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관한 글 모음 눅9:58 조각글 스크랩
얼마 전 신문에서, 자기는 캥거루 족(부모 신세를 지고 사는 젊은이)이면서도,
그런 가난한 사람이 자기 부모의 도움을 받아
해외에 나가 주기적으로 봉사활동도 하는 등 고상한 생활을 하는 세태를
정중하게 지적한 글을 읽어보았는데...
◑“가족을 떠나라!”
필리핀에서 어떤 미국 선교사님 사역을 옆에서 지켜 본 적이 있다.
그 분이 현지인 제자들(신학생)에게 반복적으로 가르치는 구호는
예수님의 제자로서 “가족을 떠나라!” 이다.
혈육이 주는 정서적 안정감으로부터 떠나라는 것이다.
부모가 주는 경제적 도움으로부터 떠나라는 것이다.
주님의 공급함 가운데서, 정서적/경제적으로 스스로 독립적으로 서라는 것이다.
그래서 오전에 신학교에서 공부하고,
오후가 되면 모두 아르바이트로 뛰면서 자기 생활비를 직접 벌게 했다.
그 분의 훈련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었는지 알 수 없지만,
제자들이 가정의 도움을 받는 것을, 철저히 감독해서
아무 도움도 못 받도록, 오직 주님의 도움만 받도록 독려하는 것을 보았다.
개신교 사역자로서 상당히 독특한 신념을 가졌다는 것 정도로만 이해했다.
정말 내가 보따리를 싸서 집을 떠나고, 안 떠나고의 문제보다
‘정신적인 독립’이 더 핵심적 사안인 것 같다.
*관련글 : 영적 성숙을 위해 떠나라 http://blog.daum.net/rfcdrfcd/12103852
◑집을 떠나라!
예수님을 따르는 것은, 자기가 사는 집을 떠나는 것이다.
“여우들도 굴이 있고 하늘의 새들도 보금자리가 있지만,
사람의 아들은 머리를 기댈 곳조차 없다.”(눅9:58)
그런데 우리는 집을 비우지를 못한다.
더 큰 집, 더 편안한 집을 원하기 때문이다.
이런 소유에 대한 집착이 강하다 보면, 모든 것을 소유물로 바라보게 된다.
집에 사는 부모도 처자도 만나는 사람도 나의 소유물로 보이게 된다.
집은 더 이상 먹고 자고 일어나고 편히 쉴 수 있는 곳이 아니게 된다.
집이 소유물이 될 때, 그 집에는 오로지 나를 잃는 일만이 남아 있게 된다.
집을 비울 때, 집이 소유물이 아닐 때, 집이 집일 때,
나는 집에서 편안히 쉴 수 있으며, 집에서 하나님을 만나게 된다.
그제야 비로소 내 ‘집’에 유하기 원하시는 주님을 뵙게 될 것이다.
주님을 집에 모시기 위해서는, 우리는 먼저 집을 비워야 한다.
집을 팔고 처분하라는 뜻이 아니라,
집에 대한 소유욕을 버리라는 뜻이다.
집에 대해 자유 해야 한다. 집이 집이면 된다.
◑착한 죽음의 연습
저희 수도회 오랜 전통 가운데 ‘착한 죽음의 연습’이란 것이 있습니다.
월말이 다가오면, 자신의 생활공간과 주변을 깨끗이 한번 정리정돈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에게 불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공동체 앞에 내어놓습니다.
언제 죽더라도 잘 정돈된 모습으로 떠날 수 있도록
외적, 내적인 준비를 한 달에 한번 실시하는 것이지요.
최근 새 학기를 맞이한 저희 공동체에서도 ‘착한 죽음의 연습’을 실시했습니다.
각자 사용하던 방도 서로 바꾸었습니다.
저도 형제들에게 모범을 보이기 위해서 침실을 바꾸었습니다.
(한 방에 오래 지내다보면, 그 방이 마치 자기 소유인양 착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방도 서로 자주 바꿉니다. 내 소유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침실을 바꾸기 위해 바리바리 짐을 싸는 형제들,
그 짐을 옮기느라 낑낑대는 형제들을 저는 그냥 두지 못합니다.
인정사정없이 혼냅니다.
“수도자가 무슨 짐이 그렇게 많으냐?
달랑 가방 두 개만 양손에 들고 갈 수 있어야지”
그러면서 저는 보란 듯이 폼을 잡지요. 몇 벌 안 되는 옷가지만
이불에 뚤뚤 말아서 어깨에 메고 단 한 번에 침실을 비워버립니다.
“가난한 사람들아, 너희는 행복하다”는 예수님의 말씀을 진정 실감하며 삽니다.
하나님 나라가 약속된 ‘가난한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이겠는지 생각해봅니다.
자신이 소유한 재산이나 물건, 사람에 대한 과도한 집착을 버리지 못하는 사람들,
그 집착 때문에 그 사람 안에는 하나님께서 자리할 여유가 도무지 없습니다.
매일 그 소유로 인해 부대낍니다. 마음이 흔들립니다.
영혼이 안정되지 못합니다. 신앙생활도 어렵습니다.
소유에 대한 집착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이상 천국 체험은 요원합니다.
◑전세방을 정리하면서
며칠 전에 전세방을 완전히 정리했습니다.
3년 반 동안 내 집처럼 편하게 살던 집이었습니다.
그러나 떠날 때가 되자 그 집이 내 집이 아니라는 게 분명해졌습니다.
얼마 전 소그룹에서 어떤 형제님의 나눔이 생각났습니다.
“전세를 얻어서 오래 살다 보면
그 집이 자기 집이라는 착각에 빠질 때가 있습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의 삶의 주인은 주님이신데,
살다 보면 우리가 주인이라는 착각에 빠지고 자기 마음대로 삽니다.”
우리는 주님의 피로 말미암아 값으로 산 것이 되었습니다(고전 6:19-20).
어떤 의미에서 우리는 주님으로부터 전세를 내어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언젠가 우리는 주인 앞에 서야 하고
주인 앞에서 우리의 삶에 대해서 결산을 해야만 합니다.
주님이 언제 전세방을 빼라고 하실지 모릅니다.
내 삶에 내가 주인이라고 착각하지 맙시다.
주인이 집 빼라면, 아무 소리 없이 빼야 되는 것입니다. ▣ 삶의 통찰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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