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프란시스의 꿈 The Dreams of St. Francis *출처
1181~1226
Friar Jack Wintz, O.F.M
서로 이르되 꿈꾸는 자가 오는도다 창37:19
▲청년 시절의 꿈
아시시의 성자 프란시스는 일생동안 많은 꿈들을 꾸었다.
청년 시절에 그는, 멋진 기사가 되어 전장에서 공을 세우고 돌아와서
사람들에게 칭송을 받는 꿈을 종종 꾸었다.(또는 소망했다)
그래서 그는 실제로 아시시의 군대에 지원하여,
인접 도시 퍼루기아 군대와의 전쟁에 나가서 싸우게 된다.
자기가 그토록 바라던, ‘전장에서 승리의 영광’을 얻기 위해서 택한 모험이었다.
그렇지만 이런 그의 꿈은 실패로 판명 났다.
그 전쟁에서 아군이 도리어 패하였고, 그는 포로로 잡혀서
퍼루기아의 감옥에서 일정 기간 잡혀 있다가,
그런 고통의 기간을 보낸 후에, 마침내 풀려나 그는 고향으로 돌아오게 된다.
▲결정적인 꿈을 꾸고 로마로 떠나다
그러나 한 번 좌절을 맛보았지만, 프란시스는 여전히 자기 꿈을 포기하지 못했고,
멋진 기사가 되는 것을 더욱 꿈꾸게 되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아시시의 부유한 옷감 상인인 자기 아버지 집에서 자다가
그는 한 꿈을 꾸게 된다.
프란시스는 그 꿈에서 큰 궁전을 보았고,
그 궁전 벽에는 수많은 방패와 커다란 깃발들로 장식되어 있었는데,
자기가 그 속에 있는 장면을 보았다.
그는 스스로 그 꿈을 해석하기를,
자기가 전쟁에 나가서 승리하고 이런 큰 영광을 얻게 될 것이라고 여겼다.
당시 그는 교황의 군대에 입대할 생각을 갖고 있던 차에,
그런 꿈을 꾸게 되자
한시바삐 로마로 떠나야겠다고 그는 확신하게 되었다.
‘나는 분명히 전장에서 큰 공을 세우는 훌륭한 기사가 될 거야!’
그렇게 확신한 프란시스는 갑옷을 차려입고 말을 구해서 로마로 향해 출발했다.
(이 때 프란시스가 자기 꿈에 대해 내린 해석은, 정확하지 못했는데...
계속 읽어 보세요.)
▲스폴레토에서 색다른 꿈의 지시를 받다
그가 말을 타고 아시시를 떠난 지 멀리가지 않은 스폴레토 라는 곳에서
그는 밤을 지내게 되었다. 거기서 자는데, 하나님이 그에게 나타나 물으셨다.
“주인과 종중에, 누구를 섬기는 것이 더 낫겠느냐?”
“Who is it better to serve, the Lord or the servant?”
프란시스가 대답했다.
“거야 당연히 주인이죠!”
그러자 하나님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렇다면 왜 너는 주인을 섬기지 않고 종을 섬기느냐?”
프란시스는 물었다.
“주여, 제가 무엇을 하기를 원하십니까?”
하나님은 프란시스에게 말씀하셨다.
“집으로 돌아가라. 거기서 네가 해야 할 일을 보여주겠다.”
아시시로 말을 타고 돌아오는 프란시스는 풀이 죽어있었다.(이래 동상 사진)
가족들과 친구들이 자기를 겁쟁이라고 놀릴 것을 생각하니 다리가 후들거렸다.
당시에 전쟁에 나갔다가 그렇게 되돌아온 남자는, 당연히 그렇게 놀림을 받았다.
▲'아시시로 돌아오는 프란시스' 동상
이태리 아시시에 성 프란시스 기념성당에 가면,
그 앞마당에 말을 타고 기가 죽어 되돌아오는 프란시스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그 조각상을 보면, 머리를 떨구고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말 위의 안장에 힘없이 앉아있는 기사 프란시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만약 날씨가 흐린 날이면, 기죽은 그의 모습이 더욱 뚜렷하게 잘 드러난다.
그 조각상은, 이상을 꿈꾸던 한 야심 찬 청년이,
다 깨어진 꿈을 안고 집으로 돌아오는 처량한 모습이
보는 이의 마음속에 콱 박히게 하는 훌륭한 조각상이다.
▲마침내 꿈이 이뤄지다
그러나 프란시스의 꿈의 본질은, 그가 생각하던 것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펼쳐지기 시작했다.
그는 영광스러운 기사가 되기는 했는데,
그가 기대했던 ‘전장의 영웅’이 아니라,
주님의 나라에서 ‘영광스러운 기사’가 되었다.
스폴레토의 체험 이후, 그는 자기 삶의 진로를 바꾸게 되었다.
