하게 설명했습니다.


내 나름대로는 잘 설명했다고 생각했는데

주인의 반응은 전혀 예상과는 달랐습니다.

큰 복사집이라 그곳에는 몇 명의 직원이 더 있었는데,

나는 그 순간에 주위의 따가운 시선을 느꼈습니다.

“교회 다니는 사람이 왜 그렇게 쩨쩨하게 구냐?”하는 시선이었습니다.


나도 쩨쩨한 모습은 싫었지만, 교회 재정은 성도들의 땀이 깃든 소중한 돈이기에

소중하게 잘 써야 한다는 무의식적 태도로

그 순간에 넉넉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 같았습니다.


가격 문제로 잠깐 실랑이를 하는데, 갑자기 주인아주머니의 얼굴이 변하더니

옆의 남자 직원에게 소리를 질러댔습니다.

“야! 그 교재 갈기갈기 찢어버려!” 그리고 내게도 소리를 질렀습니다.

“가세요!”


그때 나는 그분의 얼굴에서 흉측한 모습을 보는 듯 했습니다.


복사집 주인의 그 말에 내 마음도 격해져서

그냥 말없이 몸을 돌려 복사집에서 나왔습니다.

차를 타고 잠깐 머리를 숙여 기도하는데,

마음에 이런 음성이 들리는 것 같았습니다.


“이 목사야! 이대로 가면 안 된다. 그러면 교회의 인상이 나빠지게 된다.

교회의 돈도 소중하지만 먼저 저들의 마음의 상처를 아물게 해 주어라.

그들이 요구하는 돈을 다 주고 그냥 교재를 받아와라!”


마음이 침착해졌습니다.

나는 즉시 복사집으로 다시 돌아가 공손하게 말했습니다.


“아주머니! 제가 아주머니의 마음을 불편하게 해 드린 것 같군요.

서로의 의사소통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그냥 저에게 주세요.” 그리고 6만 4천 원을 내밀었습니다.


갑자기 복사집 안이 조용해졌습니다.

그리고 곧 그분의 태도도 공손해졌습니다.

그리고 처음 부른 가격보다도 더 싸게

3만원만 받고 나머지 돈을 돌려주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아주머니께서도 이익을 보셔야지요!”하고

도로 6만 4천 원을 다 주었습니다.

그러나 그분은 막무가내로 받지 않았습니다.

나는 막무가내로 줬습니다.


서로 돈을 양보하던 바로 그 순간에

나는 그분의 얼굴에서 아름다운 천사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흉측한 마귀가 아름다운 천사로 변하기까지는 채 10분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양보의 위력이 얼마나 놀랍습니까?

우리가 조금만 양보하는 마음을 가지면

마귀 같던 사람이 어느 새 천사 같이 변해 내게 다가올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