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소니 드 멜로 글 모음 모두 펀 글
인도 봄베이에서 태어난 예수회 신부 앤소니 드 멜로(1931-1987)는
평생토록 영성 지도, 영성지도자 양성으로 헌신하며
인도의 로나불라에 있는 ‘사다나 목회연구소’의 소장을 지냈습니다.
그는 영성과 지혜에 관한 많은 책을 저술했습니다.
◑신앙은 정답을 아는 지식이 아닙니다.
<복음서 속의 대화>
예수님 :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베드로 :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십니다.
예수님 :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너는 정녕 복되구나.
너에게 그것을 알려주신 분은, 사람이 아니라, 하늘에 계신 아버지이시다.
<오늘날의 대화>
예수님 :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크리스천 :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십니다.
예수님 : 훌륭하고 옳은 대답이다. 그러나 너는 불행하구나.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너희에게 그것을 가르쳐준 것이 아니라
사람에게서 배웠기 때문이다. 「종교박람회」 분도출판사
드멜로 신부가 쓴 이 짤막한 단상은 깊은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우리 각자가 주님을 개인적으로 깊이 만나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주님에 대해 체험적인 신앙고백을 얻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때까지 성실히 구도자의 삶을 살아야 하겠죠.
드멜로 신부는 다음과 같이 결론을 내렸습니다.
“누군가가 우리를 대신해서 미리 대답을 다 해주는 바람에
하늘 아버지께서는, 그것을 가르쳐주실 겨를이 없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들 신앙의 위기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기보다.. 미리 답을 주는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데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잘못된 들음’과 ‘올바른 들음’
안소니 드 멜로 신부님은, 우리가 남의 말을 듣고 있으면서도
대부분은 이미 자신이 생각한 것을 확인하려 한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그래서 자신의 생각이 맞았다 싶으면 가슴이 시원하고,
자신의 생각이 틀렸다 싶으면 가슴이 답답한 것이다.
그래서는 안 된다. 이것은 ‘잘못된 들음’이다.
‘올바른 들음’은
단순히 남의 말에 찬성과 반대를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열고, 무슨 말이듣지 '듣겠다'는 겸허한 자세로)
즉 '개방된 태도, 어떤 새로운 것을 발견하려는 의지'이고
'그렇게 듣고서, 내게서 배움이 깨어나는 것'이다. 「깨어나십시오」
그러므로 ‘들을 때’는.. 항상 기도하는 마음으로 들어야 합니다.
◑개구리 울음소리
한 수도자가 밤에 창문을 열고 명상 기도를 드리는데
바깥 개울에서 들려오는 ‘시끄러운’ 개구리들의 울음소리에
도저히 참지 못하고 기도를 잠시 중단하고서 창문 밖을 내다보며 냅다 고함을 질렀다;
“제발 조용해!”
화가 치민 수도자의 마음에 즉시 내적 음성이 들려왔다.
‘지금 너도 기도하고 있고, 저 개구리들도 창조주를 찬양하고 있는데
너는 왜...?’
개구리들이 소음을 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찬양한다는 생각을 하니
그 후부터 수도자에게 개구리들은 도리어 ‘기도의 동반자’가 되었다.
◑너 자신을 바꾸지 않아도 돼!
앤소니 드 멜로 신부님의「바다로 간 소금인형」에서 신부님은
오랫동안 노이로제에 걸려 있었다고 합니다.
어떤 사람을 만나건 대답은 마찬가지로 ‘네 자신을 바꾸라’는 이야기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신부님 자신은, 정작 자신을 바꾸고 싶었지만
아무리 애를 써도 그게 잘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아무리 자신을 바꾸기 위해서 스스로 몰아붙여보아도, 힘만 더 들었습니다.
그럴수록 자신은 더 무기력해지고, 옴짝달싹할수 없었다고 이야기 합니다.
그런 어느날 친구에게서 이런 이야길 듣게 됩니다.
“너 자신을 바꾸지 않아도 돼. 나는 지금 모습 그대로의 너를 사랑하니까!”
이때부터 마음이 놓이고 생기를 되찾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바꾸지 않아도 된다. 바꾸지 않아도 된다. 있는 그대로의 너를 사랑해.”
라는 친구의 말에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바라보고 사랑할수 있었다고 합니다.
하나님께서도 있는 그대로의 우리의 모습을 사랑하실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자신도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하나님께 드리며 살아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바다 안에서 바다 찾기.
“실례합니다.” 라면서
어린 바닷물고기가 말을 걸어 왔다.
“당신은 저보다 훨씬 어른이시니
어디에 가면 사람들이 바다라고 부르는 것을
볼 수 있는지 알려 주실 수 있겠지요?”