그는 기도에 몰입하면서, 하나님의 선하심을 경험하기 시작했다.
그는 길에서 한 한센병자를 만나서 포옹하면서,
한센병자와 사회에서 버려진 사람들을 섬기는 삶을 시작한다.
어느 날 그는 거의 다 무너져 내린 성 다미안 성당에서 기도하는 중에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께서 자기에게 나타나시는 환상을 체험한다.
거기서 그는 “내 교회를 보수하라. 지금 무너지고 있다.”는 음성을 듣는다.
Repair my Church, which is falling into ruin.
그 때부터 프란시스는 허물어져가는 교회들뿐만 아니라
당시의 큰 교회들을 보수(영적, 육적 의미가 모두 포함된 듯) 하는 일을 한다.
그는 ‘천사들의 성모’ 교회를 보수했는데,
그 곳은 이내 ‘프란시스 수도회’가 탄생하는 요람이 되었다.
그는 복음서의 가르침을 따라 ‘청빈한 삶’에 크게 감명을 받아 그것을 실천했고,
또한 자기처럼 가난하게 살면서,
사회의 버림받은 가난한 자들을 기쁘게 섬기려는 남녀들을 모아서
공동체(프란시스 수도회)를 시작한다.
▲기대와 다른 방식으로 이루어진 그의 꿈
그의 일생의 삶을 여기서 다 설명하진 않았지만,
이 글의 요점은,
그가 원래 꾼 꿈이 있었지만, 그것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색다른 방식으로 놀랍게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자기가 원하는 바는 '육적인 영광스런 기사'였지만,
주님이 이루신 바는 '영적인 영광스런 기사'요,
영광스런 왕이신 그리스도를 호위하는 종herald 이었던 것이다.
그가 ‘왕’으로부터 받아 전한 메시지는
평화, 형제사랑, 비폭력 등이었다.
▲나는 아래 사진을 보면서, 문득 재미있는 생각이 들었다. ★★
아래 사진은 프란시스가 그토록 되고 싶어 했던 ‘기사’의 모습이다.
(이 사진은 글쓴이가 06.10.04. 성 프란시스 축일 때 가서 직접 찍은 것이다.)
이 사진은 정말 놀라운 아이러니와 대조를 보여준다.
프란시스는 자기 꿈이 다 깨어지고 완전히 낙담하여 고향에 돌아오고 있다.
①그러나 이 ‘좌절의 순간’은,
그의 삶이 사실은 ‘영광스런 꿈을 이루는’ 길로 전환하는 순간이었다. contrast
②아이러니한 것은, '당시'에 그렇게 낙심한 말 탄 성자가,
'지금'은 크고 영광스럽도록 웅장한 성당 앞에 서 있다.
프란시스는 일생 한 번도 자기 자신을 스스로 높이고 영광 돌리지 않았지만,
지금 그를 보러 매 주마다 수 천 명의 사람들이 찾아와서
그를 흠모하며 그의 무덤 앞에서 기도 드리고 있다.
③더욱 아이러니하고 최고로 대조되는 것은,
'성 프란시스 축일'이 되면 이태리 전역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드는데,
그들은 자기 지역을 대표하는 깃발을 가지고 온다. (사진의 깃발 참조)
사람들은 계속해서 그 깃발을 들고,
의기소침한 (말 탄) 성자 상 주위를 계속 맴돈다.
그 행진하는 깃발의 크고 화려한 색상을 한 번 보시라.
그리고 그 옛날 프란시스가 꾼 꿈과 한 번 대조해 보시라.
그는 청년시절, 왕궁 같은데서,
벽이 여러 가지 깃발로 화려하게 장식된 꿈을 꾸었다.
그 때 그는, 장차 자기가 기사가 되어서 영광을 얻는 꿈이라고 해석했다.
그런데 하나님은, 그를, 자기 꿈과는 정반대로 이끌어가셨다.
그럼 그 때 그의 꿈은 개꿈이었는가?
아니다. 오늘날 그 꿈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는가!
수많은 화려한 깃발들이, 그의 주변을 돌고 있고, 그 속에 그가 서 있지 않는가!
(그가 꿈에 본 궁전은 어쩌면 크고 웅장한 '성당'일지도...)
그가 소천한 후 오늘까지 수 백 년 동안, 그의 꿈은 계속 이루어져 오고 있다.
앞으로도 그 꿈은 그렇게 계속 이루어져 나갈 것이다.
(내가 실패했고, 그래서 낙심하는 그 순간에도
하나님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방법으로
작정하신 당신의 계획을 이루어가신다...
나의 꿈은, 내가 생각하지 못한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주로 그렇다.)
*관련글 : 성 프란치스코의 가난 이해 http://blog.naver.com/osspaolo/80006167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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