“바다라...?” 나이든 물고기가 말했다.
“네가 지금 있는 곳이 바다가 아니면
어디인 것 같으냐?”
“아, 여기 말이에요?
여긴 그냥 물이잖아요.
제가 찾는 건 바다라고요. 바다.”
실망한 어린 물고기는
바다를 찾아 다시 헤엄쳐 나갔다.
◑다른 사람에게 유익을 주는 기적
옛날에 매우 믿음이 깊은 성자가 있었는데, 천사들도 그를 늘 주목했다.
그는 대단히 거룩하고 영적으로 살았지만,
자신 스스로 그렇게 여기지 않고, 늘 보통 사람으로서 순진무구하게 살았다.
진짜 그는 자신이 그렇게 위대한 성인인지 몰랐다.
(신발이 발에 맞을 때는 발을 의식하지 않는다.
옷이 허리에 맞을 때는 옷이나 허리를 의식하지 않는다.
실제로 거룩하고 영적인 사람은, 그것을 크게 의식하지 않는 면이 있다.
매사에 신경을 써서 거룩하고 영적으로 살려는 사람은
그런 노력이 물론 필요하지만, 아직 성자의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한 것이다.)
어느 날 천사가 그에게 찾아와 말했다.
"하나님이 나를 당신에게 보냈다. 당신의 소원이 무엇이든 이루리라! 치유의 능력을 받고 싶은가?"
"아닙니다. 오히려 주님이 직접 치유해 주시기 바랍니다!"
"죄인들을 무수히 돌아오게 만드는 그런 설교자가 되기 원하는가?"
"아닙니다. 인간의 마음을 돌이키게 만드는 일은 주님의 성령이 하실 일입니다!"
"그러면 덕행의 모범이 되어 모든 사람들이 본받고 싶은 모델이 되기 원하는가?"
"아닙니다. 주님만 관심의 초점이 되기 원합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너는 무엇을 원하느냐?"
"정 그러신다면, 제가 한 가지 청하겠습니다.
저를 통해서 좋은 일들이 이루어지되, 제 자신이 알아차리지 못하게 해 주세요!
그래서 제가 교만에 빠지지 말게 해 주세요!"
그래서 그 성자의 그림자가 그의 뒤에 생길 때마다
그 곳은 치유의 역사가 일어나게 되었다.
그가 지나가는 곳마다, 즉 그의 그림자가 지나가는 곳마다
병자가 치유되고, 땅이 기름지게 되고, 마른 땅에 샘이 생겼다.
그러나 그 성자는 이것에 대해 전혀 몰랐다.
자기가 지나간 후에 항상 기적이 일어났기 때문이며
또한 사람들의 관심도 온통 그 그림자에게 집중되어 있어서
그 성인은 잊고 말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성자는 교만으로 넘어지지도 않았고
자기를 통해서 좋은 일들이 이루어지기 바란다는 그 성자의 소원도 충분히 성취되어졌다.
◑보석보다 더 귀한 것
어떤 수도사가 여행 중에, 우연히 빛나는 보석을 하나 발견해서는 지니고 다녔다.
어느 날 그는 한 여행자와 동행하게 되었는데,
수도사가 음식을 나누기 위해 자기 등짐을 풀자, 거기에 빛나는 보석이 보였다.
그 동행한 여행자는, 보석을 보고는,
그 보석을 자기에게 달라고.. 수도사에게 부탁했다.
수도사는 기꺼이 선뜻 그 보석을 내 주었다.
두 사람은 서로 헤어져 각자 자기 길을 갔다.
보석을 얻은 여행자는 뛸 듯이 기뻤다.
자기 평생 부와 안락을 보장해 줄, 값비싼 보석을 얻은 행운에 기뻐 뛰었다.
그러나 며칠 후, 그는 수소문 끝에, 보석을 들고 이 수도사를 다시 찾아왔다.
그는 수도사에게 이렇게 물었다.
“도대체 당신에게
이 보석보다 더 귀한 어떤 것을 가지고 있길래,
이런 것을 나에게 선뜻 내어줄 수 있었습니까?
나는 당신으로부터, 이 보석보다 더 귀한 것을 얻고자 다시 찾아왔습니다!”
<앨리스터 맥그래스「목마른 내 영혼」The Unknown God에 나오는 앤소니 드 멜로의 글
◑소문
1946년 여름, 기근이 휩쓸 것이라는 소문이
남아프리카 대륙을 휩쓸었다.
사실 곡식들은 잘 자라고 있었고,
날씨도 추수하기에 정말 좋은 기후였다.
그런데 소문을 듣고 놀란 2만 명이나 되는 소작농들이
농토를 버리고 모두 도시로 도망가 버렸다.
결과적으로 농사를 망치게 되었고
남아있던 수 천 명의 사람들은 졸지에 기아에 시달리게 되었다.
기근이 든다는 소문은 현실이 되고 말았다.
<안토니 드멜로, <입 큰 개구리의 하품> 중에서
◑ 드 멜로 신부는 ‘반대자들의 갖은 비방이나 공격보다도
옹호자들의 열광 때문에 진리가 더 큰 몸살을 앓는다.’고 하였다.
◑우리 인생의 여행이 이와 같습니다.
한 무리 관광객들이 봄 소풍을 떠났다.
버스는 호수와 산, 전원과 강이 어우러진 매우 아름다운 지방을 지나가고 있었다.
그런데 그 버스에는 커튼이 내려져 있었다.
그들은 차창 밖으로 무엇이 지나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
그들의 관심사는 이런 것이었다.
‘어떤 사람을 버스의 상석에, 좀 더 편안한 자리에 앉힐 것인가?’
‘누구를 더 중요한 사람으로 여길 것인가?’
바깥에는 황홀한 광경이 펼쳐지고 있는데,
사람들은 엉뚱한 주제를 두고 말다툼하느라
여행의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 있었다.
아마도 사람들은 여행이 끝날 때까지
계속 그런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쟁만 계속할 것이다.
<앤소니 드 멜로, ‘행복한 삶에로의 초대’에서
◑진리를 파는 가게
간판을 보고서, 나는 내 눈을 의심했다.
<진리를 팝니다. 각종 진리 일체>
판매원 아가씨는 매우 예의발랐다.
“무슨 종류를 사시려고요? ‘부분 진리’를 원하세요, 아니면 ‘전체 진리’를 찾으세요?”
“전체 진리, 그럼요. 전체 진리를 보여 주시오.
속임수는 필요 없소. 변명도, 합리화도 아닌, (가짜 상품이 아닌)
쉽고도 명료한 전체 진리, 그게 내가 바라는 거요.”
아가씨는 가게 안의 다른 부분을 가리켰다.
그쪽이 ‘전체 진리’를 파는 곳이란다.
그곳 판매원은 걱정되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더니, 가격표를 가리켰다.
“값이 몹시 비싼데요, 선생님.”
값이야 얼마든, '전체 진리'를 얻고야 말리라는 마음으로, 나는 물었다.
“얼마요?”
“이걸 가져가시면, ‘여생의 모든 평안을 잃는 값’을 치르시게 됩니다.”
나는 슬픈 마음으로 가게에서 나왔다.
싼 값으로 ‘완전한 진리’를 얻을 수 있을 줄로 나는 생각했던 것이다.
아직도 나는 진리를 위하여 값을 치를 각오가 되어있기는커녕
걸핏하면 평온과 안일을 갈구하고 있고,
아직도 나 자신을 두둔하고 합리화하여, 조금씩 스스로를 속일 필요가 있으며,
아직도 의문의 여지없이 ‘확고한 나의 믿음들’이라는 은신처를 찾고 있다.
(주/ 대가 치름 없이 얻는 진리, 그러나 내가 ‘전체 진리’라고 확신함. ‘내 믿음’도 그런 범주)
“이걸 가져가시면, 여생의 모든 평안을 잃는 값을 치르시게 됩니다.”
→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르는 대가를 치른다’는 뜻으로 이해됩니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라도 ‘전체 진리’를 얻고 나면.. 그 치른 대가에 비교할 수 없는
큰 평안을 얻게 될 것입니다.
<앤소니 드 멜로, ‘종교 박람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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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성자가 시장에 가니까, 시장 분위기가 교회(성스러운 곳)로 바뀌는데
어떤 사기꾼이 교회에 오니까, 교회 분위기가 시장(시끄러운 곳)으로 바뀌었다는 옛말이 있다.
성자는 시장에 가서도... 진리에 귀 기울였다는 뜻이고
사기꾼은 교회에 와서도... 사기 칠 일에 귀 기울였다는 뜻이다.
최근 신문에서 ‘한국이 너무 시끄럽다!’ 즉 소음공해가 매우 심하다는
생활수필을 읽어보았다. 그 말은 선진국에 비하면 엄연한 사실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화만 내지 말고,
그 소음 속에서도 시인, 철학자, 음악가, 소설가의 소재를 발견해 보자.
(일부로 그 소음 속에 뛰어들 필요는 없지만,
자연스럽게 들려오는 소음 소리에 너무 거부반응 일으키지 말자는 뜻) ▣ 기독교 사상
◑ 변장하신 예수님 /안소니 드 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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